"포스코 리튬 공장 완공 시일 걸려…중국 의존도 탈피 시급"

무역협회, 보고서 통해 대중국 무역수지 악화 요인 분석
수산화리튬 중국 수입 비중 82.3%…상반기 수입액 404%↑

입력 : 2022-08-18 오전 11:26:35
[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중국과의 무역수지가 최근 3개월 연속으로 적자를 기록한 가운데 수산화리튬 등 의존도가 높은 핵심 소재에 대한 수입선 다변화가 시급하게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은 18일 발표한 '최근 대중국 무역수지 적자 진단'이란 보고서에서 중국 수입 의존도가 높은 이차전지용 수산화리튬 수입이 단기간에 폭등하고, 중국의 수입 수요 약화로 대중국 수출 부진이 이어지면서 무역수지가 구조적으로 악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전기차 보급 확산으로 국내에서도 이차전지의 핵심 소재인 수산화리튬 수요가 급증하고 있지만, 중국 수입 의존도는 80%가 넘어 수입선 다변화와 대체 생산이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상반기 수산화리튬의 수입 비중을 국가별로 보면 중국이 83.2%, 칠레가 13.7%, 러시아가 2.1%, 미국이 0.9% 등이다. 
 
전기차 수출도 본격적으로 확대하면서 수산화리튬의 수입이 5월부터 크게 늘었고, 이에 따른 상반기 중국으로부터의 수입이 무려 404.2% 증가했다. 상반기 수산화리튬 수입 물량은 22.7%, 단가는 311.0% 늘었다. 
 
이에 대해 보고서는 "중국, 호주, 칠레 등 3개국이 전 세계 리튬 생산의 86%를 차지하고 있는 데다 포스코(005490)가 2024년 완공을 목표로 연간 2만5000톤 규모(전기차 60만대분)의 아르헨티나 리튬 공장 투자를 진행 중이긴 하나, 실제 물량 확보까지는 다소 시일이 소요될 것으로 보여 단기간에 수입선 다변화를 이루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보고서는 경기 둔화에 따른 중국의 수입 감소도 무역수지 악화의 원인으로 꼽았다.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봉쇄 여파로 올해 중국의 2분기 수입 증가율은 2.4% 수준으로 급락했고, 대만, 한국, 일본, 미국 등 중국의 4대 주요국 수입은 2분기를 기점으로 모두 감소세로 전환한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 1일 부산 남구 신선대부두 야적장에 컨테이너가 가득 쌓여 있다. (사진=뉴시스)
 
중국의 수입 둔화와 함께 상반기 중국에 대한 수출 부진의 원인은 품목별로 다양하게 나타났다. 
 
반도체 제조용 장비는 중국의 장비 자급률이 지난해 21.0%에서 올해 상반기 32.0%로 대폭 상승하면서 상반기 반도체 장비 수출은 지난해 상반기보다 51.9% 감소했다. 최근 3년간 삼성전자(005930)가 시안에 반도체 공장을 증설하면서 반도체 장비 수출이 큰 폭으로 늘었지만, 지난해 12월 공장이 완공되면서 수출이 감소한 영향도 받았다.
 
또 올해 7월까지 중국에서의 한국 브랜드 신차 판매량이 19만5000대로 전년 동기보다 37.3% 감소하고, 상반기 현대차(005380)의 중국 현지 공장 생산량도 42.7% 줄면서 자동차 부품 수출도 23.5% 감소했다. 올해 상반기 월별 자동차 부품 수출액 규모는 지난해 평균과 비교해 77.7%에 불과한 것으로 집계됐다.
 
LCD(액정표시장치)는 국내 주요 기업이 사업을 축소하면서 국내 생산량이 크게 줄어들었고, 부족한 국내 수요가 중국과 대만 수입산으로 대체되면서 수지가 악화했다. 올해 상반기 중국에 대한 LCD 수출액은 2.9%, 수출 물량은 8.7% 각각 줄었다. 
 
석유 제품은 중국이 탄소 절감을 이유로 지난해 하반기부터 현지 수입소비세를 부과하면서 수출 여건이 나빠졌고, 다국적 기업의 정유 공장 철수로 에너지난을 겪고 있는 호주 등으로 국내 기업이 수출선을 다변화하면서 상반기 중국 수출이 47.8% 감소했다.
 
소비재 중에서도 그동안 꾸준한 성장세를 유지해 왔던 화장품도 중국의 2030세대를 중심으로 궈차오(애국 소비) 열풍이 확산하면서 상반기에만 수출이 20.7% 줄어들었다.
 
홍지상 국제무역통상연구원 연구위원은 "대중국 무역수지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차세대 수출 신산업과 관련된 핵심 소재에 대해 안정적인 수입 공급망 체계를 확보해야 한다"며 "기술 집약 산업에서 중국과의 기술 격차를 유지해 수출 경쟁력 기반을 확보하고, 기업 차원에서도 중국 현지 여건 변화에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맞춤형 수출 마케팅 전략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관세청 통관 자료와 한국무역협회 무역 통계를 보면 대중국 무역수지는 5월 10억8900만달러, 6월 12억900만달러, 7월 5억7500만달러 등으로 3개월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대중국 무역수지가 3개월 연속 적자를 기록한 것은 지난 1992년 한·중 수교 이후 처음이다.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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