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연합연습인 '을지 자유의 방패(UFS·을지프리덤실드)'가 시작된 22일 경기도 평택시 캠프험프리스에서 블랙호크 헬기가 비행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한미가 22일 후반기 연합연습 '을지 자유의 방패'(UFS·을지프리덤실드)에 돌입했다. 이번 훈련에선 지난 2018년부터 분산 시행했던 대규모 연합야외기동훈련(FTX)이 재개됐다. 이에 따라 '북침 전쟁연습'이라며 민감하게 반응하는 북한의 대응에 관심이 집중된다. UFS 종료(9월1일) 이후인 9월9일(북한 정권수립기념일)을 전후해 추가 미사일 도발과 7차 핵실험 관측마저 제기됐다.
한미 군사 당국은 지난 16~19일 나흘간 이번 UFS의 사전연습 격인 위기관리연습을 실시한 데 이어 이날부터 다음달 1일까진 UFS 본연습을 1부(22~26일)와 2부(29~1일)로 나눠 진행한다. 오는 26일까지 진행되는 연습 1부에서는 '위기'가 전면전으로 확대되는 상황을 가정해 한미 양국 군이 전시 체제로 전환한 뒤 북한의 공격을 격퇴하고 수도권을 방어하는 내용으로 훈련이 실시된다. 29일 시작되는 UFS 연습 2부에서는 수도권 안전 확보를 위한 역공격과 반격 작전을 수행한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을지 국무회의를 첫 주재하고 "이번 을지연습은 변화하는 전쟁 양상에 맞춰서 우리 정부의 비상 대비태세를 새롭게 정비하는 출발점이 될 것"이라며 "한반도의 평화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우리의 빈틈없는 안보 태세가 바탕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이번 훈련에서는 컴퓨터 시뮬레이션에 기반한 지휘소연습(CPX)에 국한하지 않고, 제대·기능별 전술적 실전 수준인 연합야외기동훈련(FTX)을 진행한다. 2018년부터 연중 분산해 시행해 오던 연합야외기동훈련을 연합연습에서 종합해 실시하는 차원이다. 연합과학화전투훈련(여단급)을 포함한 총 13개 훈련이 실시된다. 문재인정부는 2018년 연합야외기동훈련을 연중 분산해 시행하면서 훈련 명칭을 '을지프리덤가디언'(UFG)에서 '연합지휘소훈련'(CCPT)으로 바꿨다. 윤석열정부에서는 이번 한미 연합연습부터 새로운 명칭인 'UFS'를 사용하고 있다.
문재인정부가 연합야외기동훈련을 한 번에 실시하지 않고 연중 분산 실시한 데에는 2018년 당시 두 차례의 남북정상회담에 이은 북미정상회담으로 조성된 한반도 평화국면을 유지하기 위해 군사적 긴장감을 완화해야 했기 때문이다. 문재인정부 국방부 대변인이었던 부승찬 전 대변인은 <뉴스토마토>와의 통화에서 "당시 평화 분위기가 있었기 때문에 한 번에 집중해서 (야외기동훈련을)하는 것보다는 분산해서 실시했다"며 "연중 분산해서 실시해도 대비태세 유지에 전혀 지장이 없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한미연합연습 ‘을지프리덤실드’가 시작된 22일 오전 경기 파주시 한 훈련장에서 K1 전차들이 이동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북한은 지난 19일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이 담화문에서 언급한 대로 이번 한미훈련을 '북침 전쟁연습'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과거 전례 등을 감안할 때 이번 UFS가 끝나는 대로 미사일 발사 등 추가적인 무력 도발에 나설 가능성이 높게 관측된다. 앞서 북한은 위기관리연습 기간이던 지난 12일 평안남도 일대에서 서해상을 향해 순항미사일 2발을 발사한 바 있다.
다수의 대북 전문가들도 "어떤 식으로든 북한의 도발이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도발 시기와 관련해서는 그동안 북한의 행보를 볼 때 한미연합훈련 직후가 될 것으로 전망하는 전문가들이 많았다. 무력 도발이 이어진다면 현재 북한이 개발 중인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잠수함탄도미사일(SLBM), 장거리 순항미사일, 극초음속미사일 발사를 쏘는 방식으로 위협을 가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내다봤다.
김종대 전 정의당 의원은 "북한이 미사일 시험을 해야 할 수요가 있다. 아직까지 미사일 개발이 다 완료된 것이 아니다"라며 "ICBM 같은 경우도 추가 발사를 하리라고 예상이 되고, 그 다음에 신형 전술 미사일도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는 "2017년 스타일이 될 것이냐, 아니면 간헐적으로 할 것이냐에 차이가 있다"며 "2017년 때는 모든 미사일을 차례대로 다 쐈다"며 "(미사일 개발이)거의 완성을 향해 가고 있었고, 그래서 힘을 비축한 다음에 남북 대화에 나섰다"고 말했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도 "북한이 최근 코로나와 유류, 장비 문제 때문에 하계 훈련을 해도 코로나 이전처럼 대규모로 하거나 일정하게 포와 유류를 소비하면서 대규모로 훈련을 하지 못한다"며 "기존에 개발 중이거나 양산 배치를 앞둔 미사일을 많은 양이 아니라 일정한 단수의 양으로 쏘는 방식으로 어떤 의지나 메시지를 보여주는 차원이 지금 상황에 맞지 않을까 예상한다"고 했다.
무엇보다 최종 관건은 북한의 7차 핵실험 진행 여부다. 북한이 이미 상반기에 핵실험 준비를 모두 마친 상황에서 10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3연임 문제와 핵실험장이 있는 풍계리의 상태와 날씨가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장마가 끝나는 가을에 핵실험이 단행될 것으로 한미 당국 모두 예측하는 가운데 훈련 이후 미사일 도발과 핵실험으로 이어지는 수순을 밟을 것으로 보인다.
한미훈련이 9월1일에 끝난다는 점에서 북한이 9월9일 정권수립 기념일을 전후로 7차 핵실험을 단행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다만 실험 당일 풍계리의 날씨가 변수다. 김 전 의원은 "(9월9일)날씨를 좀 봐야 한다"며 "풍계리는 진입도로 하나가 무너졌고, 비가 많이 와서 지반이 약해졌다"고 했다. 그는 "(9월9일에)핵실험이 안 되면 미사일 발사라든지 다른 대체재가 있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이 지난 10일 평양에서 열린 전국비상방역총화회의에서 토론자로 나서 공개 연설을 통해 남측에 의해 코로나19가 북에 유입됐다고 주장했다고 조선중앙TV가 보도했다. (사진=뉴시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