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재훈 기자] 국내 디스플레이 기업들의 OLED 시장 선점 전략이 적중하면서 제2의 'K-디스플레이' 전성시대를 여는 분위기다.
중화권 업체로 넘어간 LCD 사업을 일찌감치 접고 OLED로 전환한 빠른 의사결정이 80% 이상의 높은 점유율로 이어졌다는 평가다.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034220)는 아직 '블루오션'으로 꼽히는 게이밍 시장에서 한번더 도약을 위한 주춧돌을 놓고 있다.
22일 시장조사업체 DSCC에 따르면 올 2분기 글로벌 경기 침체로 전자기기 수요가 급감한 상황에서도 전세계 OLED 패널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 증가했다. 이는 기존 디스플레이 시장을 주도했던 LCD 패널 시장이 내리막을 걷고 있는 것과 대비된다. 올해 LCD 수요 면적은 전년 대비 0.7% 감소할 것으로 추산된다.
이같은 OLED 패널 매출 증가는 게이밍 시장이 이끈 것으로 나타났다. 게임 플랫폼에 적용된 OLED 패널의 2분기 매출은 전년 대비 302%나 증가했다. 모니터용 OLED 패널 매출도 같은 기간 142% 증가하면서 2분기 시장 성장을 이끌었다.
삼성디스플레이가 '게임스컴 2022'에서 선보일 노트북용 OLED 및 모니터용 QD-OLED. (사진=삼성디스플레이)
특히 주목할 점은 국내 기업의 시장 과점 형태다.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 양사는 올 2분기 글로벌 OLED 패널 시장에서 82%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따라서 국내 기업의 압도적인 경쟁력을 증명해냈다는 평가가 나온다. 전체 OLED 패널 매출 중 삼성디스플레이가 점유율 64%로 1위를 기록했으며 LG디스플레이는 18%로 2위에 올랐다. 전세계 LCD 시장점유율 1위 중국 BOE의 OLED 점유율은 8%로 3위에 그쳤다.
양사는 하반기에도 이같은 경쟁력을 이어가기 위한 신제품을 대거 쏟아낼 예정이다. 먼저 삼성디스플레이는 오는 24일부터 28일까지 독일 쾰른에서 열리는 세계 3대 게임쇼 중 하나인 '게임스컴 2022'에 참가해 노트북용 OLED와 모니터용 QD-OLED를 공개한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 10일 현존 최대 크기의 OLED TV 패널인 '97인치 OLED.EX'를 처음으로 국내에 공개했으며 게이밍에 최적화된 ‘48인치 및 42인치 OLED.EX’도 소개했다. OLED.EX는 휘도(밝기)를 30% 높이고 자연의 색은 보다 정교하게 표현한 차세대 OLED TV 패널이다.
업계 안팎에서는 게이밍 시장에서의 OLED 비중 확대가 점차 가속화될 것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OLED는 LCD와 비교해 레이턴시(응답속도)가 짧아 멀미 현상이 적다. 여기에 블루라이트 방출량도 약 40% 적어 눈의 피로도도 감소하는 등 게임에 특화된 장점이 부각되고 있어서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PC에서 노트북, 모바일 및 다양한 폼팩터로 확장되고 있는 게임 산업이 고도화될수록 고화질과 빠른 응답속도의 게이밍 디스플레이에 대한 소비자들의 니즈 또한 높아질 수밖에 없다"며 "대형에서도 OLED가 점차 주요 패널로 자리잡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중국 기업은 아직 OLED에서는 기술력이 부족한 상황이지만 한순간 가격경쟁력에서 밀리는 LCD와 같은 순간이 반복돼서는 안된다"며 "차세대 OLED 기술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다"고 덧붙였다.
조재훈 기자 cjh125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