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용윤신 기자] 원·달러 환율이 1345.5원에 장을 마감하면서 13년여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오는 26일 잭슨홀 미팅에 참석해 '매파적 발언'을 할 것이라는 예측에, 달러화가 강세를 보이면서다.원·달러 환율 부담에 오는 25일 예정된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 인상에 대한 부담감도 커질 전망이다.
23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대비 5.7원 오른 1345.5원에 장을 마감했다. 종가 기준으로 환율이 1340원을 넘은 건 2009년 4월29일(1340.7원) 이후 13년 4개월 만에 처음이다.
오는 25~27일 열리는 잭슨홀 미팅 영향으로 달러화가 강세를 보였다. 파월 연준 의장이 26일 미팅에 참석해 기준금리 추가 인상에 대한 매파적 발언을 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면서다.
환율은 전일 종가보다 달러당 2.0원 오른 1341.8원에 개장한 뒤 장중 1345원까지 치솟았다. 윤석열 대통령과 외환당국의 구두개입에 주춤하는 모습을 보였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오전 9시 기자들과 만나 "달러 강세와 원화 약세의 통화 상황이 우리 시장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비상경제대책회의 등을 통해 리스크 관리를 잘 해나가겠다"고 말했다.
그 직후 외환당국은 "최근 글로벌 달러 강세에 기인한 원·달러 환율 상승 과정에서 역외 등을 중심으로 한 투기적 요인이 있는지에 대해 면밀히 점검해 나갈 것"이라고 구두개입을 했다. 이는 지난 6월13일 이후 첫 공식 구두개입이다.
그러나 이후 환율이 다시 올라 1345.5원에 장을 마감했다.
통상 환율 상승은 국내 물가를 자극하지만 최근 국제원자재 가격 하락세가 이를 상쇄할 수 있다는 예측이 나온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최근에 국제 원자재 가격이 많이 빠졌는데 그 폭이 환율이 오른 것보다는 훨씬 크다"며 "환율이 1400~1500원대까지 오르면 인플레이션을 심화할 수 있지만 지금 수준에서 그정도로 오르지는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4분기 미국의 경기침체 우려가 큰 만큼 환율이 추가적으로 상승할 가능성도 낮다는 예측이다. 다만 당장 환율이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만큼 다가오는 25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이상 인상 가능성은 더욱 커졌다.
김영익 서강대 경제학과 교수는 "미국 경기침체 우려로 달러가 더이상 강세를 보이기는 힘들 것"이라며 "그러면 미국 금리가 많이 떨어질 수밖에 없고 다른 나라와 미국의 금리차가 축소되면서 조만간 약세로 접어들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23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대비 5.7원 오른 1345.5원에 장을 마감했다. 사진은 외환시장 모습. (사진=뉴시스)
세종=용윤신 기자 yonyo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