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현주 기자] 방역당국이 해외 입국자에 대한 코로나19 검사 폐지를 검토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그간 항공업계와 여행업계를 중심으로 입국 전 코로나19 검사 폐지가 요구돼 왔다.
추석 연휴 기간 감염취약시설의 대면 접촉 면회와 관련해서는 ‘면회 제한’이 유지된다. 요양병원이나 요양시설 같은 감염취약시설에서 최근 4주 동안 502건의 코로나19 집단 감염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특히 감염취약시설에 대해 기존 방역대책을 지속하면서 추가 대응 방안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박향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은 24일 브리핑에서 "입국 전 코로나19 검사 폐지에 대한 의견을 수렴 중"이라고 밝혔다. 해외에서 국내로 들어온 사람은 입국 전 현지에서 48시간 내 유전자증폭(PCR)검사를 받거나 24시간 내 신속항원검사를 받아야 한다. 국내 입국 후에도 24시간 내 PCR검사를 받아야 한다.
하지만 이러한 조치가 해외유입 확진자를 효과적으로 차단하지 못한다는 비판이 나왔다. 게다가 지난 5월부터 하늘길이 열리고 관광객 수가 늘면서 여행업계와 항공업계에서는 입국 전 검사 폐지를 요구해왔다.
일본은 조만간 입국 전 코로나19 검사 조치를 단계적으로 폐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일본이 입국 전 검사를 폐지하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8개국 중 우리나라만 유일하게 입국 전후 코로나19 검사를 유지하게 된다.
박향 반장은 "(입국 전 코로나19 검사 폐지와 관련) 중대본과 중수본, 방대본 모두 문제를 인식하고 있다. 질병청이 소관해 이 부분에 대한 전문가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비행기라는 밀폐된 공간에서 식사 등이 진행되기 때문에 여러가지 고려 사항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정부는 감염취약시설의 대응 역량을 강화한다. 특히 이번 추석에는 대면접촉 면회를 제한하고 비접촉 면회만 허용한다.
정부는 지난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요양병원과 요양시설 등에 대해 한시적으로 대면 접촉 면회를 허용한 바 있다. 하지만 7월부터 코로나19 6차 대유행이 시작돼 두 달 만에 대면 접촉 면회를 금지한 상태다.
방역당국은 감염취약시설 내 집단감염 규모와 선제검사 양성률 등을 감안해 추석 연휴 기간에도 대면 접촉 면회 금지를 유지할 계획이다. 또 종사자 선제 검사와 필수 외래진료가 아닌 외출·외박 제한 등 현행 방역수칙도 유지한다.
감염취약시설 내 집단감염은 7월 4주 165건에서 지난주 45건으로 감소했다. 하지만 같은 기간 평균 감염규모는 24.8명에서 42.6명으로 급등했다. 주기적 선제검사 양성률도 7월 3주 0.65%에서 8월 2주 1.02%로 상승했다.
박향 반장은 "(대면 접촉 면회 제한은) 취약시설 확산세를 고려한 조치"라며 "모두의 건강과 안전을 위해 양해를 부탁한다"고 전했다.
감염취약시설을 위한 추가 대응 방안도 마련했다. 방역당국은 4월 6일부터 운영 중인 요양시설 의료기동전담반을 확대 운영할 계획이다. 의료기동전담반은 의사가 상주하지 않는 요양시설을 방문해 코로나19 확진자를 진료한다.
의료기동전담반은 17개 시·도 204개 의료기관에서 251개 팀이 운영 중이다. 운영을 시작한 뒤 2392명이 진료를 받았고 315명이 입원을 했으며 2015건의 처치가 이뤄졌다.
박 반장은 "의료기동전담반이 아직 설치되지 않은 시군구가 여전히 있다. 지자체와 협력해서 모든 시·군·구가 운영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설명했다.
이달 말부터는 환자발생 상황을 고려해 현장 모의훈련도 진행한다. 현장 모의훈련은 환자발생 상황과 시설유형에 따른 시나리오를 기반으로 실시할 계획이다.
박향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은 24일 브리핑에서 "입국 전 코로나19 검사 폐지에 대한 의견을 수렴 중"이라고 밝혔다. 사진은 인천공항에서 방역복을 입은 승객들 모습. (사진=뉴시스)
세종=김현주 기자 kkhj@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