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재훈 기자] 삼성그룹이 이르면 9월 초 하반기 대졸 신입 공채를 시작한다.
삼성이 새 정부 들어 향후 5년간 8만명을 신규로 직접 채용하겠다는 대규모 고용 계획을 발표한 만큼 반도체와 바이오 등 주요 사업을 중심으로 채용 규모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공채를 유지하고 있는 대기업은 5대 그룹 가운데 삼성이 유일하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005930)를 비롯한 삼성 주요 계열사들은 하반기 3급 대졸 신입사원 공채를 위한 막바지 작업에 착수했다. 채용 공고는 내달 초부터 공식 삼성 홈페이지와 주요 채용사이트에 게시될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의 경우 삼성 하반기 채용 일정은 9월 7일 시작됐다. 따라서 올해 하반기 채용도 오는 5~6일부터 시작될 공산이 크다. 지원 기간은 약 일주일이며 삼성전자와 삼성디스플레이, 삼성SDI, 삼성전기, 삼성물산 등 대부분의 계열사가 이번 공채에 참여할 예정이다.
필기시험인 직무적성검사(GSAT)는 올해도 온라인으로 진행될 방침이다. GSAT는 삼성 3급 공채 지원자 중 서류심사 합격자를 대상으로 진행된다. 삼성은 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한 2020년 상반기 공채부터 온라인으로 필기시험을 치르고 있다.
GSAT는 수리 20문항, 추리 30문항 등 총 50문항을 1시간 동안 풀어야 한다. 수리 영역은 응용계산, 자료해석으로 나뉜다. 추리 영역은 어휘추리, 도식추리, 도형추리, 언어추리로 구성된다. 통상 하반기 공채 일정 중 GSAT는 11월 초에 진행되며 최총 합격 발표는 12월 말 중에 이뤄진다.
삼성전자 서초 사옥. (사진=삼성전자)
업계 안팎에서는 삼성이 하반기 공채를 결정하면서 국내 채용시장에 활기를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같은 삼성의 행보는 이 부회장의 일자리 창출 의지와도 일맥상통한다.
이 부회장은 지난 12일 정부의 '8·15 광복절 특사' 대상에 포함돼 복권된 것에 대한 공식 입장문에서 "지속적인 투자와 청년 일자리 창출로 경제에 힘을 보태고, 국민 여러분의 기대와 정부의 배려에 보답하겠다"며 "아울러 우리 사회와 같이 나누고 함께 성장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따라서 반도체, 바이오 등 국가 미래 산업 분야의 인력 확충에도 나설 것으로 보인다.
황용식 세종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는 "삼성이 하반기 대규모 공개 채용에 나선다는 것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사면 복권 이후에 이뤄진 인사적인 조치 부분으로 큰 의미가 있다"며 "삼성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기업으로 청년 일자리 창출 등에 있어 주도적인 역할을 하면서 향후 많은 대기업들이 이러한 대규모 공채를 다시 추진하는데 있어 영향을 줄 것"이라고 분석했다.
삼성은 창업주 이병철 선대회장이 1957년 국내 최초로 신입사원 공채 제도를 도입했다. SK그룹이 지난해 하반기 공채를 끝으로 수시 채용으로 전환하면서 국내 5대 그룹 중 삼성만 유일하게 공채 제도를 유지하고 있다.
조재훈 기자 cjh125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