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용윤신 기자] 윤석열 정부가 첫 예산안으로 639조원을 편성했다. 올해 본예산 대비로는 5.2% 증가한 규모다. 내년 예산안은 24조원 수준의 대규모 지출구조조정을 단행하고 여기에 내년 가용재원을 더해 윤 정부의 국정과제 및 각종 당면 과제를 수행한다는 방침이다.
정부는 30일 국무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이 담긴 '2023년 예산안'을 의결했다.
내년 총수입은 625조9000억원이다. 전년 대비 72조4000억원(13.1%) 증가했다.
주요 세입 기반 확충에 따라 국세수입이 16.6% 증가한 400조5000억원, 사회보장성 기급 수입 증가 등으로 국세외수입이 7.3% 증가한 225조5000억원이다.
내년 총지출은 올해보다 5.2% 늘어난 639조원 규모다. 지난해 본예산 608조원과 비교하면 5.2% 늘고, 2차 추가경정예산을 반영한 올해 총 예산 680조원 대비로는 6% 감소한 수준이다.
지방교부세·교육재정교부금(22조원)을 제외한 중앙정부 가용재원 증가(9조원) 기준으로는 1.5% 수준이다.
여기에 24조원 규모의 지출구조조정분을 더해 총 33조원으로 내년 국정과제 수행 및 현안 대응을 해나갈 예정이다. 윤 정부 5년간 국정과제 소요예산 209조원 중 내년 예산에는 11조원을 반영했다.
분야별로 살펴보면 국방 분야 예산은 병사 봉급 인상, 한국형 3축 체계 관련 첨단 전력 증강 관련 투자 확대로 4.6% 증가했다.
장병 봉급 등을 올해 82만원에서 내년 130만원으로 인상한다. 여기에 소요되는 예산은 내년에만 1조원에 달한다. 윤 정부의 병장 기준 봉급과 사회진출지원금 인상 계획은 내년 130만원을 시작으로 2024년 165만원, 2025년 205만원이다.
복지 분야 예산도 4.1% 증가했다. 부모급여 도입과 장애인 활동지원서비스 확대 등이 반영됐다.
내년 1조3000억원을 투입해 만 0세 아동 양육가구에 월 70만원 부모급여도 신설한다. 정부는 올해부터 영아수당 30만원을 지급하고 있는데 부모급여 도입 시에는 영아수당은 부모급여에 흡수된다. 오는 2024년에는 월 100만원의 부모급여를 지급할 계획이다.
장애인 돌봄·생활 등을 지원하기 위한 예산도 3000억원 가량 반영됐다. 장애인 활동지원 서비스 지원대상은 10만7000명에서 11만5000명으로 늘리고, 저상버스는 2300대에서 4300대로 확대한다.
반면 산업·중기 분야 예산은 소상공인 소실보상 지원 등이 종료되면서 18% 줄었다. 다만 최근 가파른 금리 인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소상공인들의 채무조정을 위해 3000억원을 투입한다. 올해부터 2025년까지 부실 채권을 최대 30조원 매입·조정한다.
사회간접자본(SOC) 소요예산도 완료 소요, 지방 이양 등을 반영해 10.2% 줄였다.
내년 재정수지와 국가채무비율 모두 전년 대비 개선될 전망이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통합재정수지의 경우 올해 -2.5%에서 2023년 -0.6%로 개선된다. 국민연금 등 사회보장성기금 수지를 제외한 관리재정수지의 GDP 대비 비율도 -4.4%에서 -2.6%로 줄어든다.
GDP 대비 국가채무비율도 개선된다. 2018년과 2019년 각각 35.9%, 37.6%를 기록했던 국가채무비율은 2020년 코로나19 사태를 경과하면서 43.6%로 올라섰다. 이후 2021년 46.9%, 2022년 50%까지 늘었다. 현 정부 예산안에 따르면 내년도에는 국가채무비율이 49.8%로 소폭 개선될 전망이다.
추경호 경제부총리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재정의 건전성과 지속가능성에 대한 경계감이 어느 때보다 높아지고 있는 데다가 미래 세대를 위한 책임 있는 재정 운용을 위해서도 방만 재정에서 건전 재정으로의 기조 전환은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제부터라도 허리띠를 단단히 졸라매지 않으면 커지고 있는 경제 불확실성 앞에 방패막 없이 맞서야 한다"며 "내년 예산안은 건전재정의 기틀을 확고히 확립해 나간다는 기조하에 편성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30일 국무회의를 열고 '2023년 예산안'을 의결했다. 사진은 내년도 예산안을 설명하는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사진=뉴시스)
세종=용윤신 기자 yonyo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