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분기 연속 적자인데…연봉 두둑히 챙긴 홍원식 회장

회장직 여전히 유지…상반기에만 급여 8억원 수령
남양유업 실적 악화일로…6개월새 39명 직원 줄퇴사

입력 : 2022-08-30 오후 4:25:21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이 지난해 10월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의 공정거래위원회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유승호 기자] 남양유업이 올 상반기 400여억원의 영업손실을 낸 가운데 불가리스 논란으로 오너리스크를 일으킨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의 급여는 오히려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홍 회장이 지난해 대국민사과를 통해 남양유업 경영권을 매각하고 회장직에서 물러나겠다고 했음에도 지난해보다 오른 급여를 받아간 것을 두고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30일 남양유업(003920)의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홍 회장의 올해 상반기 급여는 전년 동기보다 300만원 증가한 8억1100만원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0.37% 오른 금액이다.
 
이에 대해 남양유업측은 주총에서 승인된 임원 보수총액 한도 내에서 임원규정·임원급여 테이블에 따라 직급(회장), 리더십, 전문성 등을 종합적으로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홍 회장의 상반기 급여가 전년보다 오른 건 하계휴가비가 지급됐기 때문이라는 게 남양유업의 설명이다.
 
남양유업 관계자는 “홍 회장의 보수가 증가한 것은 아니다. 연간 보수액은 똑같은데 하계 휴가비 지급 때문”이라면서 “지난해에는 하계 휴가비가 7월에 지급돼서 반기 보고서에 반영이 되지 않았지만 올해는 6월말에 하계 휴가비가 지급돼서 반기보고서 대비로 봤을 때 차이가 발생한 것”이라고 밝혔다.
 
남양유업의 이같은 해명에도 홍 회장의 급여를 두고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지난해 대국민사과를 통해 남양유업 경영권을 매각하고 회장직에서 물러나겠다고 했음에도 과거와 비슷한 수준의 급여를 받는 게 적절하냐는 지적이다. 앞서 홍 회장은 지난해에도 보수를 올려 받았다. 홍 회장의 지난해 보수는 전년 대비 7.51% 증가한 16억1900만원으로 나타났다.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남양유업 본사. 사진/유승호 기자
 
게다가 홍 회장의 오너리스크로 기업 이미지와 실적은 곤두박질치고 있는데 오너 배만 불리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남양유업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2분기 남양유업의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2.05% 감소한 2347억원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199억원의 영업손실과 118억원의 순손실을 냈다. 이에 따라 남양유업은 2019년 3분기부터 12분기 연속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상반기 기준으로 보면 더 심각하다. 올 상반기 기준 남양유업의 매출액은 469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0.3% 감소했다. 매출 하락폭에 비해 상반기 기준 영업손실은 422억원에 달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21.3% 늘어난 수준이다. 순손실은 12.8% 증가한 276억원으로 집계됐다.
 
남양유업의 실적 악화일로로 인해 직원들 이탈도 이어지고 있다. 올 상반기 기준 남양유업의 직원수는 생산직, 관리직, 판매·판촉직을 다 포함해 1978명이다. 지난해 연말(2017명)과 비교하면 6개월 만에 39명이 퇴사한 것이다. 지난해에는 한 해 동안 166명이 회사를 떠났다.
 
한편 홍 회장은 남양유업 매각과 관련해 현재 사모펀드 운영사 한앤컴퍼니와 법적 분쟁을 벌이고 있다. 홍 회장은 지난해 불가리스 사태 책임에 따른 경영권 매각을 위해 한앤컴퍼니와 남양유업 보유주식 전부를 양도하는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했다가 계약 해제를 통보했다.
 
홍 회장은 부당한 사전 경영 간섭과 비밀유지의무 위반을 계약 해제 이유로 들었지만 한앤컴퍼니는 이에 계약대로 남양유업 주식을 양도하라며 홍 회장 등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서울중앙지법에 따르면 내달 22일 한앤컴퍼니가 홍 회장 등을 상대로 낸 주식양도 소송 1심 판결 선고가 예정돼있다.
 
유승호 기자 pet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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