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생은 이재명, 대여 투쟁은 최고위원…민주당 '투트랙'

친명 최고위원 "한동훈·이상민 탄핵…김건희 특검법 필요"
이재명, 취임 직후부터 민생 올인 행보…"국민 고통 크다"

입력 : 2022-08-31 오후 4:19:57
이재명 민주당 신임 당대표가 31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2022년 정기국회 대비 국회의원 워크숍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뉴스토마토 김광연 기자] 민주당이 민생은 이재명 대표가, 대여 강경투쟁은 친명(친이재명)계 최고위원들이 맡는 투트랙 전략에 돌입했다. 이 대표가 전당대회 기간 내내 언급한 '유능하고 강한 민주당, 이기는 민주당' 슬로건에서 유능함은 이 대표, 강함은 최고위원들 몫으로 세분화했다는 평가다. 
 
친명 선출직 최고위원들은 최근 앞다퉈 윤석열정부와 국민의힘에 날을 바짝 세웠다. 서영교 최고위원은 이 대표 취임 첫날인 지난 29일 YTN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헌법과 법률을 위반한 경우에는 탄핵소추할 수 있다는 게 법이고, 한동훈·이상민 장관은 탄핵 요건들을 차곡차곡 쌓아가고 있다"며 한동훈 법무부 장관과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의 '동시 탄핵'을 주장했다.
 
다른 친명 최고위원들은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를 정조준하며 '김건희 특검법'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모았다. 박찬대 최고위원은 같은 날 새 지도부 첫 최고위 회의에서 "검찰과 경찰이 계속 김 여사에 대해 봐주기 수사를 한다면 민주당은 국민의 뜻에 따라, 법에 따라 특검을 추진하겠다"고 경고했고, 장경태 최고위원은 "지금 집권여당이나 김 여사와 관련된 여러 의혹들에 대해 불기소 또는 무혐의 처분이 일고 있는데, 이 부분에 대한 책임 있는 자세가 선행돼야 한다"며 압박 대열에 가세했다.
 
이재명(가운데) 민주당 신임 당대표가 31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2022년 정기국회 대비 국회의원 워크숍에서 박홍근 원내대표 등과 대화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반면 이 대표는 민생을 부각하며 해결사 역할을 자임하고 나섰다. 31일 정기국회를 대비한 의원 워크숍에서 발표된 '연내 처리해야 할 민생 관련 중점 법안 22개'도 이 대표 주도 하에 진행됐다. 정기국회를 민생국회로 만들겠다고 다짐한 것인데, 대혼돈에 빠진 여당과의 차별화를 꾀하려는 전략으로 읽힌다. 비명계 의원조차 "지금 민생보다 중요한 게 있을 수 있겠냐"며 "이 대표가 상황에 맞게 민생을 챙기겠다고 나선 것은 바람직한 일"이라고 후한 평가를 내렸다.
 
이 대표는 이날 열린 두 번째 최고위 회의에서도 "경제위기, 민생위기로 우리 국민들께서 겪고 계신 고통이 너무나 크다. 정치가 국민의 삶을 책임져야 하는데 과연 그러한지에 대해서 많은 분들이 의구심을 제기하고 계신다"며 "우리 민주당부터 낮은 자세로 본연의 의무인 민생을 챙기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재차 민생을 강조했다.
 
앞서 29일 첫 최고위 회의에서 "민생 앞에서는 여야가 초당적으로 머리를 맞대고 의논해야 한다"고 말하거나, 30일 윤석열 대통령과의 전화통화에서 "가능한 한 빨리, 형식과 절차에 구애받지 않고 만나면 좋겠다"고 영수회담을 거듭 요청한 것도 같은 차원이다. 윤 대통령이 민생위기 극복을 위한 영수회담 요청을 수용하거나 거부해도 정치적 득은 이 대표에게 돌아간다는 점에서 상당히 전략적 행보라는 평가다. 
 
이재명 민주당 신임 당대표와 박홍근 원내대표가 31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2022년 정기국회 대비 국회의원 워크숍에서 의원들과 1인 1민생 입법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취임 첫 지시사항으로 당대표 산하 민생경제위기 관련 대책기구를 설치한 것도 같은 맥락에서 바라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민생에 올인하는 모습을 통해 '이재명의 민주당' 색깔을 분명히 하고, 이를 결국 차기 대선의 발판으로 삼겠다는 의지라는 게 민주당 관계자들의 공통된 설명이다. 
 
김두수 시대정신연구소 대표는 "최고위원들 면모를 보면 성향상으로도 좀 강성인 분들이 많지 않나"라며 "이 대표 입장에서는 전면에 나서면 지지자들은 좋아하겠지만, 또 여권과 대립한다는 비판을 들을 수 있다. 이에 이심전심으로 이 대표와 최고위원들이 서로 다른 전략을 꾀할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김광연 기자 fun35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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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