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범종 기자] 대한민국 조종사 노동조합 연맹(조종사 노조)이 7일 국토교통부에 이스타항공 항공운항증명(AOC) 발급을 촉구했다.
지난달 31일 용산 전쟁기념관 앞에서 이스타항공 근로자들이 AOC 발급을 위한 정부 대책 마련을 요구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 (사진=이스타항공)
조종사 노조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국토교통부는 작년 11월 허위 회계자료 제출로 인한 사유로 AOC 신청 10개월이 지난 지금까지 주무관청으로서 사태를 주도적으로 해결하기보다는 해당 내용에 대하여 수사기관에 넘겨 결과를 기다리는 자세를 취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이스타항공은 지난 2020년 3월 경영난으로 운항을 멈춘 뒤 인수와 회생을 거쳐 AOC 발급을 신청했다. 하지만 국토교통부가 7월 이스타항공을 허위자료 제출 의혹으로 경찰에 수사 의뢰하면서 발급이 중단됐다.
조종사 노조는 “이미 이스타항공은 사법부인 회생법원으로부터 동일한 사항에 대해 적법한 절차를 통하여 법정관리와 새로운 인수자를 찾아 정상화가 완료되었다”며 “결과적으로는 행정부가 사법부의 결정에 부인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우리는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국토교통부가 사법부의 판단을 인정하고 존중하는 모습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행정절차와 형사절차는 별개라는 논리도 폈다. 조종사 노조는 “언제 종결될지 모르는 형사사건과 관계없이 국토교통부가 적극적으로 주도하여, 적법한 행정절차를 통한 AOC 발급을 결정하고 이를 조속히 실시하길 촉구한다”며 “공정과 상식이 통하는 새로운 시대에 맞추어 주무관청으로서 신속한 결정이 이루어질 것이라 기대한다”고 했다.
조종사 노조는 “이스타항공의 동료들은 이제는 생활고가 아닌 생존의 기로에 서서 오늘도 힘겹게 버티고 있다”며 “창업주의 부실경영과 코로나19의 여파로 인하여 2천여명의 노동자들이 하루아침에 삶의 터전을 잃었고, 그 가족들과 함께 고통받고 살아온 시간이 벌써 2년을 넘기고 있다”고 말했다.
또 “새로운 출발을 위해 회사가 정상화가 될 때까지 스스로 임금을 반납하며 버틸 수 있었던 것은 다시 하늘을 날 수 있다는 희망 때문이었으나, 최근의 고물가와 고금리는 그 희망조차 앗아가고 있다”며 “높은 실업률로 고민하는 것보다 신속한 AOC의 발급은 정부로서 국민을 위하는 것은 물론, 곧 다가올 한가위를 이스타항공 노동자들과 더 풍성하게 만들 수 있는 방법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범종 기자 smil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