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한솔 기자] 정부가 내년도 지역화폐 예산을 전액 삭감하기로 결정하면서 경기도내 골목상권과 소상공인의 버팀목이 된 지역화폐 인센티브가 축소될 위기에 처했다. 소상공인과 전통시장 상인들은 예산 삭감으로 인해 지역 상권이 다시금 축소될까 우려가 크다.
경기도와 도내 지자체는 추석을 앞두고 지역화폐 인센티브를 6%에서 10%로 확대하고, 충전 한도액도 30만원~100만원까지 확대 운영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집중호우와 경기침체로 인해 어려워진 민생경제 회복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방안이다.
그러나 내년 설날에도 이같은 운영이 가능할지 미지수다. 정부의 지역화폐 예산이 전액 삭감될 경우 도비와 시·군비만으로 인센티브를 충당해야 하는데, 이미 경기도는 세수 확보에 빨간불이 켜진만큼 재정을 투입하는 여건이 마땅치 않기 때문이다.
정부는 지난해 1조522억이던 지역화폐 국비예산을 올해 6050억원으로 줄였고, 내년 예산에선 완전 삭감하기로 결정했다. 지역화폐 효과가 특정 지역에 한정된다고 판단한 것이다.
7일 수원시 못골시장. 추석을 맞아 장을 보는 시민들로 북적이고 있다. (사진=박한솔 기자)
이러한 소식에 전통시장 상인들 역시 혹여 손님이 줄어들진 않을까 우려를 표했다.
7일 추석연휴를 이틀 앞둔 수원시 못골시장은 장을 보러 온 시민들로 북적였다. 상인들도 오랜만에 활력이 살아난 시장 모습에 들뜬 모습으로 손님을 맞이했다. 물 한잔 들이켤 시간도 없이 손님맞이를 하는 상인들은 지역화폐 예산 삭감 소식에 당혹감을 드러냈다.
못골시장 상인 김씨는 "지금은 추석이라 사람들이 많은거지 평소에는 지금 오는 사람 절반도 안온다. 지역화폐를 가장 많이 받는게 명절때다. 지역화폐가 없으면 이 사람들이 시장을 오겠냐 대형마트를 가지"라며 "안그래도 힘든 상황에 정부가 찬물을 끼얹고 있는거다"고 호소했다.
소비자들 역시 지역화폐 예산 삭감은 달갑지 않은 소식이다. 10%의 인센티브를 받아 알뜰하게 장을 보던 시민들은 지역화폐 인센티브가 없으면 굳이 사용할 필요가 있냐는 입장이다.
이날 못골시장을 찾은 김(59)씨는 "지역화폐 인센티브가 없으면 그냥 카드쓰는거랑 다를게 없는거 아닌가. 지역화폐를 쓸 수 있는 곳이 전통시장이나 작은 상점들로 한정이 돼 있어서 쓰는거지, 지역화폐가 아니면 굳이 찾아가진 않을것 같다"고 말했다.
경기도는 소상공인과 경기도민들의 경제적 상황을 고려해 지역내 국회의원들과 함께 지역화폐 국비지원 예산이 편성될 수 있도록 적극 대응할 예정이다.
경기도 관계자는 "지역화폐를 없애는 방향은 고려하고 있지 않다. 국비 예산이 줄어들면 인센티브나 충전한도가 줄어들 수 있기 때문에 국비 확보가 될 수 있도록 타지역과 손을 맞잡거나 도내 국회의원들의 도움을 받아 적극 대응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7일 수원시 못골시장 한 가게에 경기지역화폐 가맹점 스티커가 붙어있다. (사진=박한솔 기자)
박한솔 기자 hs6966@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