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RA 대응책 고심…정의선 회장, 연휴에도 쉴 틈 없다

현대차 미국 전기차 시장 2위…대응방안 '주목'
전용공장 조기 착공 라인 변경 등 추진
KT와 지분 교환 등 미래 모빌리티 구상

입력 : 2022-09-09 오전 7:00:00
[뉴스토마토 황준익 기자]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발효에 따라 현대차(005380)그룹 전기차 수출에 비상이 걸리면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석 연휴 기간 동안 현안을 점검하고 앞으로의 대응책을 마련하는데 몰두할 것으로 보인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정 회장은 이번 추석 연휴 기간 자택에 머물며 IRA 대응 방안과 함께 전기차와 로보틱스, 도심항공교통(UAM) 등 신사업과 관련한 현안을 살필 예정이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사진=현대차그룹)
 
가장 시급한 현안 IRA다. 지난달 16일 발효된 IRA는 북미에서 생산되는 전기차에만 보조금을 지급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한국산 전기차는 보조금(최대 7500달러)을 받을 수 없다. 현대차와 기아(000270)는 현재 아이오닉5와 EV6 등 전기차를 전량 국내에서 생산해 수출하고 있어 미국 내 경쟁력 약화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앞서 정 회장은 지난달 23일 미국으로 출국해 약 2주간의 일정을 끝내고 지난 3일 귀국했다. 정 회장은 미국에서 현지 주정부 관계자들과 IRA 대책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그룹은 미국 조지아주 전기차 전용 공장의 착공 시점을 내년 상반기에서 다음달로 앞당겨 2024년 하반기부터 가동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조지아 전기차 공장뿐만 아니라 기존 현대차 앨라배마 공장의 전기차 생산 시점도 올해 말에서 최대한 앞당기기로 했다. 기아가 내년에 내놓는 준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EV9도 조기 생산을 추진한다.
 
한국의 전기차 주요 수출 지역은 미국과 유럽으로 특히 미국에서는 올해 상반기 테슬라에 이어 처음으로 시장 점유율 2위를 기록했다. 지난해 세계 완성차 브랜드별 전기차 판매량 순위에서는 현대차·기아가 5위에 올랐다. 현대차·기아의 전기차 판매량은 34만대로 미국 테슬라(105만대), 독일 폭스바겐(71만대), 중국 BYD(60만대), 미국 제너럴모터스(GM)(52만대) 다음이었다.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에도 전기차 판매를 확대하면서 전기차 시장에서 '퍼스트 무버' 전략을 강조해온 정 회장의 리더십에도 힘이 실릴 전망이다.
 
최근에는 자율주행, 미래 항공 모빌리티(AAM) 등 미래 모빌리티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승부수를 띄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7일 7500억원(7.7%) 규모의 KT(030200) 자사주를 현대차 주식 4456억원(1.04%), 현대모비스 3003억원(1.46%)의 자사주와 상호 교환하는 지분 맞교환을 단행했다.
 
이를 통해 자율주행 차량에 최적화된 6G 통신 규격을 공동 개발해 차세대 초격차 기술을 선점하겠다는 구상이다. 또 인공위성 기반의 AAM 통신 인프라 마련에도 나선다. KT는 자체 통신 위성과 연계해 AAM 운항에 필수적인 관제 및 통신망 등을 구축하고 현대차그룹은 기체 개발, 버티포트(수직이착륙장) 건설 등을 맡는다.
 
정 회장은 사업 현안 외 '2030 부산 세계박람회(엑스포)'유치 지원을 위한 대통령 특별사절(특사) 활동도 이어나갈 예정이다.
 
 
황준익 기자 plusik@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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