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유근윤 기자] 국민의힘은 오는 14일 예정됐던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 효력정지 가처분 심문을 하루 앞두고 법원에 연기를 요청했다. 법원은 이를 받아들여 당초 일정보다 2주 늦춘 28일로 심문기일을 변경했다. 국민의힘 변경 요청 소식에 이 대표는 "소설이 5시간 만에 현실로"라며 양금희 원내대변인을 조롱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17일 오후 양천구 서울남부지방법원에서 열린 당 비상대책위원회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 사건의 심문을 마친 후 법원을 빠져나오고 있다.(사진=국회사진기자단)
서울남부지법 민사51부(황정수 부장판사)는 이날 국민의힘이 접수한 제4차 가처분 신청 사건 기일변경 신청서를 받아들여 오는 28일 오전 11시로 심문을 늦췄다. 다만, 주호영 전 비대위원장이 제기한 1차 가처분 이의신청에 대한 심문과 이 대표가 낸 전국위 개최금지 및 전국위 당헌 의결 무효 등에 대한 가처분 심문은 종전 계획대로 14일 열린다. 이 대표의 가처분이 받아들여지면 전국위에서 의결된 당헌 96조 개정은 무효가 된다. 앞서 국민의힘은 당헌 96조 개정을 통해 '비상상황'을 명확히 규정, 새 비대위 출범 요건을 마련했다. 특히 당헌 개정이 적법하지 않을 경우 정진석 비대위 출범 자체가 부적법한 것으로 해석될 수 있어 이날 심문에 관심이 집중된다.
공교롭게도 오는 28일은 국민의힘 중앙윤리위원회가 열리는 날로, 이 대표에 대한 추가 징계가 논의될 수 있다. 앞서 국민의힘은 의원총회를 통해 '양두구육·신군부' 발언 등으로 문란을 일으킨 이 대표에 대한 추가징계를 요청했고, 윤리위는 이를 존중한다며 추가징계를 시사했다.
앞서 국민의힘은 13일 오후 기자단에 "국민의힘은 금일 오후 서울남부지법 제51민사부에 심문기일 변경 신청을 제출했다"고 공지했다. 국민의힘은 "오늘 오전 10시30분경 4차 가처분 신청서 등 심문기일 통지서를 송달받았다"며 "법원이 내일 오전 11시를 심문기일로 지정하고 통보했으나, 당에서는 소송대리인 선임 및 종전 가처분 사건과 다른 새로운 주장에 대한 답변서 작성 등 심문을 준비하는 데 최소한의 시간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연기 신청 이유를 설명했다.
이 대표는 이날 당이 기일 변경 신청을 공지한 직후 페이스북에 "소설이 5시간 만에 현실이 됐다"고 비꼬았다. 양금희 원내대변인이 이날 오전 CBS 라디오에서 "심문기일을 연기해야 한다는 논의까지는 이뤄지지 않았다"며 "소설 수준"이라고 부인한 것을 지적하며 "이 사람들은 대변인과도 아무 내용도 제대로 공유 안 하나 보다"라고 조롱을 가했다. 앞서 이 대표는 전날 저녁 "추석 내내 고민해서 아마 가처분 신청 심문기일 연기해달라고 하겠지요"라며 "뭘 생각해도 그 이하"라고 직격한 바 있다.
유근윤 기자 9nyoo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