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황준익 기자] 폭스바겐이 국내 시장에 처음으로 전기차를 선보였다. 폭스바겐의 첫 순수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ID.4'는 5500만원 이하의 경쟁력 있는 가격과 400㎞대 주행거리로
현대차(005380) '아이오닉 5' 등 국산 전기차와 정면 승부를 예고했다.
폭스바겐코리아는 15일 서울 광진구 그랜드 워커힐 서울에서 ID.4 출시 행사를 열고 오는 19일부터 고객 인도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ID.4 가격은 5490만원으로 국비 보조금 651만원을 지원받는다. 지방자치단체별 보조금을 더하면 4000만원대에 구매가 가능하다.
사샤 아스키지안 폭스바겐코리아 사장은 이날 "오늘은 폭스바겐코리아가 e-모빌리티로의 새로운 여정을 시작하는 중요한 날"이라며 "ID.4 출시를 시작으로 전동화 전략 또한 '차근차근'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사샤 아스키지안 폭스바겐코리아 사장이 15일 서울 광진구 그랜드 워커힐 서울에서 열린 ID.4 출시 행사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사진=폭스바겐코리아)
ID.4는 해치백 모델인 ID.3에 이어 폭스바겐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인 MEB를 기반으로 탄생한 두 번째 ID. 패밀리 모델이자 최초의 SUV 모델이다.
82㎾h의 고전압 배터리를 탑재했으며 1회 충전시 최대 주행가능 거리는 405㎞(타이어 20인치 기준)다. 최대 충전 용량 135kW의 급속 충전 및 11kW의 완속 충전 시스템을 모두 지원하며 약 36분 만에 배터리 용량의 5~80%까지 충전 가능하다. 최고출력은 15kW(204마력)이며 최대토크는 31.6㎏·m이며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를 8.5초 이내에 가속한다.
ID.4는 아이오닉 5의 대항마로 꼽힌다. 가격 면에서 두 모델 모두 4000만원 중후반에서 5000만원 후반대를 형성하고 있고 주행거리와 크기 또한 비슷해 맞대결이 불가피하다.
아이오닉 5의 경우 지난 7월 연식변경 모델이 나오면서 배터리 용량이 72.6㎾h에서 77.4㎾h로 확대돼 주행거리도 401㎞에서 420㎞(20인치, 롱레인지 후륜)로 늘어났다. 연비에 영향을 미치는 공차중량도 ID.4는 2144㎏으로 아이오닉 5(1975㎏), EV6(1945㎏) 보다 무겁다. 아이오닉 5는 올해 상반기 국내에서 총 1만4179대로 전기차 판매량 1위를 차지했다.
그럼에도 ID.4의 인기는 높다. 사전예약만 3500여 대에 이른다. 특히 수입 전기차임에도 보조금을 100% 받을 수 있어 국산 전기차와의 가격 경쟁력에서도 밀리지 않는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학과 교수는 "국내에서 독일에 대한 프리미엄 브랜드 이미지는 굉장히 크다"며 "내연기관차는 물론 전기차 역시 프리미엄 브랜드 이점을 통해 점유율을 늘리고 있다"고 말했다.
폭스바겐은 ID.4를 시작으로 ID. 패밀리를 순차적으로 도입해 한국 전기차 시장 적극 공략한다는 방침이다.
이호근 대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전용 플랫폼은 배터리 타입 외에는 다르지 않아 기술적인 면에서 차이를 찾기 어렵다"며 "폭스바겐이 전체 산하 브랜드별로 최적화시킨 모델을 내놓는다는 것은 가격 경쟁력에서 현대차를 압도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황준익 기자 plusik@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