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서울 해운대구 DB금융투자 센텀지점 앞에서 열린 신라젠 행동주의 주주모임(주주연대) 집회에서 한 주주가 발언하고 있다. (부산=동지훈 기자)
[뉴스토마토 동지훈 기자] 약 2년4개월간의 거래정지를 지켜볼 수밖에 없었던
신라젠(215600) 개인투자자들이 다음달 열릴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위원회에 기대를 걸고 있다. 그러면서도 언제 끝날지 모르는 상장 주관사 대상 법정 공방을 우려하고 있다.
신라젠 행동주의 주주모임(주주연대)에 따르면 지난 2020년 5월4일 신라젠 주식거래가 정지 이후 확인된 개인투자자는 약 17만명이다. 주주연대 쪽은 이들의 가족까지 포함하면 거래정지로 발이 묶인 이들이 60만명에 달할 것으로 추산한다.
주주연대를 중심으로 모인 개인투자자들은 그동안 거래소에 거래 재개를 촉구하는 집회를 꾸준히 개최했다. 그동안 했던 집회의 결과는 다음달 12일 거래소 코스닥시장위 판단에 달렸다.
15일 부산 집회에 모인 주주들은 코스닥시장위 결론에 기대를 걸었다.
40대 주주 장씨는 "거래가 재개됐으면 하는 바람"이라며 "어떤 결과가 나와도 받아들일 수 있도록 마음은 내려놓고 있다"고 털어놨다.
포항에서 왔다는 또 다른 40대 주주 "2년을 넘게 끌어온 거래정지가 다음달에 끝나길 바란다"며 "그렇게 될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거래 정상화 기대감과는 별개로 검찰로 넘어간 고원종
DB금융투자(016610) 대표에 대한 수사를 바라보는 주주들은 불안감을 숨기지 않는다.
주주연대는 고원종 대표를 포함한 DB금융투자 전현직 임직원이 신라젠 기업공개(IPO) 과정에서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통한 자금 돌리기로 관련법을 위반했다면서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고발장을 접수한 바 있다.
40대 주주 손씨는 "(고발은 됐지만) 언제 끝날지 몰라 답답한 일"이라며 "법원에서 시간이 많이 걸릴 것 같아 걱정"이라고 말했다.
60대 박씨는 "대한민국에서 정의가 이기는 경우가 적다는 건 잘 알고 있다"면서 수사 결과를 우려했다.
이성호 주주연대 대표는 신라젠 거래정지부터 IPO 과정에서 있었던 상장 주관사의 불법 행위가 비상식적인 행동이라고 결론지었다.
그는 "고발 건은 결국 대법원까지 갈 것"이라며 "(DB금융투자 행동은) 우리나라가 왜 금융 후진국인지 명확하게 보여주는 사례"라고 꼬집었다.
이어 "한국거래소도 누구도 인정할 수 없는 규정으로 상장 이전의 일을 들어 모든 책임을 회피하는 것은 거래소 존재 이유를 부정하는 것"이라며 "거래소는 건전한 자본시장 형성을 위해 존재해야지, 증권사나 금융사에게 유리한 자본시장 형성을 위해 존재해선 안 된다"고 덧붙였다.
동지훈 기자 jeehoo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