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20년 6월 탁현민 전 의전비서관이 청와대에서 열린 제6차 비상경제회의에 참석해 자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문재인정부 청와대에서 의전비서관을 지낸 탁현민 전 비서관이 20일 한덕수 국무총리가 영빈관의 신축 계획을 사전에 몰랐고, 신문을 보고 알았다고 한 발언에 대해 "정말 끔찍한 발언"이라고 평가했다.
탁 전 비서관은 이날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국무총리가 1, 2억원도 아니고 800억원가량의 예산 사용 요청을 몰랐다고 국회에서 증언하는 건 본인은 허수아비라고 생각해서 말씀을 하시는 건지, 아니면 문제가 되니까 책임을 실무자한테 떠넘기려고 하는 것인지, 어떻게 국무총리가 그런 발언을 할 수 있는지, 저는 정말 조금 과장해서 얘기하면 모골이 송연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앞서 한 총리는 전날 국회에서 열린 대정부질문에서 서영교 민주당 의원이 '영빈관 짓는 데 드는 878억원 예산을 알고 있었냐'고 묻자 "저는 몰랐고, 신문을 보고 알았다"고 답했다.
이와 관련해 탁 전 비서관은 "(한 총리)본인이 주재한 회의에서 국무회의 안건으로 통과가 되는 게 그걸 몰랐다고 어떻게 얘기를 할 수가 있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새해 전체 예산안 중 영빈관 신축 예산 비중이 적기 때문에 몰랐을 가능성에 대해서도 "(회의 주재자로서)놓쳤을 가능성이 있다고 하더라도 놓쳤다고 얘기할 수는 없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탁 전 비서관은 윤석열 대통령이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의 관이 안치된 웨스트민스터 홀에서 참배를 하지 못한 것에 대해서도 "대한민국 정부의 준비 소홀과 조율 미숙에 원인이 있다"고 평가했다.
당초 윤 대통령은 런던에 도착한 전날 참배와 조문록 작성을 계획했지만 국장 뒤에 조문록을 작성하는 것으로 일정이 변경됐다. 이를 두고 대통령 일정 준비 과정에서 실책이 있었던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외교적 '홀대' 논란도 이어졌다.
탁 전 비서관은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영국은 사전에 아주 디테일한 부분까지 설명을 다 해주는 쪽이다. 심지어는 정상 앞에 놓는 종이의 색깔까지도 지정해 주니까, 영국이 시간 개념이나 혹은 시간별 운용계획에 대해서 한국 정부에게 얘기해 주지 않았을 거라고 판단하는 건 무리"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분명히 (영국 측으로부터)몇시까지 도착하지 않으면 조문이 어렵다는 말을 못 들었을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며 "출발 시간을 앞당기거나 혹은 조문할 수 있는 예정된 시간에 도착하면 됐을 일을, 더군다나 민항기로 가는 것도 아니지 않나. 전용기로 가면서 그 시간을 못 맞췄다는 건 변명의 여지가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결례는 영국이 아닌 우리가 한 것"으로 규정했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