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자포리자 원전 시찰 중인 IAEA
[뉴스토마토 박창욱 기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남부 미콜라이우 주에 위치한 또 다른 원전을 공격했다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19일(현지시간) CNN, 뉴욕타임스(NYT), 가디언 등 외신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국영 원전기업 에네르고아톰은 성명을 내고 "러시아 군이 오늘 오전 미콜라이우의 피우데노우크라인스크 원전에 미사일 공격을 감행했다"며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발전소 건물 유리창이 부서졌다"고 밝혔다.
에네르고아톰은 "원자로에서 약 300m 떨어진 곳에서 강력한 폭발이 발생했다"면서 "원자로 3기는 이상 없이 가동 중이지만, 3개의 송전선의 전력이 일시적으로 차단됐다"고 밝혔다.
키릴로 티모셴코 우크라이나 대통령실 부국장은 "원전 내 3개의 송전선이 일시적으로 전력이 차단됐다가 자동으로 복구됐다"며 "미사일이 몇 백 m만 옆에 떨어졌으면 상황은 완전히 달라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포격 소식이 전해지자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텔레그램에 "그들(러시아)은 원전이 무엇인지 잊어버린채 전 세계를 위험에 빠뜨리고 있다"며 "너무 늦기 전에 이들의 공격을 멈춰야 햔다"고 적었다.
NYT가 공개한 폐쇄회로 영상에 따르면 이날 오전 0시 30분쯤 해당 원전 주변에 미사일 타격에 따른 폭발로 추정되는 섬광이 포착됐다.
페트로 코틴 에네르고아톰 대표는 우크라이나 현지 방송 인터뷰에서 "원자로의 콘크리트 외벽은 비행기 충돌에도 견디게끔 설계돼 있지만, 미사일이 조금만 더 가까이 떨어졌다면 원자로가 손상됐을 것"이라며 "러시아의 핵 테러 외에는 달리 설명할 길이 없다"고 주장했다.
다만 러시아는 해당 원전의 공격 여부에 대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오히려 우크라이나군이 자포리자 원전에 대한 포격을 계속했다는 주장으로 맞서고 있다.
러시아 측이 임명한 자포리자 지역 행정청장 알렉산더 볼가는 러시아 현지 TV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 무장 세력이 며칠 째 계속해서 에네르호다르 원전 인근 화력발전소를 포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고 타스 통신은 보도했다.
한편 이번에 러시아가 포격했다고 알려진 이번 원전은 앞서 포격 의혹의 중심이 됐던 자포리자 원전이 아닌 또 다른 원전이다. 3개의 원자로를 보유하고 있으며 우크라이나에서 두 번째로 큰 원전이다.
박창욱 기자 pbtkd@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