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신당역 살인사건' 피해자 "'엄중한 처벌'만 믿고 버텼다"

"가족에게 걱정줄까 염려…강하고 용기있는 분"
"전주환, 재판서 반성하는 모습 안 보여"
"수사기관, 피해자 보호 소극적…한계도 느껴"
"유족들, '더 이상 보도 안 되는 것' 가장 원해"

입력 : 2022-09-20 오후 7:24:13
 
[뉴스토마토 이승재 기자] '신당역 스토킹 살인사건' 피해자가 생전 피의자인 전주환(31)과 합의하지 않은 이유는 '법원의 엄중한 처벌을 믿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신당역 살인사건 피해자 유족 대리인인 민고은 변호사(법무법인 '새서울')는 20일 오후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저는 피해자분과 사건 당일 오전까지 연락을 주고받는 등 누구보다 이 사건에 대해서 잘 알고 있다"며 "피해자분이 마지막으로 작성한 탄원서에서 '피의자와 합의 없이 오늘까지 버틴 것은 판사님께서 엄중한 처벌을 내려줄 것이라고 굳게 믿고 있기 때문'이라고 밝히는 강하고 용기있는 분"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피해자분께서는 생전에 아무에게도 이 사건을 알리고 싶어하지 않았고, 이 일로 가족들에게 걱정을 끼칠까 염려했다"고 했다.
 
민 변호사는 전주환이 재판에 임하는 태도에서 반성의 모습이 없었다고 했다. 그는 "첫 공판 기일에도 정해진 시간보다 늦게 출석하고 반성문에도 변명 투성이다"면서 "범행 전 피해자와의 합의시도에서도 피해자가 '느낀건 반성하지 않고 있다' 였다"고 설명했다.
 
민 변호사는 피해자의 법률 대리인으로서 사건을 맡으면서 피해자 보호를 위한 수사기관의 소극적인 태도에 한계를 느꼈다고 했다. 그는 "검찰과 경찰, 법원의 잘잘못을 지적하고자 하는 마음은 없다"면서도 "사건을 진행하면서 느꼈던건 수사기관이 피해자 보호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였고 피해자 대리인으로 한계가 있었다"고 했다.
 
민 변호사는 재판에서 비공개 및 방청 금지와 판결문 비공개를 법원에 신청했다. 초기 사실관계와 전혀 다른 언론 보도, 인터뷰를 통한 내용이 의도와 달리 보도되는 등 피해자의 추가적인 명예훼손을 막기 위해서라고 신청 사유를 설명했다.
 
그는 "법원에 이 신청이 받아들여진다면 이제 공식적인 방법으로는 범죄 사실에 대해 알 수 있는 방법이 없을 것이라 생각한다"며 "출처를 명확히 밝힐 수 없는 사실에 대해서는 보도를 하지 않길 희망하고, 기존 공개 사실관계가 누군가의 정치적 담론의 근거가 되도록 해석치 말아달라"고 호소했다.
 
이어 "이 사건의 본질은 피해자가 피고인에게 2년 동안 스토킹 피해를 입었고 결국 살인까지 이르렀다는 것"이라며 "그 외 모든 것은 부차적이기 때문에 본질이 아닌 것들에 취재 및 보도를 하지 말아달라"고 당부했다. 또 현재 유족들이 가장 원하는 건 "언론 보도가 더 이상 올라오지 않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경찰은 오는 21일 오전 7시30분쯤 전씨를 검찰에 구속 송치할 예정이다.
 
신당동 스토킹 살인사건으로 희생된 피해자 유족 대리인 민고은 변호사가 20일 오후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 장례식장 앞에서 입장문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승재 기자 tmdwo3285@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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