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뉴스토마토 박창욱 기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점령지를 정식으로 합병하기 위해 투표를 강행한다고 밝힌 가운데 미국 측이 "절대 인정할 수 없다"며 강하게 비난했다.
20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내 러시아 행정부들은 오는 23일~27일 러시아 합병을 위한 주민투표를 치르기로 결정했다.
대상 지역은 친러시아 성향이 강한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과 루한스크인민공화국(LPR) 이외에 러시아가 무력으로 점령한 남부 자포리자주와 헤르손주까지 포함한다.
DPR 수장 데니스 푸실린은 “돈바스가 고향으로 돌아간다. 적기가 왔다”며 “의회에 관련 법안을 지지해 달라고 요청한다”고 밝혔으며 LPR 수장 레오니트 파센치크, 자포리자주 친러시아 행정부 수반 예브게니 발리츠키, 헤르손주 친러시아 행정부 수반 블라디미르 살도 역시 같은 계획을 발표했다.
당초 러시아는 11월 4일 ‘국민 통합의 날’에 투표를 시행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최근 우크라이나가 동부 하르키우주를 대부분과 남부 돈바스 요충지까지 탈환했다는 소식이 들리면서 투표를 강행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
해당 소식이 알려지자 같은 날 미국 백악관 제이크 설리번 국가안보보좌관은 브리핑에서 "우리가 몇 달간 경고한 대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점령지, 심지어 현재 장악하지 못한 지역에서도 우크라이나의 주권을 직접적으로 침해하는 사기(sham) 주민투표를 추진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강한 비난을 퍼부었다.
이어 설리번 보좌관은 "주민투표는 국제체제의 기반이자 유엔헌장의 핵심인 주권 및 영토보전의 원칙에 대한 모욕"이라며 "러시아는 주민투표를 조작하고 그 결과를 근거로 당장 또는 미래에 이들 영토를 합병할 것"이라면서 "미국은 우크라이나의 그 어떤 영토에 대한 러시아의 주장도 절대 인정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역시 “러시아가 가짜 주민투표를 강행할 경우 모든 대화 기회가 차단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박창욱 기자 pbtkd@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