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뉴욕 유엔 총회장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자유를 위한 국제사회의 연대를 강조한 윤석열 대통령의 첫 유엔총회 기조연설에 여야 반응은 크게 엇갈렸다. 집권여당인 국민의힘은 "'글로벌 중추국가'로의 도약을 알리는 선언이었다"고 호평했고, 제1야당인 민주당은 "추상적인 구호에 그쳤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국민의힘은 21일 윤 대통령의 유엔 연설에 대해 "인류 보편적 가치인 자유에 기반한 국제사회의 연대를 강조함으로써 대한민국의 외교 방향을 분명히 했다"고 말했다. 박정하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윤 대통령의 유엔 총회 연설은 이제는 대한민국이 국제사회의 자유와 연대를 위해 적극적인 역할을 하는 '글로벌 중추국가'로의 도약을 알리는 선언이었다"며 "북핵 위협, 펜데믹 극복, 평화 유지를 위한 국제사회 일원으로의 책임 등을 역설함으로써 국제사회에 지도자로의 위상을 보여주기도 했다"고 평가했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윤 대통령이)자유, 연대 등 본인이 소중하게 생각하는 가치를 잘 말씀하셨다"고 했다. 김기현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윤 대통령의 유엔총회 기조연설은 한마디로 '대한민국 정상화 선언'"이라고 규정했다. 그는 과거 문재인 전 대통령의 유엔총회 연설과 비교하며 "(윤 대통령의 연설은)북한의 어떠한 도발 위협에도 굴종하지 않고 국제사회와의 연대를 통해 자유를 지키겠다는 강력한 의지의 천명이라고 본다. 국제사회에서 대한민국의 책임 있는 역할을 강조한 윤 대통령의 담대한 연설에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아낌없는 박수를 보낸다"고 말했다.
반면 민주당은 윤 대통령이 유엔 연설에서 '자유'를 강조한 데 대해 "미국을 중심으로 한 서방 국가들이 주장하는 가치외교에 전적으로 편입하려는 것은 아닌지 우려스럽다"고 지적했다. 박성준 대변인은 국회에서 브리핑을 통해 "21번이나 자유를 언급했지만 추상적인 구호에 그쳤고, 국제사회의 흐름과도 동떨어져 있다는 인상을 지우기 어렵다"며 "팬데믹, 탈 탄소, 디지털 격차에 대한 해결책으로 국제적 자유와 연대를 강조했는데 그 해결책이 '자유'라니 이해하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뉴욕 유엔 총회장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민주당은 윤 대통령의 유엔 연설에 북한을 직접적으로 언급하지 않은 점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박 대변인은 "대통령은 우리의 핵심 과제인 한반도의 평화와 비핵화 문제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다"며 "유엔의 여러 나라는 한반도의 평화와 비핵화에 대한 윤석열정부의 명확한 비전과 해법을 듣길 원했을 것이다. 그런 점에서 오늘 유엔총회 연설을 무엇을 위한 연설인지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민주당 의원들도 윤 대통령의 유엔 연설이 다소 난해했다는 데 공감했다. 윤건영 의원은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좀 평이했다라는 평가를 내리고 싶다"며 "연설의 울림은 크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또 "개인적인 평가는 자유와 연대라는 그 쉬운 단어를 그렇게 어렵게 쓸 수 있을까"라며 "난해했다"고 밝혔다. 김영배 의원도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서 "자유와 연대 말씀을 많이 하시면서 탈 탄소 그 다음에 감염병 대응 이렇게 국제사회의 주요 과제를 열거를 하셨다"며 "우리나라 현실과는 매우 동떨어진 말씀 같아서 굉장히 안타깝고 앙꼬 빠진 찐빵"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윤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제77차 유엔총회에서 기조연설을 통해 "자유와 평화에 대한 위협은 유엔과 국제사회가 그동안 축적해온 보편적 국제 규범 체계를 강력히 지지하고 연대함으로써 극복해 나가야 한다"며 자유와 가치 공유국의 유엔 중심 연대를 강조했다. 이번 연설에서는 북한을 직접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다만 윤 대통령은 "오늘날 국제사회는 힘에 의한 현상 변경과 핵무기를 비롯한 대량 살상 무기, 인권의 집단적 유린으로 또 다시 세계 시민의 자유와 평화가 위협받고 있다"며 간접적으로 대북 메시지를 냈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