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동지훈 기자] 먹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치료제를 개발 중인
현대바이오(048410)가 국내 긴급사용승인 신청을 서두르고 있다. 반면 허가당국은 관련법을 근거로 긴급사용승인 신청 대상에 의약품 개발사는 포함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26일 현대바이오에 따르면 이 회사는 국내 의약품 인허가 대행 및 개발 컨설팅 전문업체 메디팁과 용역계약을 체결하고 지난 22일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현대바이오가 밝힌 용역계약 체결 배경은 경구용 코로나19 치료제로 개발 중인 후보물질 'CP-COV03' 긴급사용승인 가속화다. CP-COV03은 니클로사마이드를 주성분으로 하는 후보물질이다. 현대바이오는 지난 7월 CP-COV03 제품명을 '제프티(Xafty)'로 확정한 바 있다.
용역계약 이후 현대바이오는 "코로나19 치료제로 CP-COV03의 긴급사용승인을 최대한 빨리 신청하기 위해 메디팁과 인허가 대행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현대바이오의 CP-COV03 긴급사용승인 신청 관련 언급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그동안 현대바이오는 CP-COV03 임상시험을 준비 중이거나 진행할 당시에도 여러 차례 국내외 긴급사용승인 신청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실제로 현대바이오는 지난 7월27일 CP-VOC03 제품명을 확정했을 당시 "긴급사용승인을 최대한 빨리 신청하기 위해 8월 초에 고려대 안산병원에서도 임상을 진행하며, 그 밖에도 전국의 대형병원 등을 포함해 10곳 이상으로 임상시험 실시기관을 확대하기로 하는 등 코로나19 임상 진행 속도를 끌어올리는 데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현대바이오 서울사무소 입구 전경. (사진=현대바이오)
현대바이오 계획과 달리, 관련법은 의약품 개발사의 긴급사용승인 신청을 제한하고 있다.
지난해 3월부터 시행 중인 공중보건 위기대응 의료제품의 개발 촉진 및 긴급 공급을 위한 특별법을 보면,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장은 공중보건 위기상황에 적절히 대처하기 위해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경우 또는 관계 중앙행정기관의 장의 요청이 있는 경우 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긴급사용승인을 할 수 있다.
이 법 내용 중 의약품 긴급사용승인을 신청하는 관계 중앙행정기관은 보통 질병관리청(질병청)장이다. 실제로 코로나19 환자들에게 처방되고 있는 먹는 항바이러스제 '팍스로비드'와 '라게브리오' 긴급사용승인도 질병청장의 요청에 따른 것이다.
식약처는 이 법을 근거로 의약품 개발사의 긴급사용승인 신청은 원칙적으로 어렵다고 선을 그었다.
식약처 관계자는 "긴급사용승인은 법에서 정한 절차에 따라 진행된다"며 "의약품 개발사는 긴급사용승인 신청 대상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현대바이오는 관련법 내용과 식약처 답변에 대한 입장을 묻자 관계당국이 CP-COV03 긴급사용승인을 논의할 때 활용할 자료를 준비하는 등 사전작업을 진행한 것이라고 답했다.
현대바이오 관계자는 "긴급사용승인에 필요한 협의 내지는 임상 데이터 공유를 위한 용역계약을 체결한 것"이라고 말했다.
동지훈 기자 jeehoo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