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수민 기자] 이른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박탈) 법으로 불리는 검찰청법·형사소송법 개정안의 위헌성 여부를 가리는 헌법재판소 공개변론이 열린다. 앞서 예고한대로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직접 출석해 변론할 예정이다.
헌법재판소는 27일 오후 2시 서울 종로구 헌재 대심판정에서 법무부가 국회를 상대로 낸 권한쟁의심판 청구 사건의 공개변론을 진행한다.
권한쟁의심판 청구인 대표인 한 장관은 이날 공개변론 헌재 재판관들 앞에서 '검수완박' 입법의 위헌성을 직접 설명한다. 현직 법무부 장관이 권한쟁의심판장에 직접 나서는 것은 이례적이다.
한 장관은 지난 21일 "잘못된 의도로, 잘못된 절차를 통해, 잘못된 내용의 법률이 만들어지고 시행돼 심각한 국민 피해가 우려된다"며 "헌법재판소와 국민들께 가장 효율적으로 잘 설명할 수 있는 방법을 찾겠다고 말씀드렸는데, 직접 변론기일에 출석해 소상히 설명드리고자 한다"고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날 변론에선 지난 4월 이뤄진 검찰청법·형사소송법 개정이 '위헌적 절차'에 의한 것이었는지와 개정 법률이 '위헌적 내용'을 담고 있는지가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법무부는 개정안으로 인해 검사의 수사·공소기능이 제한되면 그 피해는 국민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의원 위장탈당' '회기 쪼개기' 등 편법을 통해 입법이 강행돼 절차에도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또 헌법이 검사의 영장청구권을 인정함에 따라 검사의 수사권과 소추권이 보장되는데, 수사 개시 대상 범죄가 축소돼 수사권이 침해됐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경찰의 수사 없이는 기소할 수 없어 소추권도 침해된다는 주장도 하고 있다.
반면 국회 측은 수사 및 공소제기 주체와 그 권한 범위, 절차 등은 전형적인 입법사항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헌법이 검찰의 수사권을 명시적으로 규정하지 않았기 때문에 입법정책의 영역이라는 취지다.
시행령 개정 문제도 또 다른 쟁점 사안이다. 법무부가 최근 시행령을 개정해 검찰의 직접 수사개시 대상 범죄의 종류를 늘린 것에 대해 국회는 "개정 시행령을 통해 검찰의 권한은 확대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법무부는 하위법령 정비로 검수완박의 위헌성이 치유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아울러 국회는 별건 수사 금지 등 조항은 인권보장과 적법절차 준수를 위해 필수적이며, 입법 절차상 하자는 국회 내 기관이 주장할 수 있는 것으로 법무부와 검사들은 청구인으로서 자격이 없다는 논리다.
이날 법무부 측에서는 헌재 재판관을 지낸 강일원 변호사 등이 변론에 나서고, 이인호 중앙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참고인으로 출석한다. 국회 측 대리인은 헌법연구관 출신 노희범 변호사가, 참고인으로는 이황희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나온다.
권한쟁의심판은 국가기관 사이 권한 범위에 대한 다툼이 있을 때 청구하는 헌법재판으로 공개변론이 원칙이다. 헌법재판관 전원(9명)이 심리하고, 과반수인 5명 이상의 동의로 인용·기각·각하 결정이 난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26일 경기 과천시 법무부 청사로 출근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수민 기자 sum@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