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재훈 기자]
삼성전자(005930)가 자회사 삼성디스플레이와 함께 접고 펴는 폴더플폰에 이어 옆으로 미는 '슬라이더블', 돌돌 말 수 있는 '롤러블' 스마트폰에 도전장을 던졌다.
제품명 상표 출원, 특허 등록 등 출시를 위한 다양한 법적 절차를 밟으면서 제품 출시 시기를 조율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최근에는 삼성디스플레이가 인텔 개발자 행사에서 '슬라이더블 디스플레이'를 실제로 깜짝 공개하면서 제품화 단계가 임박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27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 소재 인텔 본사에서 열린 '2022 인텔 이노베이션' 행사에서 최주선 삼성디스플레이 대표이사 사장이 등장해 17인치 슬라이더블 PC용 디스플레이를 선보였다. 플렉서블 OLED를 기반으로 만들어진 해당 제품은 화면 한쪽 끝을 잡아당기면 옆으로 크게 펼쳐진다. 13인치였던 디스플레이는 펼치면 17인치까지 확대된다.
삼성디스플레이가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에서 열린 '인텔 이노베이션' 행사에서 공개한 슬라이더블 디스플레이. (사진=인텔 유튜브 캡쳐)
최주선 삼성디스플레이 사장은 "이 기기는 더 큰 화면과 휴대성에 대한 다양한 요구를 충족해줄 것"이라며 "폴더블은 갔지만 슬라이더블은 이제 시작에 불과하고 앞으로 더 우수한 이용자 경험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달 열린 한국디스플레이산업전시회에서 슬라이더블 디스플레이가 탑재된 스마트폰 시제품도 공개한 바 있다.
삼성전자가 폴더블에 이어 다양한 폼팩터 개발에 주력하는 것은 포트폴리오 다양화를 통해 스마트폰 시장 장악력을 공고히 하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폴더블폰 시장은 화웨이·샤오미·오포·아너 등 중화권 업체들이 뛰어들면서 삼성전자의 시장 점유율이 낮아지고 있는 추세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폴더블폰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85%에서 올해 74%로 낮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최근까지 삼성전자와 삼성디스플레이는 특허청에 슬라이더블, 폴더블 디스플레이 관련 특허와 상표를 다수 등록하면서 제품 상용화를 준비해왔다. 특히 삼성전자 역시 올 상반기 특허 분할 출원 등을 진행하고 있다. 분할 출원은 기술을 세분화해 여러 특허를 확보하는 전략적 지식재산 관리 방법으로 꼽힌다. 최근에는 경쟁사들의 진입 장벽을 높이면서 특허 권리 범위를 확장시키기 위한 수단으로 널리 쓰이고 있다.
삼성전자가 지난 5월 분할 출원한 롤러블 스마트폰 특허. (자료=특허청)
삼성디스플레이 역시 지난 16일 특허청에 '슬라이더블 플렉스 솔로'와 '슬라이더블 플렉스 듀엣'이라는 명칭의 상표 2건을 출원했다. 업계 안팎에서는 시제품이 공개된 만큼 삼성전자가 이르면 내년에 제품을 출시할 것이란 목소리도 나온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폴더블폰 처럼 시장 1위를 꿰차기 위해 빠르게 시장에 진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원준 삼성전자 MX사업부 전략제품개발팀장 부사장은 이달 초 독일에서 열린 'IFA 2022'에서 "롤러블, 슬라이더블폰은 오랫동안 보고 있는 제품"이라며 "새 스마트폰으로 고객에게 어떤 경험을 줄 수 있을 것인지 연구하고 있다"고 제품 출시를 시사한 바 있다.
조재훈 기자 cjh125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