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범종 기자]
한화에어로스페이스(012450)가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 체계종합기술 이전 사업 우선협상 대상자에 선정되면서 ‘한국형 스페이스X’에 한발짝 다가서게 됐다.
7일 정부가 확정한 ‘한국형발사체(누리호) 고도화 사업 발사체 총괄 주관 제작’ 사업은 누리호 반복 발사와 기술 이전을 통해 민간 체계종합 기업을 육성·지원해 ‘뉴스페이스’로 불리는 민간 주도 우주개발에 힘을 싣고 국내 발사체 사업 생태계를 조성하는 사업이다.
7일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 체계종합기술이전 우선협상대상자에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선정됐다. 사진은 지난 2021년 10월21일 누리호가 1차 발사되는 모습. (사진=한국항공우주연구원)
한화에어로는 앞으로 한국항공우주연구원과 업무 세부 내용, 기술 이전 항목 등에 대한 협상을 진행한다. 별다른 문제가 없으면 다음달 체계종합기업으로 최종 확정된다.
한화에어로가 체계종합 기업에 최종 선정되면, 2027년까지 항우연과 누리호를 세 기 제작하고 네 차례 반복 발사한다. 이 과정에서 발사체 설계·제작·조립·발사운용에 이르는 체계종합 역량과 실증 기회를 확보할 수 있다. 여기 투입되는 정부 예산 6873억원 가운데 주관기업에 배정된 예산은 최대 3036억원이다.
한화에어로는 지난 1999년부터 발사체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누리호의 심장’이라 불리는 75톤급, 7톤급 엔진을 비롯해 추진기관 공급계, 자세제어시스템 등 핵심 시스템 개발과 나로우주센터의 주요 시험 설비 구축에 참여했다.
이번 사업으로 체계종합역량도 확보하면, 향후 우주 발사 서비스까지 제공할 수 있는 국내 유일 민간 우주기업으로 거듭나게 된다.
한화에어로는 누리호 개발 사업 외에도 ‘스페이스 파이오니어 사업’, ‘소형발사체 개발 사업’ 등 정부주도 우주개발 사업에 참여하며 발사체 관련 기술력과 노하우를 쌓아왔다.
올해 초에는 항우연과 공동으로 소형 발사체의 체계 개념 설계를 마쳤다. 발사체의 두뇌에 해당하는 ‘발사체 통합 에비오닉스(발사체 전자장비 및 시스템)’ 개발에도 참여하고 있다.
한화에어로는 향후 차세대발사체 개발 사업에도 참여해 정부와 함께 상업용 대형급 발사체를 개발하고 지속적인 연구개발(R&D) 투자로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춘 발사체를 개발해 나갈 계획이다.
한화에어로 관계자는 "누리호 고도화 사업을 위해 전담 조직과 인원을 대규모 투입해 1년여간 치밀히 준비해 왔다”며 “20년 넘게 독자 발사체 개발에 참여해온 실적과 국내 1위 방산 그룹으로서 확보한 체계 종합 역량, 우주산업화에 대한 확고한 의지, 우주사업 비전 및 투자 전략을 명확히 제안한 것이 좋은 결과로 나온 것 같다"고 자평했다.
그룹 차원의 우주산업 역량도 조명받고 있다. 한화그룹은 지난해 3월 흩어진 우주산업 핵심 기술의 유기적 결합을 위해 사업 협의체 ‘스페이스 허브’를 구축했다. 지주사 한화는 고체연료 발사체와 위성추진시스템 등 우주 분야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 한화시스템과 쎄트렉아이는 인공위성 개발과 통신·정찰 등 위성 서비스를 제공한다. 한화그룹의 5년 투자액 37조6000억원 가운데 방산·우주항공 분야 투자액은 2조6000억원을 차지한다.
이범종 기자 smil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