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청래(오른쪽) 국회 과방위 위원장이 1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정보통신산업진흥원, (부설)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 한국인터넷진흥원,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 한국데이터산업진흥원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발언에 대한 사과 요청에 박성중 국민의힘 여당 간사의 항의가 이어지자 정회를 선언한 뒤 이동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뉴스토마토 김광연 기자] 여야가 지난달 22일 미국 순방 도중 있었던 윤석열 대통령의 비속어를 놓고 재차 공방을 벌였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는 13일 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을 상대로 국정감사를 진행했다.
국민의힘은 MBC가 '바이든'이라고 확정해 보도한 사실을 거듭 문제 삼았다. 김영식 의원은 "MBC는 윤 대통령의 사적 발언을 날조하는 행위를 했다. 자체 보도준칙을 지켰다면 '바이든'이라는 날조된 방송은 불가했다"며 "하지 않은 말을 했다고 명예를 실추시키는 게 공정한 방송인지 묻고 싶다"고 MBC의 책임을 물었다.
MBC는 지난달 윤 대통령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주최한 글로벌펀드 제7차 재정공약회의에 참석한 뒤 행사장을 빠져나오면서 박진 외교부 장관 등 우리 측 일행에게 한 "국회에서 이 XX들이 승인 안 해주면 바이든은 X팔려서 어떡하나"는 말을 자막을 입혀 첫 보도했다. 김은혜 대통령실 홍보수석은 '바이든'이 아닌 '날리면'이었으며, 비속어 대상도 미국 의회가 아닌 우리 국회라고 해명했다. 윤 대통령은 순방 이후 첫 대통령실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사실과 다른 보도로서 동맹을 훼손"했다며 강한 불쾌감과 함께 진상 규명을 촉구했다.
김 의원은 이와 함께 지난 10일 MBC 'PD수첩'이 윤 대통령 배우자 김건희 여사의 논문 표절 의혹을 다루며 김 여사와 닮은 대역배우를 쓰는 과정에서 '대역'이라는 표기를 쓰지 않은 점도 지적했다. 그는 "대역이라는 것을 방송에 고지하지 않았다"며 "MBC 보도를 보면 윤석열과 국민의힘은 절대악인 것처럼 묘사한다. 윤석열은 절대 악이고 이재명은 절대 선이냐"고 따졌다.
같은 당의 윤두현 의원은 "실제 상황과 다르게 보도된 것을 왜곡이라고 한다. 정확하게 안 들리면 양쪽 의견을 전달하고 판단은 시청자에게 맡기면 된다"며 "소수 의견이 있는 것을 왜 반영하지 않았느냐"고 MBC를 향한 공세에 가세했다.
이에 권태선 방문진 이사장은 "PD수첩이 취재준칙을 지키지 않은 것으로 엄격히 책임을 물어야 한다"면서도 "'바이든' 관련해서는 MBC가 날조했다고 표현하는 것은 전체 보도 경위를 살폈을 때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반박했다.
민주당은 MBC 방어에 나서며 언론탄압 노선을 폈다. 박찬대 의원은 "바이든 보도는 MBC만 한 게 아니라 다른 많은 매체도 그렇게 했다"며 "특정 정당과 대통령실이 나서서 MBC에 항의하는 것이 언론 독립성을 침해하는 발언이 아닌가. 윤 대통령이 평소 자유를 많이 언급했는데, 그 자유에 왜 언론의 자유는 빠져 있는 것인가"라고 꼬집었다.
윤영찬 의원은 "김은혜 홍보수석은 윤 대통령 문제의 발언 후 15시간이 지난 뒤 '바이든'이 아니라 '날리면'이라고 뒤집었다. 그전에 대외협력실이 기자들에게 보도하지 말아달라고 사정했는데, 그때는 왜 날리면이라고 이야기하지 않은 것이냐"며 "윤 대통령이 사실과 다른 보도라고 지시를 하니까 바로 MBC 고발하고 손해배상 청구하고 탄압이 이어졌다"고 지적했다. 이어 "MBC만 딱 찍어서 탄압하는 것은 평상시 MBC에 가지고 있는 대통령실의 감정이 반영된 게 아닌가"라며 "왜 이렇게 보도했느냐는 대통령실의 공문 자체가 언론 압박이자 탄압"이라고 비판했다.
김광연 기자 fun350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