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검! 2010 IT 트렌드)'구름 속 전쟁', 클라우드 컴퓨팅

(집중기획)③한발 늦은 국내 기업들 '응용 서비스' 노린다

입력 : 2010-10-08 오전 11:27:34
[뉴스토마토 김나볏기자] 글로벌 경기 불황을 계기로 비용 절감과 비즈니스 민첩성이 기업들의 화두로 떠올랐다. 이를 가능하게 해주는 핵심 기술의 하나가 바로 클라우드 컴퓨팅이다.
 
클라우드 컴퓨팅은 모든 것을 웹에서 해결할 수 있게 해주는 사용자 중심의 서비스를 말한다. 기존에 각자 보관하던 데이터는 클라우드 데이터 센터로 이전하고, 이곳에서 데이터 집적 및 분석을 통해 데이터 예측도 가능하게 한다.
 
IT 신성장동력을 찾기 위해 혈안이 돼 있는 기업들에겐 구미가 잔뜩 당기는 얘기다.
 
현재 세계 최고수준의 클라우드 컴퓨팅 기술력은 미국이 보유하고 있다. 애플, 구글, 마이크로소프트(MS) 등 내로라하는 기업들은 하나같이 클라우드 컴퓨팅 시장에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우리는 사실 한발 늦었다. 클라우드 컴퓨팅의 중요성을 조금 뒤늦게 인식하기 시작했다. 지난해 지식경제부에서 비교평가한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클라우드 컴퓨팅 기술 면에서 미국에 비해 전반적으로 4.1년 정도 뒤쳐졌다.
 
4.1년의 기술격차는 원천기술과 응용기술 모두를 조사해 나온 것이다. 하지만 아직 실망하기에는 이르다. 앞선 기술력을 자랑하는 구글이나 아마존 같은 글로벌 업체들의 경우도 자체 클라우드 서비스를 런칭하긴 했지만 아직까지는 이를 널리 보급하거나 활성화하지는 못한 상태다.
 
전문가들은 이 시점에서는 포지셔닝을 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업계의 한 전문 연구원은 "사실 우리나라의 경우 기술개발도 하긴 하지만 응용기술이나 응용기술 서비스를 개발하는 게 대부분"이라며 "클라우드 컴퓨팅도 마찬가지로 응용기술 서비스 부문에서는 승산이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국내 업계 별로 보면 통신사 중에서는 KT(030200)가 유클라우드 개인용, 기업용 클라우드를 단계별로 오픈했다. PaaS(Platform as a Service)로 분류된다. 
 
SK텔레콤(017670)도 개인용 클라우드 런칭을 준비 중이다. 시기는 올 하반기가 될 전망이다.
 
IT서비스 업체 중에서는 삼성SDS가 모바일과 바이오인포매틱스를 중심으로 클라우드 시장에 대비하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에 대해 "사업이 상당히 진척된 것으로 알고 있다"며 "내년 상반기에 터트릴 준비가 돼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LG CNS는 데스크탑 가상화에 주력하고 있다. IaaS(Infrastructure as a Service)로 분류되는 이 서비스는 하반기에 상용화될 예정이다. 이미 자사나 내부 계열사를 상대로 영업을 시작한 상태며 연말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한 관계자는 "하반기까지 서비스를 만든다 하더라도 빠르면 내년이 돼야 진정한 상용화 단계에 이를 것"이라고 전했다.
 
포털 쪽에서는 나우콤의 세컨드라이브(2ndrive), NHN N드라이브 등이 꼽힌다. 이들 서비스는 모두 구글 닥스(.docs)와 비슷한 형태이며 역시 클라우드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현재 이들 대부분의 대기업은 응용기술 서비스 사업을 진행하는 데 있어 자체 기술보다는 주로 중소기업의 요소기술이나 솔루션을 채택해 서비스로 만드는, 통합 서비스 기술을 제공하고 있는 상황이다.
 
따라서 앞으로 응용기술 서비스가 계속 발전하려면 중소기업의 경쟁력 있는 기술을 사장시키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한국클라우드서비스협회 민영기 사무국장은 "공동브랜드를 만들어야 할 필요성이 있다"며 "아직 시장의 여건을 보고 있는 단계긴 하지만 'K클라우드'라는 공동브랜드를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중소 클라우드 기업들이 자금 여력이 없어 마케팅을 하지 못하고 기술개발에서 그치는 것을 막아보자는 취지다.
 
또 이용자를 위해 데이터 손상시 공동 콜센터를 마련하는 등 책임소재 규명 노력도 필요하다. 클라우드 컴퓨팅은 초기단계에서 이제 막 상승 국면에 진입하려 하고 있는데 시장에서 한번 불신을 받게 되면 만회하기까지 상당기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밖에도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를 소비하는 입장에서도 트렌드로 인식해 무작정 도입하는 것을 경계해야 할 필요가 있다.
 
민 사무국장은 "무분별한 구축, 도입에 따른 부작용 때문에 많은 장점에도 불구하고 활성화가 어려워질 수도 있다"며 "자기가 하고 있는 비즈니스 영역이나 정보를 분석한 후 민감한 사안이라고 판단되면 퍼블릭 클라우드보다는 자체 전산 자원을 활용하는 프라이빗 클라우드를 선택하되, 장기적으로 퍼블릭으로 연계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뉴스토마토 김나볏 기자 freenb@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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