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은화 기자]
카카오(035720)가 지난 15일 발생한 SK C&C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로 연일 화제다. 전 국민이 사용하는 ‘카카오톡’을 비롯해 카카오택시, 카카오페이 등 서비스들에 장애가 발생하면서 데이터센터의 중요성이 급부상했다.
데이터의 ‘이중화’와 재난복구(DR)훈련 등이 모두 미흡해 일어난 카카오 사태를 두고 금융당국에서는 카카오와 같은 부가통신사업자에 대한 데이터 보호법을 강화한다고 나섰다. 이 법은 데이터의 ‘이중화’ 의무 조치를 강력 시행한다는 게 골자다.
현재 인터넷 서비스 기업인 부가통신사업자에 대한 이중화가 되어 있지 않은 실정이다. 하지만 금융위원회 등 금융당국이 관리 감독하는 기업들은 상황이 다르다.
한국거래소의 사례를 보자. 거래소는 금융위의 규정개정 등에 의거해 승인을 받고 데이터센터를 철저하게 운영해 오고 있다. 서울과 부산에 메인 데이터센터를 두고 백업 시스템을 상호 교차적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마련해뒀다. 서울전산센터에는 증권시장, 정보분배, 청산결제, 상장공시시스템 등으로 구성됐다. 부산전산센터에는 파생시장 및 일반상품시장 매매, TR(거래정보저장소), 홈페이지, 경영정보 시스템 등이 주요 데이터로 포함돼 있다.
여기에 비상 상황이 됐을 때 백업 프로세스가 잘 진행되는지 확인하는 재해복구(DR)훈련도 매년 진행하고 있다. 일 년에 2번은 거래소 실무자들이 주말을 이용해 백업시스템이 정상 작동되는지 테스트를 시행한다. 또 회원사들과 함께 진행하는 테스트도 해마다 두 번씩 이뤄진다. 가장 최근에는 지난달 17일 회원사들과 DR훈련을 진행했다.
거래소 관계자는 “2005년 통합거래소로 출범한 이래 백업 시스템이 작동하지 않아서 복구를 한 적이 없다”며 “시장이 마비되기 때문에 철저하게 관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증시가 호황일 때는 일평균 40조원 이상이 거래되기도 했던 주식시장에서 ‘전산 장애’는 거래소의 존폐 여부를 거론할 수 있을 만큼 매우 치명적이다. 시간이 조금만 지체돼도 투자자 수익이 순식간에 손실로 바뀔 수 있다. 거래소에서 데이터센터 관리를 철저히 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그런데 카카오의 상황도 ‘시간이 곧 돈’이 되는 사업 구조들이 얽혀 있어 데이터센터 관리의 중요성은 두 말 할 필요가 없다. 카카오가 이번 사태를 계기로 데이터센터 관리를 중요성을 깨닫고 또 한 번의 ‘카카오 먹통 사태’를 겪지 않도록 노력하기를 바란다.
최은화 증권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