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연 일양약품 대표이사가 2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서 열린 보건복지부, 질병관리청, 국민건강보험공단, 식품의약품안전처 등 산하기관에 대한 종합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뉴스토마토 동지훈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병(코로나19) 치료제 약물재창출에 나섰다가 효과를 왜곡했다는 의심을 받는
일양약품(007570)의 수장이 국정감사에서 사과했다.
김동연 일양약품 대표는 20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참석해 "대단히 죄송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대표의 증인 출석은 더불어민주당 신현영 의원에 요청에 따른 것이다. 이날 국감장에서 신 의원은 김 대표에게 코로나19 치료제 개발 과정에서의 주가조작 의혹과 관련, 사과를 포함한 공식 입장을 요구했다.
김 대표는 신 의원 질의에 "사회적 물의가 일어난 데 대해 대표로서 대단히 죄송하게 생각한다"면서도 "일양약품은 10년 전부터 항바이러스 연구에만 몰두해 지금까지 집중하고 있다"고 답했다.
또 "물의가 일어난 데 대해서는 사과 말씀을 드리지만 지속적으로 신약을 위해 열심히 할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일양약품은 국내 코로나19 유행 초기였던 지난 2020년 자사 항바이러스제 '슈펙트'를 치료제로 개발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같은 해 3월에는 코로나19 환자에게 슈펙트를 투여하고 48시간이 지난 뒤 위약군과 비교한 결과 투약군의 바이러스 양이 70% 감소했다는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이 발표가 나온 이후 2만원을 밑돌던 일양약품 주가는 최고 10만6500원까지 올랐다. 이후 일양약품 주가는 이듬해 3월 회사 측이 러시아에서 진행하던 임상시험 3상에서 효능을 입증하지 못했다며 개발 중단을 선언하면서 곤두박질쳤다.
경찰은 이 과정에서 일양약품이 임상을 진행한 고려대 의대 보고서 가운데 일부만 발췌했다고 보고 수사를 이어갔다. 후보물질의 치료 효과를 왜곡 발표해 주가를 띄워 자본시장법을 위반했을 소지가 있다는 판단이었다.
이후 일양약품은 수사기관에 충분히 소명했다는 내용의 입장문을 발표했다.
신 의원은 김 대표에게 입장 표명을 요구하기 전 일양약품 주가가 상승한 시기 오너 일가 4명이 8만2000주를 매도한 점을 언급하며 "언론플레이하고 주식 올려놓고 그 자금으로 상속세를 마련한 것 아니냐는 상당한 의심이 드는 상황"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에게 "앞으로 반복될 감염병 시대에 많은 제약회사들이 이런 식으로 국민들을 현혹할 수 있다"며 의견을 물었다.
조 장관은 "제도적인 개선 방안이 강구돼야 한다"며 "관계 부처 간의 협의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동지훈 기자 jeehoo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