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9월26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제19회 북한자유주간 개막식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유근윤 기자] 최근 북한과의 엄중한 대립상황이 이어지며 대북사업이 표류되는 가운데 관련 관용차는 지속적으로 늘어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2019년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결렬로 남북 평화 무드가 깨진 이후, 남북회담 등 관련 업무가 극히 부진한 상황임을 감안하면 혈세 낭비라는 지적도 나온다. 출퇴근용으로 관용차가 이용되는 등 업무와 무관하게 썼다는 지적도 함께 제기됐다.
24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이 통일부로부터 제출받은 산하기관별 21년도 결산내역, 22년도 사업계획서 및 산하기관 보유 관용차량 내역 등의 자료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관용차량 보유는 점점 늘어났다. 연도별로 살펴보면 △2013년 40대 △2014년 47대 △2015년 55대 △2016년 56대다. 남북 화해무드가 조성됐던 2018년 61대, 남북관계가 본격적인 강대강 대치로 돌아섰던 2020년에는 68대로 가장 많았다. 2022년 기준으로는 현재 67대가 운용 중이다.
현재 15대로 가장 많은 차량을 운용하고 있는 남북회담본부는 '정상회담-고위급회담-분과회담'의 남북회담 업무를 총괄하며 남북회담 개최시 행사 운영을 총괄한다. 남북회담본부는 '9월 평양공동선언'이 이뤄졌던 지난 2018년 총 36차례에 걸쳐서 회담을 진행했으며, 마지막 회담은 같은 해 12월14일 이뤄졌던 제2차 남북체육분과회담이다. 그러나 지난 21년도 예산집행내역에 따르면 회담운영 및 지원에 사용된 운전원 인건비, 회담 장비관리, 회담차량 관리비 등으로 7200만원이 집행됐다.
남북출입사무소의 경우에도 2018~2021년도 성과계획서에 명시된 성과지표 및 최근 3년간 성과 달성도는 '해당없음'으로 기재됐다. 남북출입사무소는 경의선과 동해선의 도로 철도 출입심사시설 및 물류센터(총 55개동)에 대한 유지관리(시설관리·미화) 및 경비(특수경비업체 위탁)를 맡고 있으며 올해 10월 기준으로 직원 수는 18명, 공무직까지 포함하면 총 77명이다. 관용차도 8대가 운용 중이다. 지난해 예산으로 집행한 관용차량 유류비는 3400만원으로, 남북회담본부(15대)나 북한이탈주민정착지원사무소(12대) 등에 비해 가장 많다. 남북출입사무소에 유류비 및 차량 운영 목적을 확인한 결과 △유니버스 서울 왕복 운영 통근버스(1350만원) △이에어로타운 파주 문산·고성행 통근버스(640만원) △스타렉스 업무/출장용(190만원) △소나타 하이브리드 업무/출장용(160만원) △봉고3 시설관리용(29만원) 등이었다.
북한이탈주민정착지원사무소(하나원) 역시 총 차량 12대를 운용 중이며 그 중 6대가 2020년 이후 구매로 되어 있다. 2021년 결산내역 자료에 따르면 2020년 정착금지급 불용액 사유와 관련해 '코로나19로 인한 국내입국 탈북민 감소'로 기재됐다. 또 태영호 의원실이 통일부로부터 확보한 '탈북 후 대한민국 입국통계'에 따르면 △2019년 1047명 △2020년 229명 △2021년 63명으로, 역시 국내 입국 탈북민이 대폭 준 것으로 확인됐다.
태영호 의원은 대북사업이 사실상 중단되는 등 표류되고 있음에도 방만 운영이 지속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태 의원은 "정부부처 산하기관에서 보유하고 있는 관용차량은 국민의 혈세로 운용하는 것으로 구입 및 임대 목적에 맞게 사용되어야 한다"며 "기관에서 근무하는 공무원 및 공무직 직원들의 개인 편의를 위해 사용되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고 말했다.
태영호 의원실이 남북회담본부로부터 확인한 바에 따르면 회담이 없을 시 차량 운용목적과 운전원 고용사유와 관련해 "직원 출퇴근 등 이동용과 업무용으로 운영되고 있다"며 "회담용으로 고용됐지만 현재 국회나 타지역 사무실 등 이동소요가 있을 때 운전한다"는 답변을 받았다. 하나원 측에 추가 구입을 진행한 것과 관련해 문의한 결과 "차량 수를 추가로 늘리기 위해 구매한 것이 아니라 기존에 있는 차량들의 '내용연수(이용가능한 기간)'가 다 되어서 기존 차량을 폐차하고 구입한 것 뿐"이라며 "코로나 종식 후 탈북민 수가 늘 것을 예상하고 구매했다"고 했다.
유근윤 기자 9nyoo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