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황준익 기자]
현대차(005380)그룹이 미국 전기차 전용 공장 착공에 들어가며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대응을 본격화하고 있다. 현대차는 전기차 배터리 합작법인 설립도 검토 중이고
기아(000270)는 니로 전기차의 미국 출시 가격을 낮추는 승부수를 던졌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이날 오후 12시(현지시간) 미국 조지아주 서배너에서 전기차공장 착공식을 진행한다. 착공식에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도 참석한다.
미국 앨라배마주에 위치한 현대차 HMMA 공장.(사진=현대차)
앞서 현대차는 지난 5월 55억달러(약 7조8000억원)를 투자해 조지아주 서배너에 첫 전기차 공장을 설립한다고 발표했다. 현대차는 내년 상반기 착공해 2025년 완공할 계획이이다. 다만 IRA 발효로 착공 시점을 앞당겨 2024년 하반기부터 가동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IRA는 북미에서 생산된 전기차에 한해서만 보조금을 지급하도록 규정돼 있다. 한국에서 생산돼 미국에서 판매되는 현대차그룹의 전기차는 조지아주 공장 완공 전까지 보조금 혜택을 받을 수 없다.
전문가들은 기존 현대차 앨라배마 공장, 기아 조지아 공장의 내연기관 생산라인 일부를 전기차 라인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당장 연말부터는 앨라배마 공장에서 제네시스 GV70 전기차를 생산할 계획이다. 또 현대차는 IRA 대응방안으로 전기차 배터리 등 전기차 핵심 부품 조달을 위한 합작법인 설립도 검토하고 있다.
김철수 호남대 미래자동차공학부 교수는 "현재 현대차 미국 현지 공장에서 전기차 1차종 정도를 생산하는 것으로 계획돼 있다"며 "기존 케파(생산능력)가 꽉 차있어서 마냥 생산라인을 늘릴 수는 없다"고 말했다.
신형 니로 EV.(사진=기아)
기아의 경우 전기차 가격을 낮추며 보조금 격차를 줄이겠다는 전략이다. 오토모티브뉴스에 따르면 기아는 2세대 니로 EV 최고급 트림 '웨이브' 가격을 이전 모델보다 200달러 저렴한 4만5745달러로 책정했다.
그보다 낮은 엔트리 트림인 '윈드'는 전 세대 엔트리 트림 'S(4만385달러)'와 중간 트림 'EX(4만1285달러)' 사이인 4만745달러로 책정했다. 원자재 가격 상승과 전기차 수요 증대로 완성차 브랜드들이 가격을 올리는 상황에서 이례적이란 평가다.
이에 대해 오토모티브뉴스는 "니로 EV는 7500달러의 세액 공제 혜택을 받는 미국산 전기차에 대항할 수 있는 가격 경쟁력을 갖추게 됐다"고 평가했다.
전기차의 경우 보조금에 따라 판매량에 큰 영향을 받는다. 보조금을 받지 못할 경우 시장에서 외면받을 수 있다. 특히 현대차는 올해 상반기 테슬라에 이어 미국 전기차 시장 점유율 2위를 달성했다. 미국은 현대차의 2030년 전기차 해외 판매 187만대 목표 중 28%에 해당할 정도로 비중이 큰 시장이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학과 교수는 "미국에서 아이오닉 5나 EV6가 없어서 못 팔정도로 인기 있는 차종"이라며 "앞으로 미국에서 생산해야 되는 만큼 앨라배마, 조지아 공장의 내연기관 라인을 전기차 라인으로 바꿔 하루속히 생산해야 된다"고 말했다.
황준익 기자 plusik@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