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민주당 대표를 비롯한 의원들이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2023년도 예산안 및 기금운용계획안에 대한 시정연설을 마친 뒤 퇴장하자 피켓을 들고 야당탄압 중단을 촉구 있다.(사진=공동취재사진)
[뉴스토마토 유근윤 기자] 국민의힘은 검찰의 민주연구원 압수수색 등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는 민주당과 이재명 당대표를 향해 연일 날을 세우고 있다. 국민의힘은 25일 "민주당은 이제라도 선택해야 한다"며 "이 대표의 편에서 '허위사실' 방탄막이가 될 것인지, 아니면 진실의 편에서 '민생정당'이 될 것인지"라고 비판했다.
양금희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이날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브리핑을 통해 "어둠이 빛을 이길 수 없듯, 지금까지 이 대표가 거짓말로써 감추려고 했었던 진실들이 관련자의 입을 통해 하나 둘 드러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 대표가 지난해 대선 당시 방송 인터뷰 등에서 고 김문기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을 '모른다'고 했던 것을 예시하며 "이 대표는 해당 발언으로 현재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기소됐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 대표는 사안마다 '모른다', '10원 하나 받은게 없다'고 모르쇠지만, 관련된 사람들마다 이구동성 '허위사실'이라고 말하고 있다"며 "국민이 누구의 말을 믿겠냐"고 일갈했다.
김미애 원내대변인 역시 브리핑을 통해 이날 오전 윤석열 대통령의 국회 시정연설을 거부, 보이콧한 민주당을 향해 "민주당은 오늘 '이재명 대표' 하나 지키겠다고, 국민을 대표해 듣는 시정연설 참석의 국회 책무를 내버리고 이미 우리 헌정사에 큰 오점을 남겼다"고 지적했다.
김 대변인은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가 이날 "원내에서 예산과 법안을 가지고 국민이 부여한 권한을 더 강력하게 행사할 것"이라고 발언한 것을 꼬집어 "이제 한술 더 떠 예산안은 듣지도 않고, 예산심사는 하겠다고 감히 말한다"라며 "이는 '이재명 대표 방탄'을 위해 국회의 예산 심의권을 자신들 호주머니에 넣고 자기들 맘대로 농단하겠다는 소리로 들린다" 강조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2023년도 예산안 및 기금운용계획안에 대한 시정연설을 마친 뒤 국민의힘 의원들이 일어서 박수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사진)
이날 오전 시정연설 전 열린 국민의힘 원내대책회의에서는 강대강 대치를 이어가고 있는 민주당과 이재명 당대표를 향해 "악어의 눈물쇼", "정치 그만두고 눈물 연기 배우하는 게 낫겠다"며 맹공을 퍼부었다. 앞서 이 대표는 전날 검찰이 서울 여의도 민주당 당사 내 민주연구원 사무실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하자 당사 앞을 찾아 "대한민국 민주주의 정당사에 없던 참혹한 일"이라며 울먹인 것을 두고 꼬집은 것이다.
성일종 정책위의장은 "이 대표는 대선 과정에서는 욕설 파문을 덮기 위해 눈물을 보이더니 이번에는 검찰 수사를 가로막기 위한 눈물인가"라고 반문한 뒤 "진실을 밝히고 국민께 사죄드릴 자신이 없으면 정치를 그만두고 눈물연기를 앞세워 배우를 하는 게 더 나을 듯"이라고 지적했다. 송언석 원내수석부대표도 "이재명 대표는 민주당을 총알받이로 내세운 채 뒤에 숨어 특검을 주장하면서, 압수수색에 대해선 '악어의 눈물쇼'뿐 아니라 피해자 코스프레까지 하고 있다"고 힐난했다.
국민의힘 의원들도 민주당과 이 대표를 향해 한껏 날을 세웠다. 김기현 의원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민주당이 당사 압수수색 등에 반발해 대통령 시정연설 보이콧을 결정한 데 대해 "개딸들의 포로가 돼서 비정상적 사고를 하는 것이 아닌가 걱정이 좀 된다"고 말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를 향해서는 "게임 끝났다"며 "자백만이 유일한 수단"이라고 압박했다.
나경원 전 의원도 "유동규 전 본부장의 진술은 판도라의 상자나 마찬가지고, 김문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의 유족도 새로운 사실을 공개했다"며 "이제 수사는 이 대표를 향해 당연히 가야 될 것"이라고 말했다.
태영호 의원 역시 이날 논평을 내고 "민주당 의원들은 그 자격과 의무를 저버렸다. 거대 의석을 이용해 정권을 비호하는 법안들을 만들어 내고 이제는 다수의 횡포로 헌법 정신까지 유린하고 있다"며 "민주당은 이재명이 먼저인가, 국민이 먼저인가. '국회의원'인가 '재명갑옷'인가"라고 따졌다.
유근윤 기자 9nyoo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