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선율 기자]
위메이드(112040)가 자사 암호화폐 위믹스가 '투자유의종목'으로 지정된 것과 관련해 최근 수습책을 내놓았다. 하지만 위메이드 주가와 위믹스 가격은 여전히 급락세를 이어가는 등 시장의 반응은 싸늘하다. 업계에선 투명한 정보 공개를 넘어 위믹스 플랫폼의 양적·질적인 성장세가 확인돼야 분위기를 반전 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에 따르면 위믹스 시세는 지난 30일 시가 2020원에서 거래되다가 해명 공지를 올린 시점인 오후 8시15분경 최저 1800원까지 급락했다. 다음날인 31일에도 시가 1875원에 거래되며 큰 변동이 없는 모습이다. 위메이드 주가의 경우 31일 종가 기준으로 전 거래일 대비 0.67% 하락한 4만4350원을 기록했다.
위메이드 사옥. (사진=위메이드)
위믹스가 투자유의종목에 지정된 이유는 깜깜이 유통량 공시 때문이다. 위믹스 발행사인 위메이드는 이달 초 업비트에 지난해 12월31일부터 이달 31일까지의 예상 유통량을 2.45억개라고 알렸다. 그러나 실제 유통량은 지난 25일 기준 3.18억개로 예상 유통량보다 7000만개 이상의 차이가 발생했다. 이에 업비트, 빗썸, 코인원, 코빗 4개 거래소는 투자자들에게 적시에 명확한 정보 제공이 이뤄지지 않았다고 지적하며 유의종목 지정을 결정했다.
이에 대해 위메이드 측은 "위믹스의 생태계 발전을 믿고 참여하는 파트너가 늘면서 협력 모델의 목적이나 형태에 따라 불가피하게 일정 물량의 위믹스가 추가 공급되는 경우가 있었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위믹스를 시장에서 유동화 하지 않기로 약속하고, 지난 1월부터 시장을 통화 유동화를 중단한 상태"라며 "대신 위믹스 직접 투자, 위믹스 담보 대출, 위믹스 블록딜 매각 등 다양한 방식으로 자금을 확보하고 생태계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위메이드는 앞으로 유통량 변화 상황을 실시간으로 공지하는 체계를 마련하는 한편 유통량 관련 일체 행위에 대해 각종 채널에 모두 공시하겠다고 대응책을 제시했다. 보유한 모든 물량을 신뢰할 만한 제3자 수탁(커스터디)업체에 수탁할 계획도 전했다.
업계에서는 공시 강화만으로는 시장의 냉랭한 분위기를 전환시키기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위메이드가 그간 강조해온 글로벌 디지털 이코노미 플랫폼을 실현시킬려면 위믹스 기반 블록체인 게임 경쟁력을 함께 키우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그러려면 지난해 해외시장에 선보인 첫 P2E(플레이투언, 돈버는) 게임 '미르4'와 같은 제2의 흥행작이 나와야 한다. 그러나 최근 발표한 지난 3분기 실적도 영업손실 280억원으로 적자폭을 더 늘린 만큼 위메이드 입장에선 신작 준비에 대한 부담감이 더욱 커졌다.
위메이드는 연내 '미르M'의 블록체인 버전인 '미르M 글로벌' 출시를 준비 중이다. 그러나 당장 위믹스가 상장폐지 위기에 봉착하면서 P2E 버전 게임 구현에 불확실성이 커졌다. 위믹스 생태계 확장이라는 올초 제시한 목표 실현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장현국 위메이드 대표는 올해초 연내 위믹스에 100개 게임을 론칭한다는 목표를 제시해왔는데, 현재 위믹스 플레이에 온보딩된 게임은 17개, 온보딩 계약까지 완료된 게임은 43개인 상태다. 온보딩 게임수를 연내 100개 모두 채운다 하더라도 이용자와 거래액이 줄어드는 변수가 생긴다면 생태계 활성화를 하기 어려워진다. 지난 3분기 플레이 월렛(DEX)의 월간 활성 사용자 수(MAU)는 59만2216명으로 전분기 129만2780명과 비교해 절반 수준으로 감소했다.
온보딩된 게임 대다수도 중소형 게임 개발사 IP(지식재산권) 게임으로, 인지도 있는 타 게임사 대비 경쟁력이 낮은 상황이다. 가상자산 공시플랫폼 쟁글 측은 "미르 4 글로벌의 하향 안정화와 신규로 온보딩된 게임의 부진으로 인해 DEX 및 NFT 거래량이 하락하고 있으며, 올해 위믹스 플랫폼 매출 역시 매분기마다 전분기 대비 감소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기대작은 4분기 출시될 예정인 애니팡과 미르M 글로벌로, 이들 출시가 위믹스 플랫폼에 많은 유저를 온보딩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업비트 측은 유의종목 지정 후 2주일간 해당 가상자산에 대한 검토를 통해 거래지원 종료 여부를 최종 판단할 예정이다. 소명절차와 검토 과정에서 유의종목 지정 검토 기간은 연장될 수 있다.
이선율 기자 melody@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