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한솔 기자] 민선 8기 경기도 산하기관장 인선에 지역 정치인들이 잇달아 자리를 꿰차면서 일명 김동연 지사의 '코드인사'가 아니냐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경기도의회 김현석 국민의힘 의원은 2일 김 지사를 상대로 한 도정질문에서 "공정하게 전문가를 뽑겠다면서 전 국회의원, 전 도의원, 전 민주당지역위원장이 산하기관장으로 내정됐다"며 "기득권을 깨겠다는 지사의 말에도 불구하고 이번 기관장 내정 결과가 과연 기득권을 깬 것인지 의구심이 든다"고 지적했다.
이어 김 의원은 김 지사에게 "객관적이고 공정하게 산하기관장을 선임한다고 수차례 말했는데, 현재 산하기관장 내정자들은 전문가에 부합한다고 보느냐"고 질문했다.
최근 경기도는 산하기관장 내정에 속도를 높여 왔다. 경기연구원 원장에 주형철 문재인 정부 비서실 경제보좌관을, 경기도시장상권진흥원 원장으로 조신 전 민주당 성남중원지역위원장을 각각 내정했고, 경기도일자리재단 대표이사에 채이배 전 국회의원, 경기도사회서비스 원장에는 안혜영 전 경기도의회 부의장, 경기복지재단 대표이사에는 원미정 전 경기도의회 의원을 내정했다.
김 지사가 정치권 인사를 산하기관장으로 연이어 내정하자 국민의힘은 각 분야 전문가보다는 정치 전문가를 인선에 올렸다고 비판했다.
김 지사는 "도와 도의회, 각 기관이 추천한 임추위에서 객관적이고 공정하게 전문가를 선임하는 절차를 거쳤다"며 "전직 도의원이든, 전직 국회의원이든 나름의 활동을 통해 전문성을 인정받았다고 생각한다"고 반박했다.
계속해서 김 의원은 "최근 유동규 씨가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재직 시절 경기도청 산하기관장 등 7명과 정기적으로 모여 우호적 댓글을 달게하는 방법을 논의했다고 한다. 그 모임은 7인회로 불렸다"며 "정치적 중립성을 지켜야 함에도 특정후보 당선을 위해 활동했다면 공직선거법 위반이다. 김 지사의 기관장 임명을 보면 위 절차를 밟진 않을까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또 "차기 대선을 목적으로 한 인선은 아닌지 합리적으로 의심이 간다. 사실상 정치 전문가를 의미하는 것 아니냐"고 물었다.
이에 김 지사는 "산하기관장들은 저와 함께 일을 할 사람이다. 도청 간부도 그렇고 산하기관장 인선에 있어서 도민 삶의 질 향상과 도 발전 외에 다른 방향으로 인선하지도, 할 생각도 없다"며 "책임지고 사심 없이 도정을 이끌겠다"고 설명했다.
이어 도의회 여야의 파경으로 기약 없이 미뤄진 경기도와 도교육청 추경안에 대한 책임 공방도 이어졌다.
김 의원은 "2차 추경 파행의 단초는 버스유류비지원"이라며 집행부가 예결특위에 제출한 버스유류비 209억원을 파행의 원인으로 꼽았다. 그는 "진정 버스업계를 위한 예산이라면 사전협의를 했어야 했는데, 야당에 언급조차 없이 쪽지로 넣은게 참 아쉽다"고 말했다.
이에 김 지사는 "쪽지가 무슨 말인가. 누가 쪽지를 보냈나. 유류비는 버스 노조 파업 직전 협상장에서 나온 요구사항"이라며 "이미 추경안을 제출한 뒤에 버스업계에서 문제를 제기해 나온 예산이었다"고 반박했다.
그는 "갑자기 생긴 일에 어떻게 일일이 사전협의를 할 수 있나. 예산에 대해 부당하면 삭감 의견을 내고, 타당하면 반영하는 것이 예결소위가 할 일이다"며 "일단 책상에 올라와 있다면 삭감이든 반영이든 심의하고 결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2일 경기도의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365회 정례회 제2차 본회의에서 김동연 경기도지사 도정 질문(일문일답)에 답하고 있다.(사진=경기도의회)
수원=박한솔 기자 hs6966@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