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용윤신 기자] 제도 시행 2년차를 맞은 '국민취업지원제도'의 참여인원이 전년보다 더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10월까지 기준으로 올해 목표인원의 40% 참여에 불과해 올해 말까지 절반 수준에도 도달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청년·여성·저소득층 등 노동시장 취약계층의 취업지원을 위해 지난해 야심차게 준비했으나 정작 대상자들로부터 외면 받고 있다는 방증이다. 전문가들은 참여가 저조한 이유를 객관적으로 분석하는 등 제도 안착에 고삐를 죄야한다는 조언을 내놓고 있다.
3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올 10월까지 국민취업지원제도 참가자는 24만5000명에 그쳤다. 이는 올해 목표인원(60만명)의 40%에 그치는 수준이다. 제도시행 첫해인 지난해 참가자 수 42만명보다도 급감한 규모다.
국민취업지원제도는 저소득층과 신규 진입 청년, 경력 단절 여성 등 노동취약계층의 취업을 지원하기 위해 지난해 처음 도입됐다. 해당 제도는 직업훈련 뿐만 아니라 일경험 프로그램과 고용·복지서비스의 연계성을 높여 수급자의 개인별 취업 장애 요인 해소를 위한 맞춤형 취업지원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지난해 목표인원은 64만명으로 예산은 1조4000억원을 설정했다. 하지만 당시 예산 집행률은 70%에도 미치지 못했다.
고용부는 참여율을 높이기 위한 궁여지책으로 참여요건을 낮춘 바 있다. 완화 요건은 18~34세 청년의 가구 중위소득 120% 이하, 재산 합계액 4억원 이하인 경우 국민취업지원제도 'Ⅰ유형'의 취업지원·구직촉진수당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올해 7월에는 가구 기준으로 재산 합계 5억원 이하로 다시한번 재산 기준을 설정했다.
3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올 10월까지 국민취업지원제도 참가자는 24만5000명에 그쳤다. 사진은 취업지원센터 모습. (사진=뉴시스)
저소득 구직자 요건도 중위소득 50%·재산 3억원 이하에서 중위소득 60%·재산 4억원 이하로 변경했다.올해 목표인원은 지난해보다 낮춘 60만명으로 설정하고 1000억원을 늘린 예산 1조5000억원도 확보한 상태다.
하지만 올해 두달 남은 상황에서 목표인원은 절반에도 도달하지 못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이에 대해 정부 측은 최근 고용시장 상황이 호조를 보이는 등 낮은 집행률에 영향을 미쳤다는 판단을 하고 있다.
통계청이 발표한 '9월 고용동향'을 보면 지난달 취업자 수는 2838만 9000명으로 1년 전보다 70만 7000명 증가했다. 이는 9월 기준으로 1999년 9월(93만 5000명) 이후 23년 만에 최대 증가다.
고용부 관계자는 "취업자수가 18개월 연속 증가하는 등 올해 고용상황이 예상보다 좋은 상황"이라며 "기업 쪽에서 오히려 구인난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지난 9월 확장실업률은 9.9%에 달한다. 확장실업률은 취업자 중 추가취업을 원하는 사람 등까지 포함한 넓은 의미의 실업률 개념이다. 청년층의 확장실업률도 18.4% 수준이다.
정부는 내년 국민취업지원제도의 목표인원 47만명을 기준으로 1조2000억원을 편성한 상황이다.
부양가족이 있는 참가자에 한해 구직촉진수당을 더욱 높이겠다는 복안에서다. 고령부모나 미성년 부양가족이 있는 경우 1인당 10만원을 추가 지급하는 식이다.
두 달 내 취업할 경우 지급하는 조기재취업수당의 요건도 3개월 내 취업 시로 변경한다. 금액은 현행 50만원에서 잔여수당의 50%로 상향한다. 이 경우 참여자는 최대 125만원의 조기취업수당을 추가로 받을 수 있게 된다.
전문가들은 저조한 참가율에 대한 객관적인 분석을 통해 제도를 안착시켜야한다는 조언을 내놓고 있다.
박지순 고려대 노동대학원 교수는 "참여가 저조한 상황에 대해서는 객관적인 조사를 통해 예산이 더 효율적으로 집행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병훈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최근 취업률이 굉장이 좋은 것은 사실이지만 지자체와 유사한 사업들이 있는지에 대해서 정부가 제대로 체크해서 제도 안착을 도모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조언했다.
고용부 관계자는 "요건이 좀 까다로운 부분들이 있고 당사자들이 없는 측면이 있어 요건을 낮춘 측면이 있다"며 "남은 2개월간 홍보와 다른 부처들과 협업을 통해 집행률을 최대한 끌어올릴 예정"이라고 말했다.
세종=용윤신 기자 yonyo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