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적 음모론자'?…황운하 "한동훈 고소"

황 의원 "사실 기초해 합리적 의문 제기했을 뿐"

입력 : 2022-11-08 오후 2:59:50
황운하 민주당 의원이 지난달 14일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개인정보보호위원회에 관한 국정감사에서 질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뉴스토마토 김광연 기자] 황운하 민주당 의원은 8일 자신을 '직업적 음모론자'로 규정한 한동훈 법무부 장관을 향해 "해당 발언은 현행범으로 체포돼야 할 수준의 명백한 범죄"라며 "즉각 수사기관에 고소하는 것은 물론 국무위원으로서 국회의원의 정당한 활동을 왜곡하고 모욕한 정치적 책임을 묻겠다"고 반발했다.
 
황 의원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저는 단지 사실에 기초해 이태원 참사의 원인 규명을 위한 합리적인 의문을 제기했을 뿐"이라며 "윤석열정부가 고물가·고금리·고환율에도 뚜렷한 대책을 내놓지 못하면서 중대·긴급한 사안도 아닌 마약 문제에 대해 총력으로 대응하려고 했던 이유가 무엇이겠느냐. 지지율 하락 국면을 타개하기 위해 국민적 관심을 다른 곳으로 돌리기 위한 정치적인 목적으로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고 기존 주장을 이어갔다.
 
그는 "최초 용산경찰서가 계획한 핼러윈 마약 수사 형사 인원은 16명이었지만 9명이 늘었고, 서울청 마약범죄수사대 12명과 인접서 3개팀 13명이 추가돼 총 50명이 마약 수사에 동원됐다"며 "반면 시민 안전을 위한 병력 배치는 없었다. 가장 중시해야 할 시민의 생명과 안전이 뒷전으로 밀려난 것 아닌가 하는 의문이 제기될 수 있음은 너무도 당연한 지적"이라고 강조했다.
 
황 의원은 "한 장관은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종합정책질의 답변에서 제가 자신을 이태원 참사의 배후이자 주범으로 모는 내용의 발언을 했다고 주장했다. 명백한 허위사실임을 분명히 밝힌다"며 "저는 한 장관이 마약과의 전쟁 분위기를 선제적으로 만들었다고 했지, 참사의 배후나 주범이라는 내용을 발언한 적이 없다. 오히려 한 장관 스스로 마약과의 전쟁이 이번 참사의 원인 중 하나라고 인정하는 게 아닌지 묻고 싶다"고 꼬집었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8일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앞서 황 의원은 지난 2일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과의 인터뷰에서 참사 당일 사복 차림의 사법경찰 79명을 마약 단속에 투입한 것을 두고 "경찰청장, 서울경찰청, 용산경찰서 라인에 있는 사람들이 지금 엉뚱한 데 정신이 팔려 있다는 걱정이 든다"며 "마약과의 전쟁도 의도적으로 보인다"고 의심했다. 그러면서 한동훈 법무부 장관을 겨냥해 "바뀐 형사법상 마약은 검찰 수사가 아닌데 검찰은 마약 인력과 예산을 그대로 유지하고 싶어 한다"며 "마약사범의 실태를 부풀려 마약과의 전쟁이라는 분위기를 만들고, 거기에 암묵적으로 대통령실이나 국무총리실이 동조하니 경찰도 범정부적인 분위기 아니냐 해서 동조했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한 장관은 7일 국회 예결위 종합정책질의에서 "김어준씨나 황 의원과 같은 직업적인 음모론자들이 국민적 비극을 이용해 정치 장사를 하는 것은 잘못"이라며 "공당이 거기에 가세해서는 안 된다. 기본적인 사실관계는 있어야 하는데 뜬금없이 인과관계가 전혀 없는 법무장관이 왜 나오느냐. 허무맹랑한 소리"라고 비판했다.
 
야당 의원들의 반발이 잇따르자 한 장관은 "제 발언 때문에 의사진행이 되지 못한 점에 대해서는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면서도 "제가 말씀드린 취지에 대해서는 번복할 의사가 없다"고 뜻을 굽히지 않았다. 이후 자정을 넘겨 이어진 예결위에서 "제 답변으로 예결위 진행에 차질을 빚어진 것에 대해서는 유감으로 생각한다"고 짧게 사과했다.
 
김광연 기자 fun35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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