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예술도 고객 경험"…LG의 다양한 시도

기술력과 공연·건축·미술·패션·전시 접목

입력 : 2022-11-09 오후 12:00:00
[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최근 예술문화 분야에서 LG의 다양한 행보가 화제를 모으고 있다.
 
LG(003550)는 새로운 고객 경험을 창출하기 위해 LG의 기술력과 세계적 수준의 공연, 건축, 미술, 패션, 전시 등 다양한 분야의 예술문화를 접목하는 시도를 잇달아 추진하고 있다. 
 
새 문화예술 랜드마크 'LG아트센터 서울' 개관
 
올해 10월 13일 개관한 'LG아트센터 서울'이 새로운 문화예술의 허브로 떠오르고 있다. 
 
LG는 세계적인 수준의 국내외 최정상 아티스트들의 공연을 접할 수 있는 문화예술의 장을 마련하고, 청소년 인공지능(AI) 교육을 위한 교육시설인 'LG디스커버리랩'을 함께 운영하는 등 마곡 산업단지를 문화(Culture)·혁신(Innovation)·예술(Art)의 장으로 변모시키고 있다. 
 
'LG아트센터 서울'은 LG와 서울시가 강서구 마곡지구에 'LG사이언스파크'를 조성하면서 공공 기여시설로 건립이 추진됐다. 지난 22년간 450만명의 관객을 동원한 강남구 역삼동 'LG아트센터'의 브랜드를 계승하면서도 공공성을 강조하기 위해 공연장의 이름을 'LG아트센터 서울'로 변경했다. 
 
공연장 건물은 세계적인 건축가 안도 다다오가 디자인했으며, 안도 다다오가 '튜브(TUBE)', '게이트 아크(GATE ARC)', '스텝 아트리움(STEP ATRIUM)' 등 3가지 건축 요소를 바탕으로 디자인했다. 마곡지구의 중심인 서울식물원 입구에 있어 풍부한 자연환경을 함께 누릴 수 있으며, 지하철 9호선·공항철도 마곡나루역과 직접 연결된다.
 
'LG아트센터 서울'은 오페라 극장의 무대 크기와 콘서트 전용 홀의 음향 환경을 동시에 갖춘 최대 1335석 규모의 다목적 공연장 'LG SIGNATURE 홀', 공연에 따라 무대와 객석을 자유롭게 배치할 수 있는 가변형 블랙박스 'U+ 스테이지' 등 2개의 공연장을 갖추고 있다. 이외에도 2개의 리허설룸과 예술교육·체험 프로그램이 진행되는 3개의 클래스룸, 1개의 스튜디오, F&B 매장까지 보유한 복합문화공간으로 탄생했다. 
 
공연장 외에도 교육시설 등 다양한 시설과 콘텐츠로 방문객에게 색다른 즐거움을 선보일 예정이다. 미취학 아동부터 직장인, 시니어 고객까지 다양한 세대를 대상으로 발레, 음악, 연극 등 체험형 교육 프로그램과 예술과 인문학을 융합한 강의형 프로그램, 공연장 스태프의 가이드로 볼 수 있는 백스테이지 투어도 마련돼 있다. 'LG아트센터'와 '튜브'를 통해 연결되는 'LG디스커버리랩'에서는 청소년 대상 AI 교육도 이뤄진다.
 
지난 10월13일에 열린 개관 공연은 사이먼 래틀, 런던 심포니 오케스트라와 조성진의 협연으로 첫 관객을 맞았다. LG아트센터는 '초대권 없는 공연장'이란 운영 전통을 더 확고히 하기 위해 별도의 개관 행사를 진행하지 않고 전 좌석을 일반 판매해 그 수입금 전액을 기부, 공연예술계 신진 아티스트 활동에 지원한다. 지난 9월1일 판매를 시작한 개관 공연의 티켓은 오픈 40초 만에 전석 매진되며 화제가 되기도 했다. 
 
'LG아트센터 서울' 개관 공연 모습. (사진=Studio AL)
 
'LG아트센터 서울'은 12월18일까지 15편의 공연으로 구성된 '개관 페스티벌'을 진행한다. 이날치, 이자람, 이은결, 김설진, 김재덕, 박정현, 박주원,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 선우예권, 클라라 주미 강 등 한국 공연 예술을 대표하는 아티스트들의 무대와 아크람 칸, 요안 부르주아, 알 디 메올라, 파보 예르비와 도이치캄머필하모닉 등 동시대 최고 수준의 공연, 그리고 '다크필드 3부작'과 'Club ARC', '내게 빛나는 모든 것' 등 새로운 관객 경험을 선사할 공연들이 펼쳐진다. 개관 페스티벌 15편의 공연 중 5편의 공연이 이미 전석 매진되는 등 관객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이현정 LG아트센터 센터장은 "LG아트센터 서울은 예술과 과학, 자연과 시민이 교류하고, 공연예술과 다양한 문화가 공존하는 새로운 문화예술 랜드마크"라며 "서울 시민의 자부심이 되고, 전 세계의 아티스트가 동경하는 세계적인 공연장으로 키워나가겠다"고 밝혔다.
 
뉴욕 구겐하임 뮤지엄과 5년간 파트너십 체결
 
LG는 지난 6월 미국 뉴욕 구겐하임 미술관에서 2027년까지 향후 5년간 구겐하임 뮤지엄을 후원하는 글로벌 파트너십(Art&Technology Initiative)을 발표했다. 
 
이번 파트너십을 통해 LG는 기술과 예술의 융합을 발굴하고 지원하며, 현대미술 분야의 혁신적인 예술가들을 후원해 글로벌 미술계의 새로운 장을 여는 데 이바지할 계획이다. 
 
또 세계적인 현대미술관 가운데 유일하게 북미(미국 뉴욕), 유럽(스페인 빌바오, 이탈리아 베네치아), 중동(UAE 아부다비) 등 여러 대륙에 거점을 둔 구겐하임 뮤지엄과 협업하며 글로벌 시장에서 LG 브랜드의 창의적인 이미지를 강화할 예정이다. 이번 파트너십을 통해 전 세계 구겐하임 뮤지엄의 티켓, 브로슈어, 홈페이지 등에 LG 브랜드가 노출된다.
 
지난 1일(현지 시각) 미국 뉴욕 구겐하임 뮤지엄 외관의 LG 구겐하임 글로벌 파트너십 맵핑 광고. (사진=LG)
 
미술 교육과 기획전, 다양한 국제미술전을 개최하고, 디지털 전환을 시도하며 끊임없이 변화를 추구하는 구겐하임 뮤지엄의 특성은 차별화된 고객 경험을 강조해 오고 있는 LG의 행보와 맞닿아 있다는 평가다.
 
뉴욕 구겐하임 뮤지엄은 미술관으로는 세계에서 유일하게 지난 2019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뉴욕의 대표적인 랜드마크다. 천장을 중심으로 마치 달팽이처럼 나선형으로 연결된 구조로 설계된 독특한 외관과 파블로 피카소, 빈센트 반 고흐, 폴 고갱, 클로드 모네 등 세계적 작품을 보유하고 있어 연간 110만명이 넘는 관람객이 이곳을 찾는다.
 
LG는 'LG 구겐하임 어워드(LG Guggenheim Award)'를 신설해 매년 새로운 기술을 이용한 예술 작품을 선보이며 혁신적인 작품 활동을 펼치는 아티스트를 선정해 10만달러를 시상한다. 'LG 구겐하임 어워드'는 솔로몬 R. 구겐하임 재단과 함께 매년 저명한 뮤지엄들의 관장, 큐레이터, 관련 학자, 예술 전문가들로 구성된 국제 위원회가 심사하며, 제1회 수상자는 내년 봄에 발표된다.
 
신진 작가 발굴과 육성 지원에도 나선다. LG전자(066570)는 매년 가을 구겐하임과 함께 '올해의 신예 아티스트(Emerging Artist)'를 선정하고, 이들이 올레드 TV를 활용해 작품 활동을 진행하는 등 차세대 디스플레이와 같은 LG의 앞선 기술력을 활용해 상상과 창조를 시도해 볼 기회를 확대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뉴욕 구겐하임 뮤지엄에서 AI, AR·VR, NFT 등 디지털 기술 기반의 예술 분야 연구를 지원하기 위해 신설되는 큐레이터인 'LG Electronics Assistant Curator'를 후원하게 된다.
 
LG디스플레이(034220)는 뉴욕의 젊은 예술 후원자 협회가 구겐하임 뮤지엄에서 열고 있는 YCC(Young Collector's Council) 파티를 후원하며, 파티 곳곳에서 투명 OLED 등 최신 디스플레이 기술을 선보이게 된다.
 
나오미 벡위스 구겐하임 수석 큐레이터는 이날 인사말을 통해 "LG와 함께 5년간 협력하며 예술과 기술의 접점에서 활동하는 아티스트들을 지원할 수 있게 돼 영광"이라면서 "기술이 사회를 어떻게 바꾸어 나가고, 또 사회가 기술 발전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보여줄 유망한 아티스트들에게 'LG 구겐하임 파트너십'은 그 의미가 클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빅토리아앤알버트박물관서 K-테크 발전사 소개
 
LG가 세계 최대 공예·디자인 박물관인 영국 런던의 '빅토리아앤알버트박물관(Victoria and Albert Museum)'에서 K-테크 발전사를 알린다.
 
'V&A박물관'은 올해 9월부터 내년 6월25일까지 9개월간 한국의 산업발전 역사와 한류 콘텐츠를 조명하는 '한류! 코리안웨이브(Hallyu! The Korean Wave)' 전시회를 연다. '한류!'는 외국 주요 박물관에서 한국의 역사부터 최신 트렌드까지 한류를 포괄적으로 짚어보는 최초의 전시다.
 
LG는 LG그룹의 효시인 락희화학공업사(현 LG화학(051910))의 국내 최초 화장품 '럭키크림'과 금성사(현 LG전자)의 국내 최초 라디오 'A-501'제품 등을 'V&A박물관'에서 진행하는 '한류!' 전시에서 선보인다. 'A-501' 라디오는 한국의 근대화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면서 산업적 가치를 인정받아 우리나라 등록 문화재로 지정돼 보존되고 있다.
 
'럭키크림', 'A-501' 라디오 외에도 궁중 한방 화장품 '후', 'LG 프라엘LED 마스크' 등을 전시하고, 1956년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애니메이션 기법을 활용해 제작한 락희화학공업사의 '럭키치약·비누' 광고인 '럭키춘향편'도 선보인다.
 
또 LG는 '강남스타일'을 비롯한 K-팝 뮤직비디오, '기생충', '오징어게임'과 같은 영화와 드라마 등 다양한 한류 콘텐츠를 소개하기 위해 K-테크의 위상을 이끌어가고 있는 LG만의 독보적인 디스플레이 기술도 지원한다. 
 
LG전자는 65형부터 83형까지 다양한 크기의 올레드 TV와 대형 LED 사이니지(4.8m*2.7m)로 다채롭고 역동적인 한류 콘텐츠를 더 선명하고 몰입감 높은 화질로 선보이며, LG디스플레이는 55형 투명 OLED로 구현한 가상의 창문을 통해 콘텐츠를 입체적으로 연출해 생동감을 더하며 새로운 관람 경험을 제공한다.
 
'V&A박물관'은 영국 런던에 있는 국립박물관으로 빅토리아 여왕과 부군 알버트 공의 이름을 본따 1852년 설립됐다. 연간 400만명이 찾는 세계 최고 수준의 미술·디자인 박물관으로 세계 각국의 도자기, 가구, 장신구 등 280만점에 이르는 소장품을 보유하고 있다.
 
LG 관계자는 "이번 전시 제품들은 1950년~1960년대 근대 산업의 태동기를 거쳐 글로벌 시장에서 기술 강국으로 발돋움할 수 있도록 K-테크를 이끌어온 LG의 대표적인 혁신 제품으로 V&A박물관 측이 직접 선정해 전시를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LG아트센터 서울' 외관. (사진=배지훈, LG아트센터)
 
3대 디자인 스쿨 파슨스와 디자이너 돕는 AI 기술 개발 
 
LG가 세계 3대 디자인 스쿨 중 하나인 '파슨스(Parsons School of Design)'와 함께 AI로 세상에 없던 디자인을 창조하기 위한 서비스를 개발한다.
 
이를 위해 LG AI연구원은 지난 9월 'LG-파슨스 크리에이티브 AI 리서치파트너십(LG AI Research & TNS Parsons Collaboration)'을 체결했으며, 향후 3년간 다양한 창의적 활동을 선보인다. 
 
LG AI연구원은 패션·미디어 분야 세계 최고 전문가들이 포진한 파슨스와 초거대 AI '엑사원(EXAONE)' 기반으로 디자인과 예술 영역에서 활용할 수 있는 생성형 AI 기술과 방법론을 공동 연구한다.
 
특히 LG AI연구원은 공동연구 결과물을 활용해 전문 디자이너·예술가와 협업하는 AI 서비스를 고도화할 계획이다.
 
LG AI연구원은 디자이너가 AI와 협업하며 창조적 디자인을 생성할 수 있는 창작 플랫폼인 '엑사원 아틀리에(EXAONE Atelier)' 서비스를 개발했다. 
 
'엑사원 아틀리에'는 LG의 초거대 AI '엑사원'과 디자이너가 작업하는 공간을 의미하는 단어인 '아틀리에'의 합성어로 초거대 AI와 인간 디자이너가 함께 세상에 없던 창조적 작품을 만드는 플랫폼을 의미한다. '엑사원 아틀리에'는 새롭고 참신한 이미지를 찾는 데 목말라 있는 디자이너들이 자신의 머릿속에서 맴돌고 있는 아이디어를 현실에서 시각적인 이미지로 구현하는 작업에 많은 시간을 쏟고 있다는 점에 착안해 개발한 플랫폼이다. 
 
LG AI연구원은 파슨스와 '엑사원 아틀리에'로 전문 디자이너의 아이디어를 시각화하는 것을 넘어 새로운 디자인 방법론을 개발하기 위한 중장기 공동 연구를 진행한다. 
 
'엑사원 아틀리에' 플랫폼의 두뇌에 해당하는 '엑사원'은 텍스트와 결합한 고해상도 이미지 3억5000만장 이상의 데이터를 학습해 언어의 맥락까지 이해하며, 기존에 없던 새로운 이미지를 창작(Text to Image)하는 능력을 갖춘 초거대 AI로 하나의 문장만으로도 7분 만에 256장의 고해상도 이미지를 생성할 수 있다. 
 
LG AI연구원은 디자이너가 사진과 그림, 음성과 영상 등 일상에서 마주하는 다양한 형태의 정보를 경험한 느낌과 생각을 플랫폼에 기록해 놓으면 '엑사원'이 이를 학습할 수 있도록 했다.
 
앞으로 LG AI연구원은 참여 학교를 늘려나가며 해커톤을 미국 전역과 유럽 등 글로벌로 확대할 예정이다.
 
배경훈 LG AI연구원장은 "파슨스와의 협업을 통해 인간의 창의성과 생산성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돕는 AI 디자인 전문가를 만들고자 한다"며 "단순히 그림을 그려내는 AI가 아닌 디자이너들과 호흡하고 그들의 생각을 가장 잘 이해하고 표현하는 전문가 AI로 활약할 수 있도록 연구를 지속하고, 엑사원 아틀리에를 글로벌 플랫폼으로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정해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