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황준익 기자] 자동차 시장에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의 인기가 계속되면서 대형 전기 SUV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여기에 럭셔리 브랜드들도 SUV로 저변을 넓히면서 각축전을 예고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볼보는 지난 9일(현지시간)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전용 전기 SUV EX90을 최초 공개했다. EX90은 7인승으로 설계된 대형 SUV로 스타일리시한 디자인과 첨단 미래기술 등이 집약된 볼보의 플래그십 전기차 모델이다.
볼보 EX90.(사진=볼보)
EX90의 파워트레인은 111kWh 배터리와 트윈모터 4륜구동 버전이 먼저 선보일 예정이다. 총 380kW(517마력), 910Nm 토크와 함께 주행 가능거리는 최대 600km(WLTP 기준)로 30분 이내 10~80%까지 충전이 가능하다.
볼보가 대형 전기 SUV를 내놓으면서 관련 시장도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EX90의 생산은 내년 미국 찰스턴 공장에서 시작될 예정이다. 아시아에서는 한국에 처음 선보일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맞서
기아(000270)는 내년 4월 EV9을 선보인다. EV9은 현대차그룹이 처음 내놓는 대형 전기 SUV다. EV9는 넓은 실내 공간을 활용해 주행·정차 상황에 따라 시트 방향을 바꿀 수 있는 3가지 실내 모드를 적용할 계획이다.
현대차(005380)도 2024년 대형 전기 SUV 아이오닉 7 출시 준비를 하고 있다. 아이오닉5, 아이오닉6에 이어 세 번째로 내놓는 전용 전기차다. 차체 크기는 현대차 팰리세이드와 비슷한 수준으로 알려졌다.
기아 EV9.(사진=기아)
수입차의 경우 재규어 랜드로버 코리아는 지난 11일 올 뉴 레인지로버 스포츠를 공개했다.
올 뉴 레인지로버 스포츠는 지난 5월 글로벌 공개 이후 국내에서 사전 계약 1000대를 달성했다. 10년 만에 완전 변경된 3세대 올 뉴 레인지로버 스포츠는 첨단 마일드 하이브리드(MHEV) 시스템이 적용된 I6 인제니움 가솔린 및 디젤 엔진 모델이 탑재됐다. 내년 주행거리가 연장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를 선보인 후 순수 전기 모델을 출시할 예정이다.
BMW는 대형 전기 SUV 'iX'를 판매 중이고 지난달에는 메르세데스-벤츠가 'EQS SUV'를 공개했다. 내년 상반기 출시 예정이다. 폴스타도 첫 전기 SUV '폴스타3'를 선보였다.
올 뉴 레인지로버 스포츠.(사진=재규어 랜드로버 코리아)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학과 교수는 "그동안 전기차 배터리를 대형 SUV에 적용하는 데 한계가 있었지만, 기술 발전을 통해 최근에는 픽업트럭까지 가능해졌다"며 "올해 중후반부터 대형 전기 SUV가 등장함에 따라 대형 세단 전기차와 본격적으로 대결하는 구도가 형성될 것"이라고 말했다.
SUV 인기는 슈퍼카 브랜드들도 움직이게 했다. 페라리는 지난달 여주에서 브랜드 75년 역사상 최초의 4도어 4인승 모델 '푸로산게'를 아시아 시장 최초로 한국에서 공개했다.
페라리의 상징인 자연흡기 V12 엔진을 장착해 세그먼트 내 가장 강력한 725마력을 발휘하면서도 페라리 엔진 사운드를 보장한다. 또 2100rpm에서도 최대토크의 80%를 전달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페라리 푸로산게.(사진=페라리)
페라리 외에도 포르쉐, 람보르기니 등은 이미 SUV 시장에 진출했다. 람보르기니는 지난달 우루스의 후속 모델인 우루스 S를 최초 공개했다. 우루스는 누적 생산량이 2만대를 돌파할 만큼 럭셔리 SUV 시장에서 자리를 잡았다. 최근 출시된 우루스 퍼포만테와 함께 우루스 S로 명성을 이어가겠다는 전략이다. 애스턴마틴은 지난 7월 한국에 707마력에 달하는 SUV 'DBX707'을 출시했다.
페라리 등 슈퍼카 브랜드들이 SUV를 앞 다퉈 내놓는 것은 그만큼 자동차 시장의 판도가 바뀌었기 때문이다.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1~10월 국내에서 팔린 SUV 대수는 60만6288대다. 전체 판매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51%로 세단(34%)을 제치고 가장 많다.
황준익 기자 plusik@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