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땡큐 차이나런①)대형주의 귀환…외국인, 반도체·배터리 집중 매수

"대체 투자처 찾아라"…탈중국 자금 국내 대형주로
시진핑 3연임 이후…삼성전자·삼성SDI에만 2조원
"단기적 수급 쏠림" vs "장기적 관심 필요"

입력 : 2022-11-15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우연수 기자] 국내 증시에 글로벌 자금이 급격히 유입되며 대형주를 중심으로 반등이 이어지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중국에서 빠져나온 '차이나 런(China-run)' 자금 중 일부가 대체 투자처를 찾아 한국으로 흘러왔다고 분석했다. 이에 반도체와 2차전지 등 대형주가 일차적으로 수혜를 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지만, 이 같은 흐름이 장기적으로 이어질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3연임을 확정한 지난달 23일 이후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은 5조79억원을 순매수했다. 특히 코스피 시장에서의 순매수 규모만 4조5635억원에 달한다.
 
외국인은 반도체와 2차전지에 집중 투자했다. 해당 기간 외국인 순매수 1위는 삼성전자(005930)로 1조409억원어치를 사들였으며, 뒤이어 배터리주인 삼성SDI(006400)(8473억원)와 LG에너지솔루션(373220)(6483억원)이 2~3위를 차지했다. 또한 실적 등 이슈에 비교적 관심에서 멀어졌던 SK하이닉스(000660) 역시 지난 일주일 기간에는 외국인 순매수 2위로 따라붙어, 외국인의 반도체와 2차전지 대형주 선호가 두드러졌다.
 
중국의 정치·경제적 불확실성이 커지며 글로벌 대규모 자금이 대체 투자처를 찾아 국내 증시로 흘러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시장에서는 시진핑이 1인 종신 체제를 마련한데다 측근들을 주요 자리에 배치하면서, 중국이 시진핑 1인에 좌지우지될 가능성이 커졌다고 판단하고 있다.
 
실제로 시진핑 3연임을 확정 지은 다음날인 지난달 24일, 글로벌 자본은 중국에서 빠르게 빠져나갔다. 알리바바와 텐센트 등 중국 빅테크들의 주가가 급락하면서 홍콩H지수가 7.3% 빠졌으며 상하이종합지수도 약 1.4% 하락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24일 미국에 상장된 5대 중국 기업들의 시가총액은 하루 만에 521억7000만달러가 증발했다고 보도했다. 이날 코스피는 2% 상승 마감했다.
 
중국 투자를 줄이겠다는 기관 움직임도 구체적으로 나타났다. 외신에 따르면 텍사스교직원연금이 중국 투자 비중을 줄이고 다른 아시아 국가 비중을 늘리는 계획을 통과시켰으며, 타이거글로벌도 중국 투자 중단 계획을 밝혔다. 
 
증권가에서는 반도체와 2차전지 등 대형주를 중심으로 국내 증시가 반사이익을 보고 있다고 분석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IT 쪽으로 외국인 매수세가 집중되면서 대형주 주가가 상승하는 흐름"이라며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결과가 기대보다 잘 나온 것도 있겠지만 차이나 런 영향도 있다고 봐야겠다"고 설명했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중국 쪽에서 자금이 빠져나가고 있는 건 사실이고 다른 아시아 이머징(신흥국) 국가 중 한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니 한국 쪽으로 자금이 들어오는 측면이 있는 것"이라며 "특히 한국 시장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시가총액 비중이 크니까 차이나 런의 효과로 한국 반도체 주가가 더 좋아지는 측면이 있다고 본다"고 진단했다.
 
글로벌 자금은 주로 개별 종목투자가 아닌 상장지수펀드(ETF) 등을 통한 패시브 자금으로 들어온다. 때문에 시가총액 비중대로 투자금이 들어가, 외국인이 돌아오면 시총 상위주부터 수혜를 받는 게 일반적이다.
 
다만 장기적으로도 차이나 리스크에 따른 글로벌 경제 및 산업 재편 등 측면에서도 반도체와 2차전지가 장기적으로 수혜를 입을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갈리고 있다.
 
박상현 연구원은 "중장기적으로 차이나런 리스크가 촉발할 수 있는 글로벌 경제 및 산업 재편 및 주도권의 변화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미국 주도하의 글로벌 경제 산업이 다시 한번 재편되고 신공급망 구축이 추진될 공산이 높다는 점에서 이에 편승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단순한 수급 이동뿐 아니라 이런 산업 측면에서의 기대감도 주가지수에 반영된 부분이 있을 것"이라며 "1차적으로 반도체와 2차전지에 그러한 기대감이 있다"라고 덧붙였다.
 
반면 이승우 센터장은 단발적으로 외국인 수급이 대체투자처를 찾아 유입된 것 뿐이라고 진단했다. 또 차이나런이 반드시 국내 외국인 유입으로 이어질 것이란 이분법적인 사고가 바람직하지 않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박광남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미국에서 일부 기관투자자가 중국 비중을 줄이고 다른 아시아 국가 비중을 늘린단 얘기가 있지만, 메이저 기관들 사이의 구조적인 기류는 아니기 때문에 대단히 긍정적으로 볼 필요는 없다"며 "미중 관계 역시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안(IRA)이 어디 원산지를 금지하겠다는 등 명확한 규정이 나온게 없기 때문에 추후에 판단해도 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10월22일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중국 공산당 제20차 전국대표대회 폐막식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AP·뉴시스
우연수 기자 coincidenc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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