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감사원 정치·표적감사 막겠다"…정치감사법안 제출

감사위 의결 없이 임의대로 감사 도입 못하도록 의결사안 공개
국민의힘 "민주당 방탄법인가…감사완박 중단하라"

입력 : 2022-11-14 오후 5:55:18
박범계 민주당 정치탄압대책위원장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안과에 감사원법 일부개정법률안을 제출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장윤서 기자] 민주당이 14일 감사원법 일부개정법률안(정치감사방지법)을 국회 의안과에 제출했다. 민주당은 감사원의 정치·표적감사를 막기 위해 감사위원회를 통한 내부 통제를 강화하고 감사원의 감사 결과를 대통령뿐만 아니라 국회에도 보고하도록 하는 방향으로 감사원법을 개정하겠다는 방침이다. 민주당이 해당 법안을 당론으로 발의한 만큼 조속히 통과시키겠다는 방침을 밝히면서 사실상 단독 처리 수순을 밟게 될 것으로 보인다. 
 
윤석열정권정치탄압대책위원회에서 위원장을 맡고 있는 박범계 의원은 이날 오전 김승원·김의겸 의원과 함께 국회 의안과에 감사원법 개정안을 제출했다. 민주당 의원 168명 전원 명의의 당론 발의다. 민주당이 당론으로 감사원법 개정안을 발의한 배경에는 감사원의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 탈북 어민 북송 사건 등에서 감사원이 무리한 정치·표적감사를 진행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번 감사원법 개정안에는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 탈북 어민 북송 사건 등에서 보인 감사원의 행태를 견제하겠다는 의중이 담겼다. 우선 탈북 어민 북송 사건 등의 사례와 같이 감사원이 감사위원회의 의결 없이 임의로 감사에 돌입하지 못하도록 감사위원회 의결사안을 공개하고 감사위원회를 통한 내부통제 강화 방안이 포함됐다. 또 그간 감사위원회의 의결없이 자의적으로 행했던 중간수사결과 발표, 수사기관에 대한 수사요청, 수사참고자료 송부 등을 금지했다. 논란이 있는 감사의 개시를 비롯한 감사계획 및 변경도 감사위원회의 의결사항에 포함하도록 했다. 
 
아울러 정권에 따라 입장을 달리하지 않도록 감사원의 정치적 중립성을 높이는 방안도 모색됐다. 감찰관의 외부 공개 모집으로 바꾸고 사무총장이 아닌 감사원장 직속으로 편제했다. 게다가 기존에 대통령에게만 보고하던 내부 회계감사와 직무감찰 결과를 대통령과 소관 상임위원회인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보고하는 것으로 변경하는 내용도 담겼다. 직무감찰을 부처 자체감찰을 우선으로 하고 감사원에 의한 직무감찰은 보충적으로 하는 내용도 담았다. 
 
박범계 의원은 이날 감사원법 개정안을 의안과에 제출한 뒤 기자들과 만나 “대한민국 감사원은 헌법기관이며, 헌법상의 심의기관, 합의제 의결기관임에도 불구하고 감사원장과 사실상 감사원을 독보적 1인체제로 굳히고 있는 유병호 사무총장에 의해 독임제 기관으로 전락해 정치감사, 표적감사, 검찰 2중대 감사를 자임해 왔다”며 “수많은 공공기관들을 마구잡이 먼지털기식의 감사했던 내용들을 어떻게 공표하고 검찰 수사로 연결할지 두렵기조차 하다”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감사원법 개정안을 당론으로 발의한 만큼 빠른 시일 내 통과시키는 데 당력을 모으겠다는 입장이다. 
 
그간 민주당은 독립적 지위를 가지는 감사원이 정치적 중립 의무를 깨고 윤석열정부의 전임 정부 수사에 총대를 메고 있다며 정치·표적감사를 방지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여왔다. 이에 민주당은 지난 10일 의원총회를 열고 감사원법 개정안을 당론으로 채택했다. 
 
앞서 감사원은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과 관련해 지난 7월부터 특별조사국을 투입해 9개 기관에 대해 약 3개월에 걸쳐 실지감사를 실시해 국가안보실, 국방부, 해경 등 5개 기관의 20명에 대해 직무유기, 허위 공문서 작성, 감사원법 위반 혐의 등으로 검찰에 수사를 요청했다. 이들 20명은 지난 2020년 9월 고 이대준 씨가 월북의사를 표명한 첩보가 입수된 이후 국방부로부터 ‘자진 월북한 것으로 보인다’는 보고를 받자 해경 수사 결과에서는 월북 근거가 나오지 않았음에도 자진 월북으로 종합분석결과를 작성하라고 국방부에 지시한 혐의를 받고 있다.
 
여권이 문재인정부의 탈북 어민 북송 결정 당시 정당한 절차를 밟지 않은 것을 문제 삼으며 감사원 감사를 주장하자, 감사원은 곧 감사에 돌입했다. 이를 두고 민주당은 감사원이 감사위원회의 의결 없이 감사에 돌입했다고도 주장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14일(현지시간) 발리 누사두아 컨벤션센터(BNDCC)에서 열린 'B20 서밋 인도네시아 2022'에서 참석해 '글로벌 복합위기 극복을 위한 기업의 역할, 그리고 디지털 전환 시대의 글로벌 협력'을 주제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국민의힘은 이번 감사원법 개정안을 ‘민주당 방탄법’으로 규정, 반대 입장을 명확히 했다. 박정하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민주당이 결국 ‘민주당 방탄법’을 당론으로 공식 발의했다”며 “지난 정권의 정책 실패를 감추기 위한 방탄 법안이다. 잘못에 대한 반성은커녕 역사의 교훈도 묻어 봉해 버리려는 작정”이라고 날을 세웠다. 박 수석대변인은 “눈앞의 민생은 철저히 외면하고 ‘감사완박’만을 외치고 있는 것”이라며 “민주당은 ‘감사완박’ 시도를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장동혁 원내대변인도 <뉴스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전임 정권에 대한 감사를 막기 위해서 국회에 허가를 받으며 감사를 하라는 것 아니냐”며 “결국 우리가 동의할 수는 없을 것 같다”고 했다. 
 
장윤서 기자 lan486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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