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초·중등교육계 "고등교육 지원 특별회계 반대"

"유·초·중등교육, 국민 모두가 받아야"
"교부금 전환, 엄청난 파급 효과 부를 것"
조희연 "유·초·중등교육 환경 개선 갈 길 멀어"

입력 : 2022-11-15 오후 2:31:19
[뉴스토마토 장성환 기자] 유·초·중등교육계가 아동과 청소년 교육 예산으로 쓰이는 지방교육재정교부금 가운데 일부를 떼어내 대학 등에 투자하는 내용의 '고등·평생교육 지원 특별회계' 법안을 두고 강하게 반발했다. 아울러 정부의 이 같은 정책에 10만 명 이상이 반대 의사를 표명했다고 밝혔다.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 산하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의 안정적인 확보를 위한 교육감 특별위원회'(특위)는 15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재정당국과 교육부는 유·초·중등교육에 사용되던 교육세 3조원을 대학·평생교육에 지원하는 법안을 추진하고 있다"며 "유·초·중등교육은 모든 국민이 받아야 하는 보통교육인 만큼 정부가 국가 책임 교육 실현을 위한 안정적인 교육 재정 확보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교육부와 기획재정부는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합동브리핑을 열고 유·초·중등교육에만 사용되던 지방교육재정교부금 중 교육세 일부를 '고등·평생교육 지원 특별회계'로 이관하는 내용을 발표했다.
 
특위는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고등·평생교육 지원 특별회계' 제정안은 유·초·중등교육에 엄청난 파급 효과를 불러올 것"이라면서 "이렇게 중요한 법안이 충분한 소통 없이 졸속으로 추진돼서는 안 된다. 재정당국과 교육부는 법안 추진에 앞서 유·초·중등 학부모 및 교육감협의회와 적극적인 대화에 나서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들은 고등교육 재정 지원 자체에 반대하는 게 아니라 초·중등교육 예산 일부를 떼어내는 방식에 동의할 수 없다는 것을 분명히 했다. 특위는 "우리 경제 규모에 걸맞게 고등교육 재정도 확보되고 지원돼야 하지만 유·초·중등교육 예산을 떼어내 나누는 방식은 우리나라 교육 전체를 퇴보시킬 수 있는 임시방편일 뿐"이라며 "고등교육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이루기 위해 재정 안정화를 위한 구체적인 대안을 마련하라"고 꼬집었다.
 
특히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가 전국 시·도교육청의 미래교육 수요를 취합해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향후 3년간 62조원의 예산이 소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학생들의 안전하고 쾌적한 학교생활을 보장하고 우리나라의 발전적인 미래를 개척하기 위해 보다 적극적인 교육 예산 투자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특위는 "더불어민주당 강준현 의원이 국회 예산정책처에 의뢰해 추계한 결과 향후 5년간 13조원의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이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앞으로 유·초·중등교육 예산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고 우리 아이들의 미래를 지켜주기 위한 범국민 운동을 적극 전개해 나갈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군인 수가 줄어든다고 국방부 예산을 줄이자는 얘기는 없는데 학생 수 준다고 교육비를 축소하자고 한다"면서 "유·초·중등교육에 질적 재고와 환경 개선을 위해 길길이 멀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지방교육재정교부금 수호 공동대책위원회'(공대위)도 국회 앞에서 별도로 기자회견을 가지고 지방교육재정교부금 축소 반대 범국민 서명운동에 10만788명이 동참했다고 발표했다.
 
이들은 "재정당국은 학령인구가 줄어들었으니 예산도 줄여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이는 이치에 맞지 않다"며 "학생 수가 줄어들어도 지방교육 재정 집행 단위인 학교와 학급 수는 오히려 늘고 있어 필요한 교육 예산은 줄어들지 않는다"고 짚었다. 공대위에 따르면 지난해 학생 수는 2017년에 비해 37만 명 감소했지만 학교 수는 353개교, 학급 수는 4563개 늘었다.
 
공대위는 과밀학급 해소와 교육환경 개선 등 초·중등교육도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국회 예산정책처 추계에 따르면 과밀학급 해소에 13조7293억 원이 들어간다. 게다가 교육부가 지난해를 기준으로 추산한 40년 이상 노후 건물 개축 소요 예산도 연간 7조4600억 원"이라면서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을 줄이면 유·초·중·고 교육의 질이 저하된다. 대학 지원 예산은 별도의 고등교육교부금을 만들어 지원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유·초·중등교육계가 각 시·도교육청에서 아동과 청소년 교육 예산으로 쓰이는 지방교육재정교부금 가운데 교육세를 대학 등에 투자하는 정부의 ‘고등·평생교육 지원 특별회계’ 법안에 강하게 반대하고 나섰다. 사진은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 산하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의 안정적인 확보를 위한 교육감 특별위원회' 소속 교육감들이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입장문 발표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모습.(사진 = 뉴시스)
 
장성환 기자 newsman90@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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