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현주 기자] 5~6%대의 고물가 상황이 계속되면서 가계의 실질소득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질소득이 감소한 것은 코로나19 사태가 한창이던 지난해 2분기 이후 다섯 분기 만에 만에 처음이다. 실질소득의 감소 폭은 2009년 이후 13년 만에 가장 큰 것으로 분석됐다.
반면, 금리 인상 여파로 이자비용은 19.9% 늘었다. 처분가능소득 5분위 배율은 전년보다 0.41배 포인트 늘어나는 등 상하 소득 분위별 빈부격차가 더욱 벌어진 모습이다.
17일 통계청이 발표한 '3분기 가계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가구당 월 평균 소득은 486만9000원으로 1년 전보다 3.0% 늘었다. 다만 물가 상승률의 영향을 제거한 가구의 월 평균 실질소득은 2.8% 감소했다. 물가 상승분에 비해 소득 증가분이 적었다는 뜻이다.
3분기 기준으로 소비자물가는 전년 대비 5.9% 올랐다. 분기 기준 상승률로는 1998년 4분기 6.0% 이후 가장 높다.
실질소득이 마이너스로 전환한 것은 지난해 2분기 3.1% 감소 이후 처음이다. 감소 폭은 2009년 3.2% 하락 이후 13년 만에 가장 컸다.
사업소득과 근로소득이 각 12.0%, 5.4% 늘었다. 경조소득, 보험을 탄 금액 등 비경상적 수입을 나타내는 비경상소득은 28.4% 증가했다.
이진석 통계청 가계수지동향과장은 "코로나가 유행할 때는 경조사 참석 등에 잘 안 갔는데 거리두기 해제되면서 경조사 참여가 늘면서 비경상소득이 늘어난 측면이 있어 보인다"고 설명했다.
반면 이전소득은 18.8% 줄었다. 특히 공적이전소득이 26.1% 감소했다.
이진석 과장은 "작년 9월 지급한 코로나상생국민지원금 효과가 없어지면서 공적이전소득이 감소했다"고 말했다.
소득 분위별로 소득 증가율을 보면, 하위 20%인 1분위에서만 소득이 전년 대비 1.0% 줄었다. 1분위의 올해 3분기 소득은 113만1000원이다.
2분위 소득은 2.7%로 늘었다. 3분위와 4분위도 각각 2.6%, 2.8% 상승했다. 상위 20%인 5분위 소득은 월평균 1041만3000원으로 3.7% 늘었다.
이에 따라 소득 분위별 빈부격차는 더 커졌다. 분기별 균등화 처분가능소득 5분위 배율은 5.75로 지난해 동기 대비 0.41배 포인트 늘었다.
가구당 월평균 소비지출은 270만2000원으로 전년 대비 6.2% 늘었다. 물가 상승 영향으로 실질소비지출은 0.3% 증가에 그쳤다.
오락·문화 27.9%, 음식·숙박 22.9%, 의류·신발 15.3%, 교통 8.6% 등의 지출은 증가했다. 가정용품·가사서비스 지출은 9.1% 줄었고 식료품·비주류음료에서도 5.4% 하락했다.
소득에서 비소비지출을 뺀 가구당 월평균 처분가능소득은 385만원으로 1년 사이 2.0% 늘었다.
가구당 월평균 비소비지출은 101만8000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6% 늘었다. 이자비용은 19.9% 급증했다.
통계청이 17일 발표한 '3분기 가계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가구당 월 평균 소득은 486만9000원으로 1년 전보다 3.0% 늘었다. 사진은 마트에서 장을 보는 시민 모습. (사진=뉴시스)
세종=김현주 기자 kkhj@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