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지난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제1세미나실에서 열린 채권시장 등 금융시장 안정성 점검 토론회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장윤서 기자]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첫 지시로 이목을 끌었던 ‘당직자 연락처 공개’는 공식 보류 상태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 대표의 지시에 따라 당직자 연락처 공개 등을 추진하던 중 당 실무자들에게 전화 폭탄 등이 몰릴 것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면서 결국 보류됐다는 게 당의 설명이다.
18일 <뉴스토마토> 취재를 종합하면 민주당은 △민생경제 위기 관련 대책기구 설치 △민주주의 위기 대책기구 설치 △당사 내 당원존 설치 △전자당원증 도입 △당직자 업무 연락처 공개 등 이 대표의 약속 5가지 중 유일하게 당직자 연락처 공개만 추진되지 못한 채 보류됐다.
이 대표는 당원이 주인인 민주당을 만들겠다며 전자당원증 마련, 당원존 설치를 약속했다. 당 홈페이지에는 전자당원증 인증 게시물들이 속출했고, 당원존이 열리는 며칠 전부터는 “당원이 주인된 민주당”이라며 환영 글들도 다수 게시됐다. 이 대표는 여기에 더해 당원들이 당에 건의하거나 물어볼 사항이 생길 경우 직접 당직자들에게 물어볼 수 있도록 이름, 담당업무, 내선 번호를 공개하라고 지시했다. 하지만 당직자 연락처가 공개될 경우 실무자들에게 항의성 전화폭탄이 몰릴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면서 추진이 보류됐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이날 <뉴스토마토>와의 통화에서 “당직자 연락처 공개는 현재 보류된 상태”라며 “이 대표가 지시한 뒤 내부에서 논의를 진행하다가 우려 지점들이 제기됐고, 어떻게 할지 이야기를 더 해볼 필요가 있다고 해서 일단 보류된 상태”라고 말했다. 당직자 연락처 공개가 실제 성사될지조차 사실 부투명한 상태다.
이에 대해 비명계인 모 의원은 "개딸들이 비명이라는 이유만으로 항의성 문자폭탄과 전화를 해 시달렸던 심정을 이 대표가 좀 이해했으면 한다"는 뼈 있는 소리도 남겼다. 다른 관계자는 “개인정보에 대한 우려로 중간에 무산됐을 수도 있지만, 이 대표가 당직자 연락처를 공개하겠다고 한 이유가 당원 민주주의를 강화하겠다는 이유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당원들에게 이런저런 이유로 공개가 어렵다 혹은 공개가 지연되고 있다고 설명이 있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일각에서는 이 대표의 최측근인 정진상 대표실 정무조정실장의 연락처를 공개해야 하는 데 따른 부담감이 작용한 것 아니냐는 의구심도 제기됐다. 하지만 당내에서는 ‘정 실장과는 관련이 없다’는 분위기다. 한 핵심 관계자는 “많은 당직자들이 직접 항의성 전화를 받게 되는 상황 때문에 반대를 했던 것”이라며 “그 사람들이 정 실장의 연락처 공개를 염두해 반대한 것은 아니지 않냐”고 했다.
장윤서 기자 lan486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