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현대바이오 "항암제 2회 투약으로 8일 만에 치료"

무고통 항암제 '폴리탁셀' 췌장암 호주 1상 추진
"면역항암제 병용요법 임상 개발도 고려하겠다"

입력 : 2022-11-22 오후 5:24:16
 
[뉴스토마토 동지훈 기자] 암환자에게 회복기 없이 항암제 2회 투약으로 최단 8일 만에 치료를 마칠 수 있는 혁신적 항암요법이 임상시험 단계 진입을 앞두고 있다.
 
현대바이오(048410)는 22일 오후 이화여자대학교에서 발표회를 열고 호주 암 전문 병원과 항암제 파이프라인 '폴리탁셀(Polytaxel)' 췌장암 임상 1상 계획을 협의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폴리탁셀은 현대바이오가 유무기 나노 고분자 약물전달체(DDS)에 대표적 화학항암제인 '도세탁셀(Docetaxel)'을 탑재해 무고통(pain-free) 항암제로 개발 중인 파이프라인이다. 도세탁셀은 사노피 아벤티스가 개발한 항암제로 미국을 포함해 여러 국가에서 다수 적응증으로 허가를 받았지만 한국에서도 췌장암 적응증으로는 허가를 받지 못했다.
 
회사 측은 협의가 끝나는 대로 호주 인체연구윤리위원회(HREC)에 임상 계획을 제출하기로 했다. 현대바이오에 따르면 비교적 임상 개시 절차가 간소한 호주에서는 임상수행병원이 정해진 뒤 HREC에 임상 계획을 제출하면 바로 임상 개시가 결정된다.
 
현대바이오는 이번 호주 임상에서 폴리탁셀을 7일 간격 2회, 3회 피험자군으로 나눠 투약할 계획이다. 임상이 시작되면 2회 투약시 최초 투약 후 8일 만에, 3회 투약시에는 15일 만에 투약이 완료된다. 현대바이오에 따르면 기존 화학항암제를 이용한 치료는 투약 사이에 3주의 회복기를 가져야 한다. 이 때문에 총 투약에만 3~6개월이 소요된다.
 
이 같은 항암제 투약 간격에 대해 현대바이오는 전임상에서 동물에 적용한 투약 간격과 동일한 것이어서 호주 임상 결과가 특히 주목된다고 강조했다.
 
일반적으로 화학항암제는 심한 약물 독성으로 인한 부작용을 줄이기 위해 사람에게는 투약 후 반드시 회복기를 두므로 동물에서 효능이 확인된 투약 간격을 적용하지 못한다.
 
진근우 현대바이오 연구소장이 항암제 파이프라인 '폴리탁셀'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동지훈 기자)
진근우 현대바이오 연구소장은 "화학항암제를 기반으로 한 항암요법은 동물에 적용한 투약 간격을 약물 독성 때문에 인간에게 그대로 적용할 수가 없어 수십년간 진전을 보지 못했다"며 "사람에게는 투약 후 약물독성으로 손상된 정상세포들이 회복할 수 있도록 일정 기간 회복기를 둬야 하는데 이 기간에 암세포도 회복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동물과 사람에게 동일한 투약 간격 적용을 목표로 수십차례 동물실험을 거친 끝에 이를 실현할 수 있는 적정 투약 간격을 찾았다"며 "폴리탁셀은 무독성량 한도내 투약해도 효능을 발휘하는 안전한 약물이어서 인간과 동물에 동일한 투약 간격을 적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현대바이오는 폴리탁셀 임상을 위해 그동안 폴리탁셀의 대량생산과 성분분석이 가능한 제형을 확보했다. 또 전임상을 새로 하는 등 연구개발을 지속해 무고통 항암요법인 '노앨테라피(NOAEL therapy)'를 완성하고 이날 발표회에서 완성본을 공개했다.
 
노앨테라피는 체내 무독성량(no observed adverse effect level, NOAEL) 한도내 폴리탁셀 투여로 부작용을 초래하지 않고 암을 치료하는 새로운 항암요법이다. 현대바이오는 항암제 독성이 인체에서 정상세포를 손상하지 않도록 하는 독성 제어가 노앨테라피 매커니즘의 핵심이라면서 동물 투약 간격을 사람에게 그대로 적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진근우 소장은 "최초 표적항암제였던 '글리벡'이 백혈병 생존율을 90%까지 끌어올렸듯이 폴리탁셀이 난치성 암인 췌장암에 도전해 췌장암 치료제로 인정받길 바란다"고 말했다.
 
현대바이오는 이날 발표회에서 면역항암제와의 병용요법 임상도 고려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박광식 현대바이오 부사장은 최근 높은 치료 효과를 보이는 면역항암제와의 병용요법 임상 계획을 묻는 피터 쿠 예일대 의대 교수 질문에 "잘 고려해서 준비하겠다"고 답했다.
 
이 밖에 현대바이오는 호주에서 임상 1상을 진행한 뒤에는 미국과 유럽에서의 다음 단계 임상도 추진할 방침이다.
 
김택성 현대바이오 부사장은 "호주 임상 1상을 마치고 미국 식품의약국(FDA)이나 유럽 의약품청(EMA)의 임상 2상을 승인받고, 필요하면 한국에서 추가 임상을 진행해 허가를 받겠다"며 "미국이나 유럽 같은 세계 시장을 메인 타깃으로 설정하고 미래 임상 계획을 짜고 있다"고 설명했다.
 
동지훈 기자 jeeho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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