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우연수 기자] 대장동 개발 비리와 관련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사법리스크가 정치 테마주에 불을 지피고 있다. 민주당 내에서조차 '이재명 아웃' 목소리가 나오면서, 이 대표와 경선을 벌였던 이낙연 전 당대표와 김동연 경기도지사 관련주가 반사 수혜를 보고 있다. 여당에서는 사법부 권력을 업은 한동훈 법무부장관 관련주도 들썩이고 있다. 이번 정치 테마주들 역시 학연과 지연으로 얽힌 이익의 실체가 불분명한 급등락인 만큼 전문가들은 투자자 주의를 당부하고 있다.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한주 간
남화토건(091590)은 6800원에서 9380까지 (37.9%) 올랐다. 지난 21일부터 23일까지는 하루 20%를 내외의 변동폭을 보였다. 남화토건은 최재훈 대표가 이낙연 전 대표가 광주제일고 도문으로 알려지며 이 전 대표의 이슈에 따라 오르내리는 종목이다.
이 밖에도 이낙연 관련주로 분류되는 종목들이 21일 급등을 시작으로 가파른 등락세를 보였다. 동생 이계연씨가 계열사 SM그룹 삼환기업에서 대표를 지난 이력이 있는
남선알미늄(008350)(20.5%), 노무현 정부 당시 차관이었던 권오룡 사외이사와 이 전 대표의 친분이 부각된
주연테크(044380)(30.9%), 등도 일주일 새 크게 올랐다.
최근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 수사의 칼끝이 점차 이재명 민주당 대표를 향하면서 이낙연 전 대표 관련주가 반사 수혜주로 부각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19일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과 정진상 더불어민주당 당대표실 정무조정실장 등 이 대표 최측근들이 줄줄이 구속됐다.
이에 더불어민주당 내부에서는 이재명 대표를 제하고 가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미국에 나가 있는 이낙연 전 대표를 두고는 조기 귀국설 및 정계 복귀설이 떠오르고 있다. 이 전 대표는 이재명 대표와 경쟁하던 전 대선 주자이기도 하며 국무총리 경험도 있다.
뿐만 아니라 김동연 경기도지사 관련주도 이재명 대표 사법리스크의 수혜주로 떠오르고 있다. 김 지사는 문재인 정부 부총리 출신이다.
지난 24일 19.2% 오른
PN풍년(024940)은 감사인이 김동연 지사와 학교 동문이란 사실에 관련주로 묶였다. 또 김 지사가 기획재정부 차관 시절 만든 모임 '청야' 소속 대표가 있는
코메론(049430)(4.19%), 대표가 김동연 지사와 고향이 같은
SG글로벌(001380)(7.0%)도 같은 날 큰 변동성을 보였다.
여댱 쪽에선 한동훈 법무부장관 관련주가 들썩인다. 한 장관이 민주당 심판론에 칼자루를 쥘 것으로 예상되면서 다음 총선에서의 역할론이 거론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동훈 장관은 여론조사에서 범여권 차기 대선주자로도 인지도를 높이고 있다.
오파스넷(173130)은 지난주 장중 8% 이상 상승한 날이 3거래일에 달할 만큼 변동성을 보였다. 신동훈 사외이사가 한동훈 장관과 사법시험 동기라는 점이 부각되며 관련주로 분류되고 있다. 회장이 한 장관과 같은 청주 한씨인
태양금속(004100)도 지난 24일 장중 6% 급등했으며 사외이사가 한 장관과 서울대 법대 동문으로 알려진
노을(376930)도 지난 24일 8% 급등했다.
다만 이 같은 정치테마주는 실제로 정치인과의 연관성이 낮은 경우가 대부분이며 기업가치의 펀더멘탈 변화 없이 급등락한다는 점에서 투자자 주의가 필요하다는 조언이 나온다. 테마주 대부분은 시가총액이 가벼운 종목들로 변동성이 크고 '폭탄 돌리기' 대상이 되기 쉬운 측면이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해 발언을 마친 뒤 자리로 이동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우연수 기자 coincidenc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