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앞세운 제지업계, 다음 과제는 비용 효율화·제품력 강화

종이 물티슈, 영아 분변처리엔 부적합…얇고 견고함 떨어져

입력 : 2022-11-27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변소인 기자] 제지업계가 친환경 제품을 내놓으면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들 기업은 단순히 친환경 제품 출시에 머무르지 않고, 다음 단계로써 비용 효율화와 제품력 강화에 매진한다는 방침이다.
 
27일 제지업계에 따르면 제지업계는 내년에도 친환경 제품 확대에 나설 계획이다. 특히 환경오염 물질로 지목됐던 플라스틱 사용량을 크게 줄여 전 세계적인 탄소중립 흐름에 보폭을 맞춘다는 계획이다.  친환경 제품 포장재·물티슈 등의 제품을 세분화해 다양화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유한킴벌리의 '크리넥스 종이 물티슈' 제품 사진. (사진=유한킴벌리)
 
유한킴벌리는 사탕수수 유래 바이오매스 소재를 적용한 '하기스 네이처메이드 기저귀', 플라스틱 프리 원단을 적용한 '크리넥스 종이 물티슈', 일정 실험조건에서 생분해 되는 생분해 인증 생리대 '라네이처 시그니처 맥시슬림' 등 친환경 제품 라인을 확대해 가고 있다. 한솔제지(213500)는 재생펄프와 감귤, 알로에 껍질을 활용한 친환경 재생 용지, 기존 플라스틱이나 비닐, 알루미늄을 대체할 수 있는 종이 연포장재 프로테고, PE-프리 코팅으로 재활용이 가능한 종이용기 테라바스, 나무에서 유래한 천연 소재인 나노셀룰로오스 듀라클, 미세 플라스틱 걱정 없는 '고래를 구하는 물티슈' 등을 판매하고 있다.
 
깨끗한나라(004540)는 자원순환 포장재와 친환경 제지 브랜드 'N2N(Nature to Nature)'을 출시하고 친환경 화장지, 친환경 물티슈, 친환경 여성용품 등을 선보였다. N2N은 내수용 지종에 대한 친환경 브랜드로, 원재료의 98% 이상이 재활용 종이자원으로 이뤄져있다. 
 
이들 업체가 친환경 제품의 판매량을 늘리려면 제품이 안고 있는 한계도 함께 해결해야 한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제지업계가 종이 혹은 생분해성 물질로 만든 제품들은 기존 제품에 비해 제품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예컨대 종이 물티슈의 경우 일상생활에서 사용하는 데는 문제가 없지만 영아의 분변처리에 사용하기에는 두께가 얇고, 견고함이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 제지업계 관계자는 "친환경 물티슈의 경우 기존 제품과 내구성에서 조금 차이가 난다"며 "물에 녹거나 분해되는 소재가 많지 않아 레이온을 주로 사용하게 되는데 레이온 소재의 한계로 두께가 얇아 덜 견고하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연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친환경도 중요하지만 제품의 기본 속성과 품질이 뒷받침이 돼야 한다"며 "두 가지를 다 잘하기 위한 노력들을 앞으로 지속해 나갈 것이다. 소재기업과도 협력해제품력을 보완해 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깨끗한나라의 친환경 생리대 '자연에게 순수한면' 제품 사진. (사진=깨끗한나라)
 
이와 함께 제지업계는 기존 제품보다 원재룟값이 조금 더 높은 친환경 소재의 비용도 효율화해야 하는 과제도 안고 있다. 가격 차이가 크지는 않더라도 지속적으로 친환경 제품을 확대해 나가려면 비용 효율화를 통해 가격을 안정화해야 하기 때문이다. 지속적인 소재 연구 등을 위해 연구 투자비용을 확보하는 것도 관건이다.
 
유한킴벌리는 오는 2030년까지 지속가능한 제품으로 매출의 95% 이상 달성하겠다는 환경경영 목표를 세우고 제품과 포장에서 불필요한 물질 사용을 최소화하고 포장재 절감을 위해 대용량 제품을 공급하며 재생 플라스틱을 사용하기로 했다. 또 친환경 소재 개발 기업들과 협력해 그린 액션 얼라이언스를 출범해 운영해 오고 있다. LG화학, 롯데케미칼 등과 협력을 시작으로 지속가능한 소재 개발과 제품 적용을 확대해 가고 있다.
 
깨끗한나라 역시 친환경 포장재를 통해 플라스틱 사용량을 대폭 줄이고 MOU(양해각서)를 통해 여러 기관과 협업한다는 계획이다. 깨끗한나라는 지난해 SPC팩·SK종합화학과 '친환경 포장재 개발·적용 업무 협약'을 체결하고 폐플라스틱을 재활용해 친환경 포장재를 개발·적용하기로 했다. 올해 8월에는 KGC인삼공사와 'ESG 경영실천을 위한 MOU'를 맺은 후 KGC인삼공사 제품 포장재 생산과 유통에서 발생되는 종이를 회수해 포장재로 재생산하기로 했다.
 
깨끗한나라 관계자는 "가치소비를 즐겨하는 MZ세대(밀레니얼+Z세대)는 생분해, 친환경에 특히 관심이 많다. 앞으로도 이런 친환경 제품 라인을 확대하고 친환경 포장재 적용도 늘릴 계획"이라며 "ESG경영을 강화하기 위해 제품을 개발하고 MOU를 체결하고 있는 만큼 이를 통한 사회적 책임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변소인 기자 bylin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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