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재훈 기자]
SK하이닉스(000660)가 메모리 반도체 한파에 힘겨운 겨울을 맞고 있다. 특히 올 4분기 적자전환이 전망되는 가운데 적자 폭이 더 늘어날 것이란 분석이다.
26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주 기준 SK하이닉스가 49억원의 영업손실을 낼 것이라는 전망치가 이날 기준 1426억원 영업손실로 확대됐다. 2023년 1분기 영업손실 예상치도 6000억원대에서 8000억원대로 상승했다. 2023년 2분기에도 7213억원의 적자가 전망되며 내년 연간 합산 기준으로도 1000억원대의 손실이 예상된다.
SK하이닉스(솔리다임 포함)는 최근 키옥시아에도 낸드 시장 2위 자리를 내준 바 있다. SK하이닉스는 3분기 낸드 사업에서 전분기 대비 29.8% 줄어든 25억4000만 달러(약 3조3900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면서 시장 점유율 3위로 하락했다. SK하이닉스·솔리다임의 낸드 시장 점유율도 18.5%로 전분기(19.9%) 대비 1.4%p 감소했다.
SK하이닉스 청주캠퍼스 정문. (사진=SK하이닉스)
SK하이닉스는 스마트폰, 가전 등의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삼성전자(005930)와 달리 메모리가 전체 사업 비중에서 95.8%를 차지하고 있다. 더군다나 낸드사업에 있어서는 지난해 인텔 낸드사업부를 인수하면서 사업 규모를 키웠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작년에 인수한 솔리다임 인수 관련 지출 부담도 있는 상황에서 낸드 가격의 하락으로 인해 SK하이닉스의 수익성 확보는 어려운 상황"이라며 "특히 SK하이닉스는 키옥시아와 함께 애플 아이폰에 낸드를 납품하고 있는데 올해 상반기 키옥시아의 상반기 오염사고로 반사이익을 봤지만 이마저도 그대로 내주게 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낸드 가격은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3분기 낸드 평균판매가격(ASP)은 전분기보다 18.3% 줄고 낸드 비트 출하량 역시 6.7% 감소했다.
이미혜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SK하이닉스는 솔리다임 인수로 서버쪽 시장 역량을 강화하려고 했으나 시장 환경이 악화되면서 고전하고 있다"며 "삼성전자는 메모리 사업에서 '규모의 경제' 구축한 것 외에도 갤럭시 스마트폰 등 캡티브(자사·계열사 납품) 수요가 있어 수익성이 보장되나 시장 지위가 상대적으로 약한 SK하이닉스는 삼성전자 대비 손실 우려가 큰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SK하이닉스는 이같은 실적 악화 전망 속에서도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등 대규모 투자를 지속한다는 입장이다. 최근에는 그나마 최근 여주시가 반대해오던 공업용수 취수 사안이 해결되면서 용인 반도체클러스터 조성의 물꼬가 터졌다는 평가도 나온다.
용인 반도체클러스터는 처인구 원삼면 약415만㎡ 규모의 부지에 조성되며 SK하이닉스가 120조원을 투자해 총 4개의 반도체 팹을 건설하는 대규모 사업이다.
조재훈 기자 cjh125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