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한솔 기자] 경기도 지역화폐 예산이 온전히 도의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일부 삭감됐다. 정부 예산 삭감에 따라 경기도 역시 2023년도 지역화폐 사업 예산을 올해 대비 절반으로 줄였지만 도의회 심사과정에서 이마저 삭감돼 사실상 반쪽짜리 사업으로 전락할 전망이다.
28일 경기도와 도의회에 따르면 내년도 지역화폐 사업에 편성된 예산 904억 원 중 221억 원이 감액한 683억 원이 도의회 경노위에서 의결됐다.
경노위 국민의힘 의원들은 지역화폐 예산 전액 삭감을 요구했지만 민주당 의원들의 사업 지속 요구에 따라 일부 감액하는 것으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애초 내년도 예산에 편성된 지역화폐 예산 904억 원은 올해 예산인 1841억 원의 절반 수준밖에 안 됐고, 의회 심사 과정에서 그마저도 약 200억 원 이상 삭감됐기 때문에 내년도 지역화폐 사업 축소는 불가피한 상황이다.
그러나 다음 달 2일 정부가 조정한 지역화폐 국비 5000억 원이 최종 확정될 경우 증액될 가능성도 있다. 도의회 경노위는 계수조정안에 '정부예산 결과에 따라 예결위 조정'이라는 의견을 달았다.
국비가 확정되지 않을 경우도 고려하고 있다. 심사 과정에서 의결된 683억 원은 31개 시·군에서 약 5개월가량 지역화폐를 운용할 수 있는 금액으로, 도의회는 5개월 후 4월 추경을 통해 사업 연장을 강구할 수 있다.
도내 31개 시·군은 국비 매칭과 상관없이 인센티브를 상시 6%로 진행하겠다는 공문을 보낸 상황이지만 도비마저 일부 삭감되면서 시·군 지역화폐 사업에도 일부 타격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지역 부담을 해소하기 위한 방안은 오는 12월 2일 정부 예산 5000억 원이 확정 돼 경기도가 요구한 1904억 원이 지원될 경우다. 국비를 통해 지역화폐 발행액 및 인센티브 예산을 도비와 시·군비 5:5 매칭에서 국비·도비·시비 4:3:3으로 다시 세울 경우 지역화폐 인센티브 확대 운영도 가능하고 기초지자체 예산부담은 줄 수 있다.
경기도의회 경제노동위원회 고은정 부위원장은 "국민의힘이 전액 삭감한다는 걸 5개월 정도로 조정했다. 국비가 안 와도 경기도는 지역화폐 사업을 이어갈 것이기 때문에 5개월 후, 6월 또는 4월 추경으로 이을 수 있다"며 "12월 2일 국비 결정이 날 것으로 보는데, 경기도뿐만 아니라 전국적으로 지역사랑 상품권을 쓰기 때문에 요구한 대로 예산이 내려오지 않을까 싶다"고 설명했다.
경기도청 전경. (사진=경기도)
수원=박한솔 기자 hs6966@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