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한솔 기자] 경기도의회 남성 의원들의 부적절한 발언이 연이어 발생하면서 도의회 성인지감수성 결여라는 비판이 일고 있다.
지난 22일 경기도의회 여성가족평생교육위원회 소관 예산심의 과정에서 국민의힘 문병근 의원은 "성범죄는 여성의 옷차림 때문"이라고 발언하며 해당 상임위 의원들의 비판을 받았다.
당시 문 의원은 "성폭행 관련해서 발생 빈도가 가장 높은 때는 휴가철"이라며 "일상 생활 속에서도 물론 특정인을 스토킹하는 경우도 있지만, 사실은 복장에서도 많은 요인이 발생한다"고 발언했다. 이에 여성가족국 김미성 국장은 "동의하기 어려운 부분"이라고 의견을 전달하며 문 의원의 발언을 지적했다.
이후 발언이 문제가 되자 문 의원은 해당 상임위 카톡방에 사과문을 올렸다. 그러나 민주당 여성 의원들은 문 의원의 발언을 지적하며 공식적인 사과를 요구하는 중이다.
민주당 여성 의원 일동은 "피해 여성들에게 성폭행 책임을 전가하는 발언을 한 문병근 의원을 규탄하며, 잘못된 발언에 대한 공식적인 사과를 촉구한다"고 말했다.
이어 "문 의원의 발언은 시대착오적이면서도 사실관계를 왜곡했다"며 법무부가 발행한 '성범죄 원인 및 발생환경분석을 통한 성범죄자 효율적 관리방안 연구' 결과 성범죄와 여성들의 옷차림 사이 상관관계가 없다는 근거를 토대로 문 의원을 강하게 비판했다.
경기도의회 의원들의 성인지감수성 결여를 연상케하는 발언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민주당 조성환 의원도 지난 17일 경기도청 공무원의 여자화장실 불법 촬영범죄와 관련한 피켓시위를 하는 국민의힘 의원들 앞에서 던진 말이 구설에 올랐다. 국힘 의원들은 경기도청 화장실 몰카 사건을 비판하기 위해 '무서워서 화장실도 못가겠다'는 내용이 적힌 피켓을 들고 시위를 벌였다. 시위 중 앞을 지나가던 조 의원이 피켓을 보며 "화장실도 못가면 되겠어요"라고 발언하면서 국민의힘 여성 의원들은 해당 발언은 농담을 빙자한 희롱이라며 비판했다.
국힘 여성 의원 일동은 "여성들의 두려움이 어떤 것인지에 대해 모르는 불감증, 누군가는 생명의 위협을 느끼며 화장실을 가는데 그것을 비웃었다"며 "민주당 의원과 국힘 의원은 성 역할에 대한 잘못된 인식, 성인지 감수성의 결여에서 비롯된 것으로 모두 비판받아 마땅하다"고 지적했다.
국힘 여성의원들은 두 의원에게 △4대 폭력 예방 교육 △진정성 있는 사과 △재발방지 대책을 요구하고, 요구사항을 이행하지 않을 경우, 경기도의회 의원 윤리강령 및 윤리실천 규범에 관한 조례에 따라 두 의원 모두 경기도의회 윤리특별위원회에 징계를 요구할 예정이다.
이같은 도의원들의 성인지 감수성 결여에 지역정가도 비판에 나섰다.
정의당 경기도당 여성위원회는 이날 성명을 통해 "소속 정들을 떠나 성폭력에 대한 이해와 성인지감수서이 떨어지는 사람들이 도의회에서 도민을 위한 정책을 만드는 위치에 있는 것이 아이러니"라며 "두 의원은 의회 안에서 사과하고 어물쩍 넘어갈 것이 아니라 본인들의 발언으로 더 큰 상처를 입은 많은 성폭력 피해자들에 사과하고, 경기도의회의 명예를 실추시킨 데 대해 경기도민 앞에 무릎꿇고 사죄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 17일 경기도의회 국민의힘 의원들이 경기도청 공무원의 화장질 불법촬영 범죄와 관련한 피켓시위를 하고 있다. (사진=박한솔 기자)
수원=박한솔 기자 hs6966@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