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족-국조특위 만남에 여당 불참…"왜 우리 외면하나"

유가족협의회, 희생자 추모공간·유족 소통공간 마련 등 요구

입력 : 2022-12-01 오후 10:14:36
우상호 국조특위 위원장이 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용산 이태원 참사 진상규명과 재발방지를 위한 국정조사 특별위원회와 희생자 유가족 간담회에 앞서 인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강석영 기자]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특별위원회(국조특위) 야당 위원들은 1일 유족들을 만나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약속했다. 국민의힘 소속 위원들은 이 자리에 불참했다. 고 이지한 씨 아버지는 "(윤석열 대통령 한남동 관저)집들이는 참석하고 왜 우리는 외면하나. 이게 상식인가"라며 비통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국조특위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 준비모임'(가칭)을 만나 2시간 반가량 간담회를 진행했다. 유가족협의회에서 국조특위에 요청해 만들어진 자리였다.
 
민주당 소속 우상호 국조특위 위원장은 "(유가족협의회로부터)공문을 받고 유족들과 간담회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해 전체 위원들에게 참석을 요청했다"며 "적어도 유족을 만나는 자리만큼은 정쟁과 무관하게 만나야 하지 않나 하는 점에서 위원장으로서 유감을 표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의 거취를 둘러싸고 (여당에서)국정조사 보이콧 얘기까지 나오는 데 대해 국조특위 위원장으로서 참으로 답답한 마음"이라며 "지금 당장 물러날 수 없다면 국정조사가 끝나고 사퇴하겠다는 약속이라도 해주셔야 하는 게 아닌가 한다"고 지적했다.
 
간담회에서 유족들은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 재발방지 등을 호소하며 눈물을 흘렸다.
 
고 최민석 씨 어머니는 "왜 (합동분향소에)위패와 사진을 못 걸게 했는지 궁금하다. 왜 명단은 공개 안 하나"라며 "왜 유가족들은 못 만나게 하나. 왜 유가족 명단 없다고 거짓말 하나"라고 따져 물었다. 이어 "유가족 전부 배상, 보상 모른다"며 "지금 사고 조사 끝났나. 아직 시작도 안 했다. 위로금 얘기는 제일 나중에 해야 하는 거 아닌가"라고 목소리 높였다.
 
고 이지한 씨 어머니 조미은 씨는 "국회가 진정 진상규명 의지가 있는지 걱정에 잠 못 이뤘다. 그래도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이 자리에 왔다"며 "158명의 아들, 딸 한 명 한 명이 우리에게 얼마나 소중한 자식들이었는지 헤아려주시길 바란다. 책임을 회피하는 이들의 잘못을 철저히 규명해달라"고 울먹였다.
 
이지한 씨 아버지 이종철 씨는 "억울하게 죽은 우리 아들의 진실을 밝혀달라. 부탁드린다"며 무릎을 꿇고 절규하기도 했다. 그는 "저희는 정치 모른다. 저희가 이상민 장관 파면을 (요청)하는 게 정쟁의 소지가 있냐"고 반문했다.
 
고 박하영 씨 어머니 최서영 씨는 "세월호 때 진상규명을 하지 못하고 책임자 처벌이 없어서 재발방지책이 나오지 않았다"며 "이번에는 진상규명하고 관련자 처벌하고 재발방지책 나와 남아있는 우리 아이들이 남은 세대를 이어갈 수 있게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유가족협의회는 국조특위에 △국회 내 희생자 추모공간 마련 △국회 내 유가족 소통 공간 마련 △유가족 추천 전문위원·전문가 참여 △국정조사 진행 경과 설명 △국정조사 전 과정에 유족 참여 보장 △추모공간 등 준비 협의 선행 요청 등 6개 요구사항을 전달했다.
 
간담회 종료 뒤 국조특위 야당 간사인 김교흥 민주당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유가족 측이 요청한 추모공간 마련이나 유가족 추천 전문위원 임명 등은 여당 간사와 협의해서 최대한 유족 의견이 수렴될 수 있게끔 하겠다"고 약속했다.
 
 
강석영 기자 ks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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