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현주 기자] 대전광역시 등 일부 지방자치단체가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를 예고하면서 마스크 착용에 대한 자율화가 요구되는 분위기다. 하지만 정기석 코로나19특별대응단장 겸 국가감염병위기대응자문위 위원장은 "당장 실내 마스크를 해지해야 할 특별한 변화가 없다"며 독감이 유행하는 만큼 마스크 착용이 필요하다는 판단을 고수하고 있다.
무엇보다 60세 이상 고령층의 50%, 취약시설 거주·종사자의 60%의 동절기 추가 백신 접종이 전제 돼야한다는 입장으로 견지하고 있다.
정기석 국가감염병위기대응자문위 위원장은 대전시와 충청남도의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 입장과 관련해 "실내 마스크 해제 할 특별한 변화가 없어 보인다. 걱정된다"고 우려했다.
이어 "마스크 의무를 해제했을 때 고위험군이 어떻게 될 것인지, 그 결론은 뻔하다"며 "감염이 늘면 느는 만큼 중환자와 사망자는 늘기 마련"이라고 언급했다.
최근 대전시는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에 "오는 15일까지 실내 마스크 의무를 풀지 않으면 자체 행정명령을 통해 해제하겠다"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다.
지자체가 실내 마스크 의무를 풀겠다고 밝힌 것은 국내에서 처음이다. 이후 실내 마스크 의무화 해제를 두고 논란이 일었다.
하지만 그간 방역당국은 겨울철 코로나19 정점이 지난 후 논의를 거쳐 실내 마스크 해제 시점을 결정하겠다는 입장을 낸 바 있다.
대전시의 '실내 마스크 의무 해제 예고' 이후에도 방역당국은 설명자료를 통해 "그간 코로나19 방역 조치는 관계부처 및 17개 시도가 참여하는 중대본 차원의 논의와 협의를 거쳐 시행됐다"며 사실상 반대 입장을 밝혔다.
정기석 위원장은 "일부 지자체에서 방역단계를 낮추겠다는 이야기가 나와서 걱정이 된다"며 "우리나라는 1일 생활권이기 때문에 유행이 늘어나는 지역이 생기면 거기서 (유행이) 끝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실내 마스크 의무 부과 해제의 조건에 대해 정기석 위원장은 "질병관리청에서 목표로 하고 있는 60세 이상 전 국민의 50%가 개량 백신을 접종하고 취약시설 거주자와 종사자의 60%이상이 백신을 맞아야한다"고 강조했다.
방역당국은 오는 18일까지를 '백신 집중 접종 기간'으로 정하고 60세 이상 고령층의 50%, 감염취약시설 60%의 접종률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정 위원장은 "독감이 초등학생과 중·고등학생을 중심으로 굉장히 증가하고 있는 것도 실내 마스크 해제에 대해 고민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이어 "초등학생은 1000명당 33명, 중·고등학생은 1000명당 42명으로 독감이 증가하고 있다"며 "방학이 되기 전에 마스크 의무를 해제해서 학교에서 마스크를 벗으면 어마어마한 독감 유행이 올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경제협력개발개구(OECD)를 비롯한 해외 주요 국가는 실내 마스크 의무를 없앤 상황이다. 지난 10월 말 기준으로 이탈리아, 오스트리아, 그리스, 독일, 폴란드 등 유럽 국가는 의료시설을 제외하고 실내 마스크 의무가 없는 상황이다. 호주와 뉴질랜드, 이스라엘, 대만 등도 마찬가지다.
우리는 지난 9월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를 자율로 바꿨다. 당시 실내 마스크 의무 해제에 대한 논의도 있었지만 겨울철 재유행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결정이 미뤄졌다.
최근 코로나19 유행은 꾸준히 늘고 있다. 11월 4주 기준으로 하루 평균 신규 확진자 수는 5만3973명으로 전주 대비 2.9% 늘었다. 코로나19 유행 추이를 나타내는 감염재생산지수도 6주 연속 1을 유지하며 '유행 확산'을 의미했다.
한편, 이날 김태흠 충남지사도 마스크 착용에 대한 자율화가 바람직하다는 입장을 밝힌 상태다.
정기석 코로나19특별대응단장 겸 국가감염병위기대응자문위 위원장은 5일 브리핑에서 "실내 마스크 해지 할 특별한 변화가 없어 보인다"는 입장을 밝혔다. 사진은 마스크를 손에 쥔 시민 모습. (사진=뉴시스)
세종=김현주 기자 kkhj@etomato.com